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부사령관, 이란 미사일 전력 궤멸 위한 10~14일 집중타격안 제출]
미국과 이란 사이에 간신히 열렸던 외교의 창이 닷새 만에 닫혔다. 이란이 요르단 주둔 미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이제 우리 차례”라고 선언했고,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불과 몇 시간 뒤 이란 남부 전역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퍼부었다. 여기에 브래드 쿠퍼 CENTCOM 사령관이 이란의 미사일·드론 전력을 사실상 마비시키기 위한 10~14일간의 고강도 집중공습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트럼프가 이를 승인할 경우 이번 전쟁은 제한적 보복을 넘어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 자체를 파괴하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밤 8시(미 동부시간)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이란 혁명수비대(IRGC) 관련 표적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면서 “중부사령부는 성명에서 ‘혁명수비대 지휘통제소, 미사일·드론 시설, 연안 감시·방어시설, 해상 전력 등을 포함한 다수의 표적을 타격했다’며 ‘미군과 상업 선박, 인근 걸프 국가에 대한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위협을 추가로 축소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제 우리 차례”…말이 끝나자 이란 남부에 폭탄 쏟아졌다]
미국의 공습은 이란이 요르단의 미군 관련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단행됐다. 미군과 요르단군이 미사일을 요격해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요격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미군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한 행위 자체를 중대한 도발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를 기습했다. 이제는 우리 차례”라며 “그들도 무엇이 다가오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매우 강하게 두들겨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트럼프의 경고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군의 대규모 공습이 시작됐다.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은 수십 개의 지휘·미사일·해상 표적을 동시에 제거한다는 압도적 보복 원칙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후제스탄주의 아바단·샤데간·아르반드케나르·아흐바즈와 호르무즈 해협의 요충지인 게슴섬 일대가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번 공습으로 소속 요원 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곧바로 “신의 도움으로 침략자는 처벌받을 것”이라며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
결국 미국이 공습을 중단하면 이란도 공격을 멈추겠다는 조건부 정전 구상은 닷새 만에 무너졌다. 이란은 미국의 공격 중단을 약점으로 판단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트럼프는 이를 협상 공간을 넓히는 행동이 아니라 미국의 억지력을 시험한 도발로 받아들였다. 짧았던 공습 중단은 평화로 가는 입구가 아니라 더 큰 충돌을 준비하는 숨 고르기에 그친 셈이다.
[쿠퍼 사령관의 ‘고강도 전략’…10~14일간 미사일 전력 집중 파괴]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번 2시간 공습이 더 큰 작전의 전초전일 가능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퍼 CENTCOM 사령관이 이란의 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10~14일간의 집중공습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은 작전은 아니다. 그러나 단순한 응징을 넘어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지하 저장고, 드론 생산·운용 시설, 지휘통제망을 연속적으로 파괴해 전쟁의 교착상태를 깨겠다는 ‘고강도’ 선택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쿠퍼 사령관의 논리는 명확하다.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을 계속 발사하도록 내버려두고 값비싼 요격미사일로 방어하는 방식은 미국에 불리한 소모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공격이 시작된 뒤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사대와 저장시설을 지상에서 먼저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격 능력을 파괴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미군의 방어 부담과 요격탄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트럼프가 이 안을 승인한다면 미국의 목표도 달라진다. 이란의 특정 도발에 비례해 보복하는 수준을 넘어, 이란이 장기간 미군기지와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군사적 능력 자체를 꺾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패트리엇 재고 급감…"대중국 대비 전력까지 흔들"]
그러나 미국 역시 무제한으로 공습을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막아낼 패트리엇과 THAAD 요격미사일 재고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개전 직전 약 2330발이었던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가 현재 759~827발 수준으로 감소했다”면서 “사실상 전쟁 전 보유량의 3분의 1 정도만 남은 것으로, THAAD 요격탄도 약 250발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CSIS는 “이 같은 재고 감소는 단순히 중동 전선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패트리엇과 THAAD는 서태평양에서 중국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무기로, 이란과의 전쟁에서 요격탄을 계속 소진하면 대만해협이나 한반도 주변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의 대응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쿠퍼 사령관의 집중공습론에 힘을 실어준다. 이란이 쏘는 미사일을 한 발씩 막아내는 방어전보다, 짧은 기간 압도적인 공세를 펼쳐 발사 능력부터 제거하는 편이 미국에는 더 경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2주간의 대규모 공습이 이란의 보복을 더욱 자극한다면 미국은 오히려 더 많은 요격탄을 소모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네타냐후의 새 카드…바다에 이어 이란의 육로까지 틀어막는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백악관에서는 지난 28일 트럼프-네타냐후 회담에 이어 JD 밴스 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 대화도 있었다”며 “두 사람은 그동안 이견을 빚어온 사안들을 두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해상봉쇄 유지와 경제적 압박 강화, 대규모 군사 타격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으며, 이 옵션들이 회담에서 상세히 논의됐다”고 짚었다.
악시오스도 “이스라엘 관리는 이란 지도부 내에서도 경제 붕괴를 우려하는 세력과, 무기 통제력과 지지 기반만 유지하면 문제없다고 보는 강경파 간에 균열이 있다고 전했다”면서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 측은 이란과 국경을 맞댄 7개국(튀르키예·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이라크·파키스탄·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을 활용한 이란 육로 봉쇄 구상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상 수출입이 막힌 이란이 이들 국가를 통해 물자와 외화를 조달하고 있는 만큼, 육로까지 압박해야 경제적 교살 효과를 완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7개 접경국 모두를 실제 봉쇄 작전에 참여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이는 완성된 작전계획이라기보다 금융제재와 통관 통제, 운송업체 제재, 국경 감시를 결합해 이란의 우회 교역 비용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구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홍해와 수에즈까지 흔들렸다…지역전쟁 넘어 세계 물류 위기로]
확전의 불길은 이미 이란 본토와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와 수에즈 운하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이집트 다미에타항에서는 미국 소유 가스 저장선과 그리스 소유 화물선이 정체불명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집트 당국은 공격 주체를 공식적으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수에즈 운하 인근 선박까지 공격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세계 해운시장에는 새로운 충격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격이 수에즈 운하와 연결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원유 수송로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후티 반군까지 사우디 항만 봉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와 홍해, 수에즈가 동시에 흔들린다면 이번 전쟁은 중동의 군사충돌을 넘어 세계 에너지·물류 위기로 번질 수 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미국의 보복 공습 재개’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굴복시키기 위해 군사 타격과 해상봉쇄, 육상 교역 차단, 내부 균열 유도라는 네 가지 압박 수단을 하나로 묶으려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데 핵심이 있다.
쿠퍼 사령관의 10~14일 집중공습안은 아직 선택지일 뿐 확정된 작전은 아니다. 그러나 이란이 미군기지를 향해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순간, 트럼프가 이 계획을 승인할 정치적 문턱은 크게 낮아졌다. 이번 2시간 공습은 경고였지만, 다음 공격은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장기간 마비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파괴전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미국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요격탄이 바닥나기 전에 이란의 공격 능력을 꺾어야 하지만, 공습을 확대할수록 이란과 후티, 친이란 무장세력의 보복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검토하는 ‘2주 공습’은 이란을 끝장낼 승부수가 될 수도 있지만, 미국을 더 깊은 장기 소모전으로 끌고 들어가는 위험한 도박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중동은 휴전과 전쟁의 갈림길이 아니라, 제한전과 전면전의 경계선 위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