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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30 21:07:31
  • 수정 2020-09-03 15: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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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1월3일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사진은 The National Interrest 9/10월호 표지. 이번 선거의 분위기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는 11월3일 실시되는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선거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 관심사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세계 질서를 주도해 온 미국식 민주주의 정치제도가 2017년 도날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 행정부의 출범을 전환점으로 하여 극심한 피로 현상(Fatigue Syndrome)을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공교롭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창궐하는 가운데 빈부(貧富), 종교, 인종, 성문제(性問題)를 둘러싸고 심화되는 갈등과 진통 속에서 공화당의 트럼프-펜스(Mike Pence) 티켓과 민주당의 바이든(Joe Biden)-해리스(Kamala Harris) 티켓 사이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세기적 대결이 70여일 앞으로 임박하고 있습니다.


선거전의 양상은 날이 갈수록 요지경(瑤池鏡) 속입니다. 미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흑인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인 해리스를 런닝메이트로 등장시킨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후보가 여론조사 리드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6년에도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역전승(逆轉勝)을 성공시켰던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은 그 특유의 반골(反骨) 기질을 과시하면서 풍발(風發)하는 화제(話題)의 주인공이 되어 또 한 차례의 역전승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뒤진 여론의 열세(劣勢)를 만회하기에 급급한 트럼프는 사람들의 의표(意表)를 찌르는 비상식적 수를 연달아 동원하여 11월 대선의 원만한 실시에 장애를 초래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습니다.


그는 “우편투표는 부정선거로 연결된다”는 사실무근의 주장을 펼치면서 연방 우체국에 대한 예산 배정을 지연시킴으로써 코로나 사태로 불가피해진 전국 규모의 우편투표 실시에 장애물을 조성하고 있고 “11월 대선을 연기하자”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승복하는 것을 재고하겠다” “[헌법 상 중임(重任) 이상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당선되면 3선을 고려하겠다”는 등의 시도 때도 없는 뚱딴지같은 발언으로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치러지는 미국의 11월 대선의 결과는 비단 팍스 아메리카나의 본산(本山)인 미국뿐 아니라 나라마다 특유의 성장통(成長痛)을 체험하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민주주의에 심각한 영향을 파급시킬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 뜻에서 필자는 관심을 공유하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어 드렸으면 하는 생각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런닝메이트로 해리스를 지명한 8월 11일부터 11월 3일의 투표가 끝나서 승패가 가려질 때까지 미국의 언론들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보도하고 있는 요지경 속의 선거전 양상에 관한 기사들을 번역하여 [요지경 속 2020 미국 대선 현장 소식]이라는 큰 제목 아래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선 그 '1회분'으로 8월11일부터 12일까지를 여기에 수록합니다. 여러분의 편달을 기대합니다. [2020년 8월 21일 李東馥]

[바이든, 미국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해리스를 부통령후보로 낙점]
-AP / Kathleen Ronayne 및 Will Weissert 기자 / 2020년 8월 11일


민주당 대통령후보 조 바이든(Joe Biden)은 11일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 출신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상원의원을 자신의 런닝메이트로 지명함으로써 미국 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을 주요 정당의 부통령후보로 등장시켜서 이번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으로 재선을 노리는 도날드 트럼프(Donald J Trump) 공화당 후보를 저지하는데 흑인 유권자들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해리스를 선택함으로써 바이든은 민주당 후보 지명전 라이벌 중 한 사람을 포용하고 대통령후보 지명전 선거운동을 통해 그녀가 특이하게 과시했던 정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55세의 초선(初選) 상원의원이자 남아시아인의 후손(後孫)이기도 한 해리스는 민주당의 발군(拔群)의 신성(新星)이다. 해리스의 지명을 발표하면서 바이든은 해리스가 “(트럼프라고 하는) 소인(小人)에 맞서는 두려움을 모르는 전사(戰士)이며 이 나라에서 가장 빛나는 공직자”라고 소개했다. 바이든은 해리스가 “미국민들을 단합시키고 미국인들의 이상에 부합되는 나라로 미국을 재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미국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 바이든과 짝을 이룬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은 미국에서만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16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 갔다. 전염병에 기인하는 기업의 폐업과 영업 중단 사태는 심각한 경제 난국을 초래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인들이 인종주의와 경찰의 잔혹 행위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불안과 소요(騷擾)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사태에 대한 트럼프의 편파적 대처 덕분으로 기회를 포착한 바이든이 가을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트럼프를 압박하고 있다. 해리스를 런닝메이트로 확보함으로써 바이든은 미국 최대의 주에서 보건 관리 문제와 법 집행을 통해 그녀가 쌓아 올린 중도적 입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기자들에게 “바이든이 해리스를 선택함으로써 나를 좀 놀라게 했다”면서 민주당 후보 지명전 과정에서 토론 무대 위에서 바이든과 해리슨 사이에 발생했던 충돌 사건을 언급했다. 과거에 해리스에게 선거 기부금을 보낸 일도 있는 트럼프는 그녀가 “미국 상원의원 사이에서 가장 과격한 진보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바이든이 해리스를 선택하지 않기를 바랐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아래서 8년간 부통령 직을 맡아 수행했던 바이든은 그동안 과연 누구에게 그가 했던 역할을 승계시킬 것인가를 놓고 여러 달 동안 골치를 싸매 왔었다. 지나 3월 자신은 여성을 런닝메이트로 선택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이번 대통령선거가 70대의 두 늙은이들 사이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던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느끼게 해 주었었다.


