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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AI 숨통 끊는다... 대만, 드디어 칼 빼들었다 중국 전체 고객 대상 수출제한 검토… 화웨이 블랙리스트 넘어선 초강수 2026-06-1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화웨이 넘어 '중국 전체'로… 대만 정부 초강수 검토]


세계 AI 패권 경쟁의 핵심 거점인 대만이 중국으로 향하는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직접 차단하는 초강수를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화웨이나 특정 기업을 겨냥하는 수준이 아니라 중국 전체를 통제 대상으로 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만약 시행될 경우 중국 AI 산업이 활용해온 마지막 우회 조달 통로가 사실상 봉쇄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만이 미국의 대중 기술봉쇄 정책에 수동적으로 협조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집행자로 나서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10일, “대만 당국이 중국에 대한 AI 칩 판매에 대해 훨씬 더 엄격한 수출통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조치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엔비디아 칩을 탑재한 AI 서버 등 첨단 하드웨어가 대만에서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할 법적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검토안은 기존의 기업별 제재를 넘어 중국 전체를 통제 대상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대만은 화웨이 등 일부 블랙리스트 기업에 대해서만 거래 제한을 두고 있지만, 새 제도가 도입되면 중국 내 모든 고객에 대한 AI 칩 판매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대만은 사상 처음으로 첨단 AI 칩 밀수를 형사범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된다.


블룸버그는 "이는 라이칭더 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국가안보 정책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도 직후 TSMC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이를 단기적인 사업 리스크보다 대만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가치 강화로 해석했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밀수 단속이 아니라는 점이다. 라이칭더 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을 ‘해외 적대세력’으로 규정하며 경제·안보·기술 전반에서 탈중국 정책을 강화해 왔다. 대만이 보유한 최대 전략 자산인 반도체를 국가안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이번 조치에 담겨 있다.


[법의 사각지대… '문서위조'로만 처벌하는 현실]


대만이 칼을 빼든 배경에는 의외의 법적 공백이 있다. 미국은 이미 2022년부터 엔비디아 첨단 AI 칩의 대중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그러나 정작 대만에는 이를 직접 처벌할 법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5월 대만 당국이 처음으로 AI 칩 밀수 용의자들을 체포했을 때도 적용 가능한 혐의는 문서위조뿐이었다. 첨단 반도체가 사실상 중국 군사·AI 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이를 직접 처벌할 수 없었던 것이다.


새 통제안은 바로 이 허점을 메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술 기준 역시 미국과 사실상 동일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만은 미국 수출통제 체계를 준용해 일정 성능 이상의 AI 칩과 서버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화선이 된 '일본 루트' 밀수 사건]


정책 전환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달 적발된 대형 밀수 사건이었다. 지난 5월 21일 대만 지룽지검은 통제 대상 AI 반도체가 탑재된 슈퍼마이크로 서버의 수출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3명을 구속했다. 당국은 약 1,500만 달러 규모의 서버 50여 대를 압수했다. 이는 AI 칩 수출 위반을 겨냥한 대만의 첫 공개 단속이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밀수 경로였다. 수사당국은 해당 서버가 일본을 거쳐 홍콩으로 반출된 뒤 최종적으로 중국 본토에 유입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주요 우회 경로로 지목돼 왔지만, 일본이 환적 거점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중국의 첨단 칩 밀수 네트워크가 국제사회의 단속을 피해 끊임없이 새로운 우회 경로를 찾아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사 결과 최소 한 차례는 실제 반출이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용의자들이 서버가 미국의 수출통제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화물 내역을 조작해 중국으로 보내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이례적으로 공개 경고에 나섰다. 그는 "파트너사들이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슈퍼마이크로의 내부 통제 강화를 촉구했다.


[워싱턴의 전방위 압박… '관문 관리자' 역할 요구]


대만의 움직임은 미국의 압박과도 맞물려 있다. 워싱턴은 최근 중국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와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첨단 AI 칩을 우회 조달하고 있다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시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 기업 해외 자회사에 대한 첨단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추진했다. 미국 의회도 중국 기업들이 TSMC 같은 파운드리를 활용해 맞춤형 AI 칩을 확보하는 관행을 막아야 한다며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대만은 단순한 동맹이 아니라 세계 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최종 관문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대중 반도체 봉쇄망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대만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만은 이미 지난해 화웨이와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거래를 제한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특정 기업을 넘어 중국 전체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대만도 고민은 있다... 세계 AI 서버 공장의 딜레마]


물론 대만 내부의 고민도 적지 않다. 대만은 세계 AI 서버 생산의 핵심 거점이다. 폭스콘, 콴타, 위스트론, 위윈, 인벤텍 등 주요 업체들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통제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대만 기업들 역시 막대한 규제 비용과 사업 불확실성을 떠안아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대만 정부는 그동안 반도체를 외교·안보 무기로 활용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적 압박과 미국의 요구가 동시에 커지면서 이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5조원 AI 굴기에 찬물... 가장 큰 타격은 화웨이]


중국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중국은 향후 5년 동안 약 2조 위안 규모를 투입해 전국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핵심 공급자는 화웨이다.


문제는 화웨이의 현실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했지만,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칩은 아직 생산량과 성능 모두에서 폭증하는 AI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공개적으로는 화웨이 중심 생태계를 지지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는 밀수 또는 우회 조달된 엔비디아 칩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결국 대만의 전면 통제는 단순히 밀수 조직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AI 산업이 유지해 온 비공식 공급망 자체를 차단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가장 큰 압박을 받게 될 곳 역시 화웨이를 중심으로 구축 중인 중국 AI 생태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와이타임즈 분석] '실리콘 방패'에서 '실리콘 창'으로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면 그 의미는 단순한 수출규제 강화에 그치지 않는다. 첫째, 대만은 미·중 기술전쟁에서 '수동적 준수자'에서 '능동적 집행자'로 변하게 된다. 지금까지 대만의 반도체는 중국의 침공을 억지하는 '실리콘 방패'로 불렸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직접 겨누는 '실리콘 창'의 역할까지 갖게 된다.


둘째, 이는 미국과 대만 사이의 새로운 안보·통상 거래를 보여준다. 대만은 미국이 원하는 공급망 통제 역할을 맡고, 미국은 그 대가로 안보 지원과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셋째, 미국의 대중 기술봉쇄는 이제 새로운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엔비디아 같은 설계기업, ASML 같은 장비업체, EDA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활용해 중국을 압박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만이 직접 공급망 차단에 나서면서 반도체 생산과 유통의 마지막 관문까지 통제하는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그동안 제3국 환적, 페이퍼컴퍼니, 해외 자회사 등을 통해 미국 제재의 틈새를 파고들어 왔다. 그러나 대만까지 전면 가세한다면 우회 조달 전략은 근본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조치는 단순한 밀수 단속이 아니라 미·중 AI 패권전쟁의 새로운 분기점이다. '중국을 막는 미국'의 시대에서 '중국을 함께 막는 미국과 대만'의 시대로 넘어가는 신호탄일 수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의 제재를 피해갈 우회로를 찾아내는 데 상당 부분 성공해 왔다. 그러나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인 대만이 직접 관문을 잠그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만의 실리콘 방패가 실리콘 창으로 변하는 순간, 베이징의 AI 굴기는 기술 경쟁을 넘어 공급망 생존의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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