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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수장 뉴욕 회동…정상회담 앞두고 무역·AI 막판 조율 베선트 "무역·AI 협의 매우 성공적"…AI 사고 상호 통보 체계 제안 2026-09-21
추정훈 whytimes.pen@gmail.com

베선트 미 재무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나 24일 미중 정상회담에 오를 무역·인공지능(AI) 의제를 사전 조율했다.


회담은 맨해튼 JP모건체이스 본사에서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30분께 시작돼 오후 7시를 넘겨서야 끝났다. 미국 측에서는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베선트 장관과 함께 자리했고, 중국 측 협상 대표는 허 부총리가 맡았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회담장을 나선 뒤 취재진에게 "중국 측과 무역 및 AI 분야에서 매우 성공적인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허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허 부총리가 베선트 장관, 그리어 대표와 만나 양국 정상의 주요 합의를 토대로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상생 원칙에 따라 논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기존 경제·무역 합의의 이행 방안과 무역·투자 촉진책 등을 놓고 솔직하고 심도 있는 건설적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AI 관련 사안도 이 자리에서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AI 분야에서 베선트 장관은 AI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양국이 서로 알리는 체계를 갖추자고 중국에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양측은 AI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베선트 장관은 이 체계의 취지에 대해 "AI 사고가 났을 때 국가 안보 수준에 이르는지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공동의 목표, 공동의 위협에 관한 비전을 공유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다시 만나기로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AI는 최근 미중 전략 경쟁의 최전선으로 떠올랐다. 양국 첨단 모델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자 오픈AI, 앤트로픽 등 미국 주요 AI 기업은 중국 기업이 대규모 증류(distillation) 기법으로 기술을 빼내 간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도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이 문제를 공개 거론하며 압박했고, 중국 정부는 자국 AI 기업을 겨냥한 제재가 나오면 보복하겠다고 맞서 왔다. 여기에 '불량 AI 에이전트' 해킹 사건으로 인간 통제를 벗어난 AI의 위험성이 국제적 우려를 낳으면서, 미중 AI 논의는 공정 경쟁을 넘어 공동 위기관리 영역까지 넓어졌다.


무역 분야에서는 두 나라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무역위원회를 본격 가동했다. 그리어 대표는 논의 대상 품목으로 소비재와 저기술 품목, 에너지 상품과 농산물 등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위원회는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구성에 합의한 협의체로, 각각 30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비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다룬다. 고율 관세와 제재를 주고받는 가운데서도 일부 품목 관세를 낮춰 민생 부담을 덜어보자는, 일종의 '국지적 휴전' 장치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만남을 통해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중국과 전방위 경쟁을 이어가면서도 갈등을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굳혀 가고 있다. 관세와 반도체·희토류 분야 제재로 맞서던 양국은 작년 경주 APEC 회담을 계기로 사실상 휴전에 들어갔고,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서는 '전략적으로 안정된 건설적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미국이 방미 무산이나 관계 급랭을 막으려고 중국을 자극할 조치들을 미루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블룸버그는 중국을 주로 겨냥한 '과잉생산 관세'의 발표 시점이 정상회담 뒤로 밀렸다고 전했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9일 미국이 대만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 결정을 연말까지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