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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엔비디아 소식 하나에 中반도체주 와르르…증시 1년만 최저, 로봇 대장주도 50조원 증발 중국 증시 1년 만의 최저…기술주부터 무너졌다 2026-09-29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 증시 1년 만의 최저…기술주부터 무너졌다]


중국이 국가의 미래를 걸고 키워온 첨단기술주에 동시에 경고등이 켜졌다. 28일 중국 본토 대표지수인 CSI300이 장중 2.4% 급락하며 1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반도체와 광통신주가 하락장을 주도했다. 특히 베이징이 엔비디아의 신형 칩 구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소식만으로 중국 토종 AI 반도체 업체들이 흔들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 달 전만 해도 중국 ‘로봇 굴기’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유니트리 역시 상장 당시 고점에서 약 55% 추락했다. 미국의 기술봉쇄를 뚫느냐를 넘어 중국 첨단산업이 정책적 보호와 투자 열풍을 걷어내고도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느냐는 더 어려운 시험이 시작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중국 본토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렸다”면서 “CSI300지수는 장중 최대 2.4% 떨어지며 1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과 기가디바이스, 광통신 업체 이노라이트와 옵토링크는 각각 최소 5% 이상 떨어졌고, 반도체 비중이 높은 STAR50지수도 한 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시장을 흔든 것은 방향이 정반대인 두 개의 뉴스였는데, 하나는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새로운 반도체 구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고, 다른 하나는 미국 상원의원들이 중국 광통신 업체들을 겨냥한 정부조달 제한 법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이었다”면서 “중국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신호와 미국의 ‘문을 닫겠다’는 움직임이 같은 날 중국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짚었다.


[아이러니…엔비디아에 문 연다는 소식, 中 반도체가 흔들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첫 번째 충격은 엔비디아였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일부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RTX Pro 5500을 얼마나 구매하려 하는지,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보고하도록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직 중국 정부나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이를 베이징이 자국 기업의 신형 엔비디아 칩 구매를 허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중국 AI 개발업체에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 토종 AI 반도체 기업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 정부의 국산화 정책 속에서 캠브리콘 같은 중국 업체들은 엔비디아를 대신할 ‘수입대체’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성능이 검증된 엔비디아 제품을 중국 기업들이 다시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토종 업체들은 훨씬 직접적인 시장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날 중국 반도체주를 흔든 재료가 미국의 새로운 반도체 제재가 아니라 베이징이 엔비디아에 다시 문을 열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하루의 주가 움직임만으로 중국 반도체의 기술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엔비디아 제품의 재진입 가능성만으로 캠브리콘 등 토종 업체의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이 ‘국산화 프리미엄’과 실제 시장 경쟁력을 구분해 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반대로 문을 닫았다…中 광통신 정조준]


같은 날 두 번째 충격은 워싱턴에서 왔다. 미국 상원의 데이브 매코믹·루벤 가예고·존 코닌·존 페터먼 의원은 25일 중국산 광트랜시버(전기신호를 빛으로 바꿔 광섬유로 보내고, 들어온 빛을 다시 전기신호로 바꾸는 송수신 장치)가 미국 연방정부의 민감한 국가안보 시스템에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공식 명칭은 ‘중국산 광통신 부품의 국가안보 시스템 사용 제한법’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X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가 빌리 렁은 “두 광통신 업체에 미치는 직접적인 이익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이번 움직임이 기술 규제와 외교가 ‘서로 다른 궤도’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은 끝났지만 기술경쟁은 계속됐다]


이번 급락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후 발생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정상회담에서는 약 30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예상된 관세 완화와 무역휴전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는 결정 등이 나왔지만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결과는 많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중국 AI 하드웨어주가 이미 7월 조정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높은 밸류에이션과 치열한 국내 경쟁에 대한 우려가 누적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중국시장 재진입 가능성과 미국의 광통신 규제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취약했던 투자심리를 건드린 것”이라는 것이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1100위안→400위안대”…한 달 만에 식어버린 로봇 열풍]


중국 첨단기술주의 ‘실력 검증’은 반도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가장 극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가 유니트리(Unitree Robotics)다. 유니트리는 8월 19일 상하이 STAR마켓에 상장하면서 공모가 150.80위안에서 무려 1100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공모가 대비 629.44% 폭등한 것이다. 당시 시가총액은 장중 4449억위안까지 치솟았고 첫날 종가는 845위안을 기록했다.