바이든은 그의 선택의 폭을 넓혀서 주요한 진보주의자인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주 출신 엘리자배스 워렌(Ellizabeth Warren) 상원의원, 탄핵 심판 때 트럼프에 대한 통렬한 비판 발언으로 박수를 모았던 플로리다(Florida) 주 출신 밸 데밍스(Val Demings) 하원의원, 의회 안에서의 흑인 의원 그룹을 이끄는 캘리포니아 주 출신 캐렌 베이스(Karen Bass) 하원의원, 오바마 대통령 때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수전 라이스(Susan Rice), 그리고 조지아(Georgia) 주 애틀란타(Atlanta) 시장으로 사회불안에 대한 훌륭한 대처로 전국적 명성을 얻은 케이샤 랜스 바텀즈(Keisha Lance Bottoms) 같은 여성들이 하마평(下馬評)에 오르내릴 수 있게 했다.


미국에서는 역사상 여성이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된 적이 없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후보로 출마했었다. 그 밖에 두 명의 여성이 주요 정당의 부통령후보로 출마했던 적도 있다. 1984년의 제랄딘 페라로(Geraldine Ferraro)와 2008년의 새라 페일린(Sarah Palin)이 그들이다. 그들이 소속했던 정당들은 모두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금년의 민주당 부통령후보는 전례 없는 중요성을 누린다. 만약 당선된다면, 바이든의 나이는 78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의 대통령이 된다. 바이든은 자신을 ‘전통주의자’라고 소개하면서 2024년에 재선(再選)을 노릴 것인지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만약 그의 대통령 재직 중에 건강 이상이 생기면 해리스 부통령은 자동적으로 대통령 직을 승계하게 되며 2024년에 바이든의 재선 출마가 실현되지 않으면 해리스는 당연히 그를 뒤이을 대통령후보로서 선두주자(先頭走者)가 된다.


1964년 자메이카(Jamaica) 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해리스는 그의 유소년기를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Berkely) 시에서 보냈다. 해리스의 선출직 공직 생활은 2003년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시에서 지방검사에 선출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녀는 2010년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에 선출되었다. 2016년 상원에 진출한 그녀는 빠른 시일 안에 의회의 청문회에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 발언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해리스는 2019년 초반에 “국민에게 봉사하는 카말라 해리스!”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뛰어들었다. 만석(滿席)을 이룬 민주당 후보 지명전에서 해리스는 높은 지명도 때문에 오클랜드(Oakland)에서 열린 그녀의 첫 연설회는 2만여명의 청중을 모으는 성황이었다.


그러나, 해리스가 조성했던 초반전의 열기(熱氣)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녀의 검사직 경험이 진보 성향의 대중들로부터 저항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유권자들의 공명(共鳴)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메시지를 개발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전개해야 했다. 게다가, 자금 마련의 어려움이 겹치자 그녀는 2019년 12월 갑자기 지명전에서 철수했는데 이때는 예선전의 첫 번째 투표가 실시되기 두 달 전이었다.


