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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포름알데히드 배추’ 또 터졌다…한국 식탁, 왜 중국서 사고 터진 뒤에야 검사하나? 배추를 포름알데히드에 담갔다…中정부도 결국 사실 확인 2026-08-26
김정희 whytimes.newsroom@gmail.com


[배추를 포름알데히드에 담갔다…中정부도 결국 사실 확인]


중국에서 또다시 충격적인 식품안전 문제가 터졌다. 허베이성의 배추 수매업자들이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배추를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갔다 출하한 사실이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한국으로 최근 들어온 중국산 배추에서는 다행히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중국산 김치와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입식품 안전망이 과연 위험을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사건은 지난 22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에서 촬영된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면서 시작됐다”면서 “영상에는 배추를 트럭에 싣기 전 액체에 담갔다 꺼내는 모습이 담겼으며, 현장에서는 포름알데히드 용기가 발견됐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신화통신은 이어 “캉바오현 정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영상에 나타난 행위가 사실이라고 공식 확인했다”면서 “중국 당국에 따르면 일부 수매업자가 배추를 운송하는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할 목적으로 벌인 불법행위였으며, 공안은 관련자와 차량에 강제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사태가 커지자 중국 국무원 식품안전판공실과 농업농촌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까지 나섰다”며 “중앙정부는 문제 배추의 유통경로를 추적하는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 배추를 비롯한 부패하기 쉬운 채소에 대한 특별 표본검사와 시장조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고 짚었다.


[더 심각한 문제…‘포름알데히드 배추’가 처음이 아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번 사건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식품안전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현지 언론은 “이른바 ‘포름알데히드 배추’ 문제가 과거 1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포름알데히드가 채소의 일상적인 정규 검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신화통신은 이어 “이번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이 유통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문제의 배추 가운데 일부가 안후이성과 장쑤성으로 이동한 사실도 파악됐다”면서 “즉 문제의 배추가 캉바오현 주변에서만 소비된 것이 아니라 장거리 유통망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중국 중앙정부가 전국적인 특별검사까지 지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수매업자의 일탈에 그치는지, 아니면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불법적인 처리가 다른 지역에서도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수입김치의 압도적인 중국 의존]


한국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중국 국내 뉴스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중국산 식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이다. 특히 한국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김치는 사실상 대부분 중국산이다. 가격 경쟁력 때문에 음식점과 외식업체에서도 중국산 김치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싱가포르의 The Straits Times 역시 26일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한국 정부가 중국산 배추와 김치에 대한 검사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지역에서 발생한 식품안전 사건이 즉각 한국의 수입식품 안전 문제로 번진 이유가 바로 이러한 공급망 구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한국의 수입김치 가운데 중국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이번 캉바오현의 문제 배추가 한국으로 수출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까지 이를 입증하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뿐 아니다…대만도 즉각 중국산 김치 추적]


이번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한 국가는 한국만이 아니다. Taipei Times는 “대만 식품의약품 당국도 중국산 배추와 김치의 수입기록을 조사했다”면서 “대만 당국은 25일 문제의 포름알데히드 처리 배추로 만든 김치가 대만으로 수입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만의 대응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중국 국내 농산물 문제가 아니라 중국산 농식품을 수입하는 주변 국가의 식품안전 문제로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사건 터지자 검사 강화…최근 들어온 8건은 ‘불검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중국에서 사건이 알려진 뒤 중국산 배추에 대한 검사를 강화했다. 그리고 26일 일단 안도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식약처가 24일과 25일 수입신고된 중국산 배추 8건을 검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는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중국산 배추뿐 아니라 중국산 배추김치와 절임배추에 대해서도 검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확인된 사실만 놓고 보면 문제의 캉바오현 배추가 한국에 들어왔다고 볼 근거는 없는 셈이다. 


[그런데 질문이 남는다…왜 중국에서 터진 뒤에 검사했나?]


이번 사건에서 정작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여기다. 최근 수입된 중국산 배추 8건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지 않은 것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한국의 수입식품 감시체계가 선제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번 사건은 한국 당국이 먼저 발견한 것이 아니다. 중국 현지의 영상 폭로로 문제가 드러났고, 중국 지방정부가 사실을 인정했으며, 중국 중앙정부가 전국적인 특별검사를 지시한 이후 한국에서도 중국산 배추에 대한 검사가 강화됐다. 바로 이 순서를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에 관리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한국 정부가 중국산 김치와 농산물을 아무런 검사 없이 수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는 해외 식품 위해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수입식품에 대한 통관검사와 해외제조업소 현지실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배추김치를 수출하는 제조업소에 대한 HACCP 관리체계도 강화돼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근거로 “한국 정부가 중국산 식품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질문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렇게 여러 제도를 갖추고 있는데도 왜 중국 현지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새로운 위해요소를 한국이 먼저 찾아내 검사 대상으로 삼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Why Times Insight]


이번 ‘포름알데히드 배추’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한국에서 최근 검사한 중국산 배추 8건에서는 포름알데히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한국의 수입식품 안전정책에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중국에서 사고가 터진 뒤 검사할 것인가, 아니면 사고가 터지기 전에 위험을 찾아낼 것인가?


한국처럼 중국산 농식품과 김치의 수입 규모가 큰 국가라면 단순한 통관검사를 넘어 중국 현지의 생산·수매·가공·운송 단계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위험 신호를 독자적으로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중국 현지 언론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포름알데히드 배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사태는 한국의 해외 식품 위해정보 수집체계가 얼마나 선제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다시 점검할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중국산 식품이 위험하다고 전제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검사 몇 건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안심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중국 현지 위해정보 상시 모니터링→위험신호 포착→검사항목 즉시 반영→수입단계 정밀검사→문제 발생 시 원료 공급망 역추적으로 이어지는 선제적 관리체계다.


결국 이번 사건의 본질은 ‘포름알데히드 배추가 한국에 들어왔느냐’만이 아니다. 중국에서 식품안전 사고가 터질 때마다 한국이 뒤따라 검사하는 구조라면, 그것은 ‘예방’이라기보다 ‘대응’에 가깝다. 중국산 식품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라면 이제는 사건이 터진 뒤 안전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넘어, 사건이 터지기 전에 위험을 찾아내는 시스템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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