그러나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로이터는 지난 21일, “유니트리 주가가 상장 당시 고점에서 약 55% 하락했다”면서 “고점 당시 4449억위안이었던 시가총액과 이후 약 2000억위안 수준을 단순 비교하면 한때 2400억위안 이상(약 50조원)에 해당하는 평가가치가 사라진 셈”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로봇이 팔리느냐”가 아니라 “누가 왜 사느냐”]


그렇다고 유니트리에 ‘시장 자체가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유니트리는 2025년 5500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하했으며,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세계 최대급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업체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로봇의 판매량보다 현재 수요의 성격에 있다.


유니트리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9월 휴머노이드 로봇 매출 가운데 73.60%가 연구·교육용이었다. 상업·소비용은 17.39%, 산업용은 9.01%에 불과했다. 더욱이 산업용 매출 가운데 약 50~70%는 기업 안내·견학용이었고, 스마트 제조와 검사 등 실제 산업작업에서 나온 매출은 전체 휴머노이드 사업에서 한 자릿수 초반 비중에 그쳤다.


문제는 로봇이 팔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하기 위해 사고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유니트리 휴머노이드의 가장 큰 시장은 공장에서 사람을 대체하는 노동력이 아니라 대학·연구기관·기업 개발자들의 연구개발 플랫폼이다. 시장이 기대하는 ‘사람 대신 일하는 로봇’과 현재 회사가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시장 사이에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존재하는 셈이다.


[결국 베이징도 브레이크를 밟았다]


더 의미심장한 것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과열을 경계하기 시작한 주체가 서방 투자자만이 아니라 중국 감독당국이라는 사실이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비공식적인 ‘창구지도(window guidance)’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의 IPO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당국이 들여다보는 핵심은 기업가치와 함께 매출의 질이다. 일부 로봇 업체가 지방정부 지원을 받는 데이터 수집센터나 프로젝트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런 매출이 지속 가능한 실제 상업 수요를 의미하는지 감독당국과 투자자들이 따져보기 시작한 것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 데이터센터 등의 매출을 제외할 경우 일부 로봇 기업의 기업가치가 60~70% 낮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중국 휴머노이드 업계 일부 기업에 대해 정부 지원성 매출을 제거했을 때 밸류에이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Why Times Insight]


28일 중국 증시의 급락과 유니트리의 추락은 시점도 직접적인 원인도 다른 사건이다. 그러나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첨단산업을 떠받쳐온 가장 강력한 논리는 “미국이 막으면 중국이 만든다”는 기술자립 서사였다. 반도체와 광통신, 휴머노이드 로봇은 그 대표적인 전략산업이다.


그러나 시장의 질문은 이제 한 단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이 만들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정책의 보호막을 걷어낸 뒤에도 경쟁력이 있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엔비디아 제품의 재진입 가능성에 토종 반도체주가 흔들렸고, 중국 광통신 업체들은 미·중 정상회담과 별개로 진행되는 미국 의회의 기술규제 움직임에 노출됐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제 산업현장에서 반복적인 상업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질문 앞에 서 있다.


특히 중국 감독당국까지 휴머노이드 IPO 과열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국가 전략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도 과도한 기업가치와 정부 프로젝트에 의존하는 매출은 걸러내야 하는 딜레마에 베이징 스스로 직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중국 기술굴기의 다음 시험대는 미국의 기술봉쇄를 뚫는 것만이 아니다. 정책 지원과 국산화 프리미엄, 투자 열풍을 걷어낸 뒤에도 세계시장에서 가격과 성능, 그리고 상업성으로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느냐가 더 어려운 시험이 되고 있다. 28일 중국 증시가 던진 질문도, 상장 한 달여 만에 고점에서 55% 추락한 유니트리가 던진 질문도 결국 그 지점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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