그러나 지명전 기간 중 그녀의 지명도(知名度)를 높여 준 사건은 그녀와 바이든 사이에 일어났다. 지명전 도중에 있었던 TV 토론 때 그녀는 바이든이 과거 분리주의자 상원의원과 함께 일했던 부분에 관하여 적극 공격했고 또한 1970년대에 학교 통합이 시작되었을 때 통학 버스 운행에 반대한 사실을 성토했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주의 한 소녀가 그 무렵 초등학교 2학년으로 공립학교 강제 통합 때문에 매일 버스 통학을 강요당했는데 그때의 작은 학생 중의 하나가 바로 나였다”고 회고했다. 이 갑작스러운 공격 발언에 충격을 받은 바이든은 “당신이 그 문제에 관한 나의 입장을 오해하고 있다”고 공격의 예봉을 둔화시키는데 애를 먹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때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대화가 최근 다시 화제가 되었다. 바이든의 친구이자 부통령후보자격검증위원회 공동의장인 크리스 돗(Chris Dodd) 전 커넥티컷(Connecticut) 주 출신 상원의원이 그때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 다시 관심을 표명하면서 그 당시 해리스가 적절하게 사과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고 화두(話頭)를 던졌기 때문이다. 돗 전 의원의 이 코멘트가 'POLITICO'에 보도되자 유력한 여성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해리스에 대한 비판이 지금이 아니라 당시의 기준에 의거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었다.


일부 바이든 측근들 사이에서는 당시 해리스의 발언에 대해, 해리스와 개인적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바이든이 서운하게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라는 말이 나왔다. 해리스는 원래 바이든의 요절(夭折)한 큰아들 보(Beau)와 각별한 사이었다. 해리스가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이었던 때 보는 델라웨어(Delaware) 주 검찰총장이었다.


그러나 바이든과 해리스 사이의 불편한 관계는 금시 해소되었다.


금년 초여름 어느 날 한 행사장에 참석한 해리스는 바이든이 “지도자적 자질이 입증된 사람”이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며, 사람들을 돕겠다는 진정한 마음과 함께 어느 누구보다도 미국인들이 가야 하는 곳으로 가는데 필요한 싸움을 싸워주겠다는 투지를 소유한 사람”이라고 바이든을 격찬했다. 같은 장소에서 해리스는 트럼프가 코로나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하는 약으로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된 미인가(未認可) 약품인 ‘하이드록시클로로키네(Hydroxichloroquine)’를 천거하고 있는 사실을 들어 트럼프를 “약장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사망 사건 이후 경찰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경화(硬化)시켜 왔다. 지난 6월 해리스는 경찰에 의한 “목조르기”와 “노크 없이 영장을 집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무기 사용 기준”을 마련하며, 새로이 “경찰관의 비행(非行) 기록부(記錄簿)를 비치”하게 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안은 경찰관들의 면책(免責) 제도를 개선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이 법안이 요구하는 개선 사항에는 그녀가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 시절에는 요구하지 않았던 사항들이 많이 망라되어 있다.


해리스는 최근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계속 진전을 이룩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아직도 미국이 가야 하고 캘리포니아 주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목표 지점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지금 전국적인 주시(注視)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종차별 문제는 더 이상 우리가 머뭇거리는 것을 계속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등장에 공화당이 대응 못하자 트럼프는 그의 상투적 수법을 동원]
CNN / Jeremy Diamond 및 Kevin Liptick 기자 / 2020년 8월12일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e)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 출신 상원의원이 미국 역사상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주요 정당 부통령후보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심술궂은 (nasty)”라는 단어를 찾아내는데 걸린 시간은 2분이 채 안 되었다. 그로부터 몇 분 뒤 트럼프는 해리스를 공격하는 형용사로 “가장 야비한 (meanest)”과 “가장 끔찍한 (most horrible)”이라는 두 단어를 추가하고 이어서 해리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 도중 있었던 TV 토론 의 자리에서 조 바이든(Joe Biden)을 격렬하게 몰아붙였던 일을 상기시키면서 그녀가 “불경스럽다”고 비난했다.


그가 사용한 비어(卑語)들은 흑인 여성들에게 통용되는 인종주의적이고 성차별적인 용어들로 트럼프가 그의 정치 생애를 통하여 관철시켜 온 여성 혐오적이고 인종주의적인 입 버릇을 버릴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트럼프는 정치 경력이 짧기 때문에 여성을 정치적 상대로 경험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의 경우가 유일하다. 그는 TV 토론 때 클린턴을 “심술궂은 여자”라고 호칭했었다. 취임 후에도 그는 그의 용어를 고치지 않았다. 그는 그가 상대하는 공인(公人)을 속을 후벼 팜으로써 자신의 지지자들을 열광케 하고 그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을 즐겨 했다.


