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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南美 '블루 타이드', '트럼프 벨트'로 전환…시진핑 최대 악재 터졌다! 콜롬비아·페루 우파 승리…브라질 대선이 '핑크 타이드' 운명 가른다 2026-06-26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콜롬비아·페루 우파 승리…브라질 대선이 '핑크 타이드' 운명 가른다]


21세기 초 중남미를 휩쓴 좌파 물결인 '핑크 타이드(Pink Tide)'가 빠른 속도로 퇴조하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와 페루 대선에서 우파 후보들이 잇따라 승기를 잡으면서 미국과 안보·외교 협력을 강화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와 중국의 영향력 약화가 맞물리면서 중남미는 이제 미·중 패권경쟁의 새로운 전략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이 중남미 정치지형을 완전히 뒤바꿀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까지 우파 정권으로 바뀐다면 20여 년간 이어져 온 '핑크 타이드'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의 유로뉴스(Euronews)는 지난 24일 “지난 23일 실시된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야가 좌파 후보 이반 세페다를 약 20만 표 차로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며 “정치 경험이 없는 변호사 출신 사업가인 그는 오는 8월 6일 취임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뒤를 잇게 된다”고 보도했다.


유로뉴스는 이어 “지난 7일 치러진 페루 대선 결선투표에서도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가 좌파 후보 로베르토 산체스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굳히고 있다”고 전했다. 개표율이 99.6%를 넘긴 가운데 후지모리는 약 4만 표 차로 앞서 있지만, 산체스 측이 해외 재외국민 투표 절차를 문제 삼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최종 당선 확정은 다음 달 이뤄질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 수년 동안 중남미 곳곳에서 우파 정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정치 지형은 눈에 띄게 재편되고 있다. 새 정부들은 강경 치안, 불법이민 통제, 시장 중심 경제, 정부 지출 축소, 반사회주의 노선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과거 '반미 연대'를 내세웠던 중남미 국가들이 이제는 안보와 경제를 이유로 다시 미국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단순한 우경화가 아니다…트럼프가 구축하는 새로운 안보 질서]


이번 변화를 단순한 우경화 현상으로만 보는 것은 절반의 해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 국가들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미국 중심의 새로운 안보 질서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ABC News는 “지난 3월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주 방패(Shield of the Americas)'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7개국이 참여하는 '미주 카르텔 대응 연합(Americas Counter-Cartel Coalition)'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며 “마약 카르텔과 국제 범죄조직, 테러조직을 공동의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군사·정보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ABC News는 또 “이번 정상회의에는 미국의 서반구 전략에 동조하는 국가들이 주로 초청됐으며, 아르헨티나와 엘살바도르, 트리니다드토바고 등 친미 성향 국가들이 새로운 안보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쿠바를 향해 "이제 끝이 머지않았다"고 언급하며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는 단순히 정권 성향이 바뀌는 차원을 넘어 미국이 중남미를 다시 자국 안보 전략의 핵심 공간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중국의 경제 진출을 견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군사·정보 협력까지 포함한 포괄적 전략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가 흐름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올해 초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정권 교체를 꼽는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The Hill)은 “2026년 1월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막을 내리면서 20여 년 동안 중남미 좌파 진영을 상징해 온 사회주의 축이 사실상 붕괴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오랫동안 쿠바와 함께 중남미 좌파 진영의 정치적·상징적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지원을 받으며 미국에 맞서는 대표 국가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이 무너지면서 좌파 진영의 결속력도 크게 약화됐고, 그 여파는 인접 국가들의 정치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칠레에서도 지난해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가 좌파 후보를 큰 표 차로 누르고 집권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당시 남미 지도를 공개하며 "좌파는 후퇴하고 자유가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콜롬비아와 페루의 선거 결과까지 더해지면서 중남미 정치의 흐름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영향력은 약해졌지만 경제적 존재감은 여전]


이 같은 정치 변화는 중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은 일대일로(BRI)를 앞세워 중남미 항만과 철도, 광산, 에너지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미국의 전통적 영향력에 도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흐름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더힐은 “파나마가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철회했고, 중국은 파나마 운하 인근 전략 항만에 대한 영향력도 상당 부분 잃었다”고 전했다.


또한 “2025년 상반기 기준 중남미 21개 일대일로 참여국이 받은 중국의 건설 계약은 전체의 1.14%, 투자 비중은 0.4%에 그치는 등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며 “중국 국유 정책은행의 대중남미 대출도 2010년 연간 250억 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연평균 13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이는 중국 경제 둔화와 부동산 위기, 지방정부 재정난 등 내부 문제가 겹치면서 해외 대규모 투자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처럼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것이 곧 중국의 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중국은 이미 남미 여러 국가에서 미국을 넘어서는 주요 교역국으로 자리 잡았고, 광물 개발과 항만, 에너지 인프라 등 핵심 분야에서도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치적 우경화가 곧 경제적 탈중국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정치적으로는 미국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쉽게 끊기 어려운 '이중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중남미 국가들이 미·중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시도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최대 승부처는 브라질…미·중 경쟁의 향방 결정한다]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브라질이다. 현재 여론조사기관 아틀라스 인텔 조사에서는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은 인구 2억 명이 넘는 중남미 최대 경제국이자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 가운데 하나이며, 브릭스(BRICS)의 핵심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만약 브라질까지 우파 정권으로 교체된다면 미국은 캐나다에서 멕시코를 거쳐 남미까지 이어지는 친미 협력축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룰라 진영이 승리한다면 중국 역시 브릭스를 중심으로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중요한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베네수엘라와 쿠바, 니카라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좌파 또는 권위주의 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 중남미의 변화를 단순한 '민주적 우경화'로만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트럼프 개인의 영향력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된 경제난과 치안 불안, 불법이민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남미가 더 이상 미국의 일방적인 '뒷마당'도, 중국의 새로운 경제권도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은 안보를 앞세워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중국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기존 입지를 지키려 하고 있다. 결국 중남미는 우크라이나나 인도·태평양 못지않게 미·중 전략 경쟁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또 하나의 핵심 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은 이러한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의 향방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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