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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AI로 미국 잡으려던 중국, ‘일자리 폭탄’에 갇혔다…시진핑의 위험한 속도전 로봇 1만 대 투입과 청년실업 20%의 충돌…기술 패권이 체제 안정 흔든다 2026-08-10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로봇 1만 대 투입과 청년실업 20%의 충돌…기술 패권이 체제 안정 흔든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밀어붙인 AI·로봇 속도전이 중국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을 덮치기 시작했다. 청년실업률이 다시 20% 선을 위협하고 수억 명이 불안정한 플랫폼·유연고용 시장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베이징은 2026년 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1만 대 이상을 산업 현장에 투입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AI 도입을 늦추면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리고, 그대로 밀어붙이면 일자리 감소와 민심 이반을 감수해야 한다. 중국공산당이 성장의 돌파구로 선택한 AI가 이제 체제 안정을 시험하는 위험한 정치적 뇌관으로 변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9일 “중국이 미국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동화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지만, 취약한 노동시장이 그 충격을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베이징이 심각한 정책적 딜레마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에도 국산 AI 반도체 생산 확대와 오픈웨이트 모델, 막대한 전력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앞세워 AI 활용 범위를 넓혀왔다”면서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고성능 반도체 분야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지만, 해외 데이터센터 임대와 화웨이 중심의 국산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해 기술적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문제는 AI 기술의 발전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산업 현장에 확산시키는 속도”라면서 “베이징은 지방정부와 중앙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2026년 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1만 대 이상을 100개 이상의 산업 현장에 투입한다는 목표를 밀어붙이고 있는데, 제조업과 물류는 물론 영상 제작과 각종 서비스업까지 자동화 대상에 포함되면서, AI가 인간 노동을 보조하는 단계를 넘어 기존 일자리를 직접 대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당초 계산은 분명했다. 생산가능인구가 2050년까지 약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와 로봇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자동화 속도가 인구 감소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의 노동력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도입한 기술이 현재의 청년과 저숙련 노동자부터 노동시장 밖으로 밀어낼 수 있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블룸버그도 지난 2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AI 야심이 취약한 고용시장과 충돌하고 있다”고 짚었다. “연초 로봇들이 무술 동작을 선보이며 신년 공연 무대에 오른 지 며칠 만에, 한 소형 리서치업체가 자동화로 인한 노동력 대체가 경제 전반의 악순환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미국 시장을 흔든 사례를 언급하며, 유사한 위험이 세계 최대 노동력을 보유한 중국에도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청년실업 20% 앞에서 터진 자동화 충격]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고용시장은 이미 AI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위험한 상태였다.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실업률은 공식 통계로도 한때 18.9%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대학 졸업생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청년실업률이 다시 20% 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랜드연구소는 중국 청년고용 위기의 배경으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일치를 지목했다. 즉, 대학 졸업자는 급증했지만 이들을 흡수해왔던 부동산·금융·기술 업종은 경기침체와 규제 충격으로 위축됐다. 여기에 AI가 신입사원이 담당하던 자료 정리, 번역, 고객 응대, 디자인, 콘텐츠 제작 등의 업무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신규 대졸자와 저숙련 노동자가 초기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역시 “시진핑의 AI 야심이 취약한 고용시장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전체 도시실업률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청년층과 신규 취업자에게 위험이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HSBC 분석가들은 “중국의 AI 도입 속도가 아시아 최고 수준이며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보다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약 3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플랫폼·유연고용 참여자도 안전하지 않다. 배달과 운송, 온라인 서비스, 단순 사무직 등에 종사하는 이들은 사회보장 수준이 낮아 무인화와 AI 확산의 충격을 먼저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고용 안전망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 가운데 일부만 일자리를 잃더라도 소비 위축과 가계불안, 사회적 불만이 연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베이징도 두려워하기 시작한 ‘AI 실업’, 딜레마에 빠진 공산당]


중국 지도부도 이러한 위험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법률·국가안보 전문 온라인 매체인 로페어(Lawfare)는 “중국 정책 당국이 AI발 노동시장 충격에 대비해 ‘고용 안정’을 AI 확산의 핵심 제약 조건으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이자 아이플라이텍 창업자인 류칭펑은 “AI로 대체될 위험이 큰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전용 기금과 ‘AI 실업보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국 국무원도 ‘AI+ 행동’ 관련 지침에서 “AI 응용에 따른 고용위험을 평가하고, 혁신 자원을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큰 분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노동경제학회 차이팡 회장은 ‘인간-기계 협업’을 내세우며 “고용 안정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동화 수준을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유기업이 잉여 인력을 흡수해 AI발 고용 충격을 완화하는 사회적 완충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경제학자는 더 구체적인 재분배 방안까지 제시했다. 싱가포르경영대 리자 학장과 베이징대 장단단 부원장은 “재정 지원과 실업보험 흑자, 기업 기여금, 데이터·컴퓨팅 수익에 대한 부과금을 재원으로 하는 ‘AI 고용보상기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국 내부에서 AI가 만들어낸 이익의 일부를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논의가 등장한 것 자체가 베이징의 위기감을 보여준다.


[AI를 늦출 수도, 그대로 밀어붙일 수도 없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서구식 대규모 복지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과도한 복지가 국가 재정을 압박하고 국민의 노동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베이징은 기본소득과 같은 직접적인 현금 지원보다는 재교육과 직무 재배치, 국유기업을 통한 고용 흡수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방식에도 뚜렷한 한계가 있다. 기업에 고용 유지를 압박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AI 투자 유인이 약해진다. 반대로 기업의 자동화를 그대로 허용하면 생산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청년층과 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가 빨라진다. AI를 늦추면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고, 속도를 내면 국내 고용과 체제 안정이 흔들리는 진퇴양난이다.


더욱이 국유기업이 잉여 인력을 떠안는 방식은 실업률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업 효율성과 국가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내수 부진이 겹친 중국 경제가 대규모 비효율 고용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결국 중국공산당은 기술 패권과 사회 안정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갇혔다.


[Why Times Insight]


중국의 AI 딜레마는 단순한 산업정책 문제가 아니라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과 직결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공산당은 경제성장과 고용 안정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일당 지배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AI는 생산성을 높여 성장을 방어하는 동시에 청년과 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를 가장 먼저 잠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공산당 통치의 두 기둥을 동시에 건드리는 셈이다.


베이징도 AI 실업보험과 고용보상기금, 고용위험 평가, 인간과 기계의 협업, 국유기업을 통한 인력 흡수론을 검토하며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조급함 때문에 기술 확산 속도가 사회안전망 구축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정교한 정책 설계와 성급한 현장 투입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사회적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청년실업률이 20% 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까지 가속화한다면, 일자리 문제는 시진핑 집권기의 가장 민감한 사회적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 2022년 백지시위가 과도한 방역 통제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됐다면, 앞으로의 불만은 국가의 기술 속도전 때문에 미래를 빼앗겼다는 청년층의 좌절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AI 굴기의 승패는 더 이상 모델의 성능이나 반도체의 연산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가 만들어낸 일자리 충격을 베이징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진짜 시험대다.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꺼내 든 AI라는 승부수가 중국공산당의 체제 안정부터 흔드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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