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트럼프, 60일 외교시한 종료와 함께 협상 연장 가능성 직접 차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이란 간 60일 협상시한의 추가 연장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이란에 “백기를 들라”고 요구했다. 지난 두 달 동안 이란에 최종 합의를 선택할 시간을 줬지만, 테헤란이 핵 문제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에서 물러서지 않자 더 이상의 시간벌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단순한 협상용 엄포가 아니라 미국의 대이란 정책이 ‘합의 유도’에서 ‘굴복 강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란 역시 공세 전환을 위협하고 있어, 협상시한 종료가 곧바로 전쟁 재개를 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18일, “지난 6월 체결된 미·이란 양해각서는 60일 안에 항구적인 합의를 마련하기 위한 외교적 시간표였는데, 그러나 양측은 이 기간에도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고, 호르무즈해협 통제 방식과 제재 해제, 이란 핵 프로그램의 처리 문제에서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면서 “협상시한 만료를 앞두고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양측이 연장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고위 당국자는 ‘연장 협상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고, 결국 트럼프가 직접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추가 협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해 “백기를 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시에 “시간표를 정해두지 않았고 서두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얼핏 모순처럼 들리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국이 조급하게 타협안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며, 경제·군사적으로 고립된 이란이 먼저 굴복할 때까지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그들은 훌륭한 포커 선수들이지만 죽어가고 있다”는 발언도 이란이 실제 능력보다 강한 패를 가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판단을 드러낸다.
[트럼프는 왜 마지막 연장을 거부했나?]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휴전 연장을 거부했을까? 이에 대해 폭스뉴스는 “첫 번째 이유는 이란이 협상을 타협의 수단이 아니라 시간을 버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계속하고 싶어 하지만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종류의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폭스뉴스는 “미국이 요구하는 합의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것이지만, 이란은 제재 해제와 미국의 군사봉쇄 철회를 먼저 요구하고 있다”면서 “협상 테이블은 유지하면서 핵·미사일 능력과 호르무즈 통제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테헤란의 태도가 트럼프의 인내심을 소진시킨 셈”이라고 밝혔다.
폭스뉴스는 “두 번째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협상 카드가 아니라 사실상의 인질로 붙잡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란과 오만은 선박의 새로운 통항로 지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통행 조건과 관리 권한은 확정하지 못했는데, 이란은 미국이 봉쇄와 제재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장악하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결국 트럼프가 보기에 오만의 중재는 해협의 신속한 정상화가 아니라 이란에 새로운 통제권을 부여하는 협상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었던 것이다.
폭스뉴스는 “세 번째는 이란 군부가 협상 분위기와 정반대되는 도발을 이어갔기 때문”이라면서 “아미르 하타미 이란군 참모총장은 미군을 살해하거나 생포하는 사람에게 3만 달러를 지급하고, 여성이 실행하면 두 배를 주겠다는 현상금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을 들었다. 외교라인이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동안 군부가 미국인을 겨냥한 현상금을 내건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내부에 최종 결정을 집행할 단일한 권력과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존재하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란 굴복’ 자신하는 트럼프…경제봉쇄가 판단의 근거]
로이터는 “트럼프가 협상 결렬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경에는 경제봉쇄가 이란을 이미 한계 상황으로 몰아넣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면서 “미국은 이란 석유 수출을 사실상 차단하고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반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급감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며 “트럼프는 미국과 산유국들이 이란산 원유 공백을 감당할 수 있지만, 수출로가 막힌 이란은 장기간 버틸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계산이 맞는다면 이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외화 부족과 물가 폭등, 군사비 조달난, 민심 이반이라는 복합 위기에 빠지게 된다. 특히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되면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동시에 이란 자신의 원유 수출과 우방국들의 해상교역까지 막게 된다. 해협을 봉쇄해 세계를 압박하려던 카드가 오히려 이란 경제를 질식시키는 족쇄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란도 물러서지 않는다…최악의 충돌 가능성]
문제는 트럼프의 ‘굴복 강요’가 이란 내부 협상파를 강화하기보다 혁명수비대와 강경파의 입지를 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몇 주 안에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상봉쇄를 깨기 위한 시의적절하고 정밀한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헤란은 이미 방어적 태세에서 공세적 태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항복을 요구하고 이란이 공세 전환을 선언한다면, 양측 모두 국내 정치상 먼저 물러서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란에는 세 가지 선택지가 남아 있다. 첫째는 미국이 요구하는 핵 포기와 해협 개방을 받아들이는 사실상의 굴복이다. 둘째는 제재와 봉쇄를 견디면서 중재국을 통해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지연전이다. 셋째는 미군이나 호르무즈 선박을 공격해 전쟁을 다시 전면화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체제 정통성을 흔들고, 두 번째는 트럼프가 이미 거부했으며, 세 번째는 정권 자체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어느 길도 이란에는 안전하지 않다.
[오만까지 위협한 트럼프…중재외교도 더는 성역 아니다]
트럼프가 “오만이 방해하면 폭격할 것”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미국이 중재국의 중립성을 더 이상 무조건 존중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다만 오만은 미국의 적국이 아니라 오랜 안보 파트너이므로 실제 군사행동 예고라기보다, 이란에 유리한 해협 관리안을 밀어붙이지 말라는 거친 압박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발언을 곧바로 ‘오만 폭격 결정’으로 서술하면 과장이 된다. 핵심은 트럼프가 이제 이란뿐 아니라 협상 지연에 기여한다고 판단한 중재국에도 비용을 부과하려 한다는 점이다.
[한국 압박도 같은 맥락…“미국을 돕지 않으면 동맹 혜택도 없다”]
트럼프의 분노는 한국에도 불똥이 튀었다. 그는 “한국이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며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김정은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내세웠지만, 한국의 대이란 비협조를 공개적으로 훈련 축소와 연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이는 트럼프가 동맹을 개별 현안별로 분리하지 않고, 미국의 요구에 대한 협조와 방위 공약을 하나의 거래로 묶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한국의 선택보다 트럼프가 이란전쟁 지원 여부를 한미동맹의 가치 평가와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Why Times Insight]
트럼프가 휴전 연장을 거부한 것은 전쟁을 당장 재개하겠다는 선언이라기보다, 더 이상 미국이 양보안을 내놓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는 이란 경제가 먼저 무너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핵 포기와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포함한 미국식 합의가 아니면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란이 기대했던 것은 시간을 연장하면서 제재 해제와 해협 통제권을 교환하는 것이었지만, 트럼프는 그 시간을 끊어버리고 선택지를 ‘굴복 아니면 파국’으로 좁혔다.
그러나 상대에게 퇴로를 주지 않는 협상은 승리를 앞당길 수도 있지만 전쟁을 폭발시킬 수도 있다. 이란 정권이 백기를 드는 순간 내부 강경파와 혁명수비대의 반발로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면, 테헤란은 합리적 타협보다 위험한 군사적 도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트럼프의 분노가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지, 아니면 호르무즈해협과 중동 전역을 다시 불길 속으로 밀어 넣을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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