백악관에서의 기자회견 도중 해리스에 관한 질문이 제기되자 트럼프는 그의 참모들이 준비해 주고 바로 몇 분 전까지도 그가 트위트를 통해 사용했던 그녀에 대한 공격용 어휘를 얼른 생각해 내지 못했다.


한 기자가 “얼마 전에 발표한 정치 광고에서는 해리스를 ’엉터리‘라고 하면서 ’갈아 버리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상기시키자 트럼프는 “그녀를 어떻게 하려고 했다고?”라고 반문하고는 그의 앞에 놓여진 검은 색 바인더 안에서 그녀를 상대로 쓰려고 준비했던 발언 자료를 검색하려 애를 쓰면서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규모 증세(增稅)를 주장했고,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의 국방비 삭감을 주장했으며 또 셰일 오일 채굴을 위한 ’수압(水壓) 파괴‘에 반대....” 운운 하던 그는 금방 준비된 자료를 밀어 제키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우선 그녀가 “지나치게 심술 궂다”는 말이 튀어 나왔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사실은 내가 가장 먼저 선택하고 싶었던 인물”이라고 말하고는 갑자기 말을 바꿔 그녀를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그녀에 대한 적절한 공격적 어휘(語彙)를 찝어 내지 못해서 쩔쩔 맴으로써 그가 예상했던 민주당 부통령후보 가운데 그녀는 윗 순위에 있지 않았음을 드러내 주었다.


사실은 도시 근교의 온건한 백인 여성 유권자들이 자신의 분열주의적 발언에 반발하여 떼지어 공화당을 이탈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부통령후보로 흑인 여성이 발탁되었다는 사실은 트럼프에게 지푸라기를 잡을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일 수도 있었다.


트럼프의 참모들은 대체로 해리스가 민주당 부통령후보로 등장한 사실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 CNN에 출연한 몇몇 트럼프의 참모들은 바이든이 해리스가 아닌 다른 후보, 예컨대 전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수전 라이스(Susan Rice)라든가 아니면 캐런 베이스(Karen Bass) 하원의원 중에서 하나를 뽑기를 희망했다고 귀띔했다. 그들은 해리스가 “민주당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벅찬 상대”라는 의견이었다.


이들 트럼프의 참모들은 지금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무리를 지어 달아나는 백인 여성 유권자들을 붙잡아서 돌려세우는 것이 화급한데 해리스의 등장은 트럼프의 인종주의적이고 성차별적인 성격을 드러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참모들 가운데는, 그와는 반대로, 비록 해리스의 등장 소식을 들은 트럼프 자신이 준비가 안 되고 체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자신들은 해리스의 등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었고 트럼프로서는 충분히 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작년에 해리스가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뛰어 들었을 때 트럼프 자신은 해리스가 바이든의 호적수(好敵手)라고 생각했으며 바이든의 런닝메이트로서도 유력한 인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해리스에 대한 이 같은 긍정적 평가 때문에 이미 민주당 사람들에 대한 기부금 지출을 일체 중지했던 트럼프가 해리스가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 검찰총장 직에 도전했을 때 딸 이방카(Ivanka)와 함께 수천 달러의 기부금을 그녀에게 보낸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의 또 다른 참모들은 해리스의 강한 개성이 상대적으로 바이든의 이미지를 취약하게 만들어서 “바이든은 대통령 직을 감당할 깜냥이 아니다”라는 트럼프의 공격을 뒷받침해 줄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해리스가 오히려 바람직한 인물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트럼프의 측근 한 사람은 “우리가 진짜 공산주의자인 캐런 베이스를 더 선호했겠느냐”면서 우리는 “해리스가 보다 다루기가 용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그의 참모들의 정세 평가 결과 트럼프의 비세(非勢)가 노출되는 선거전 양상이 새로이 전개됨에 따라 이들의 상황분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실제로 해리스는 민주당 내의 좌파 세력으로부터 충분히 진보적이 아니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중도 좌경 성향이어서 공화당이 바이든과 그의 런닝메이트를 싸잡아서 “과격 좌파”로 몰아 붙이갰다는 트럼프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재선운동본부의 한 선임 참모는 유권자들의 시각에서 해리스의 정치적 성향을 부각시키는데 애로가 드러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녀의 민주당 부통령후보 지명은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 상원에서 있었던 청문회에서 해리스가 윌리엄 바(William Barr) 법무장관과 브렛 캐바노(Brett Kavanaugh) 대법관후보를 쩔쩔매게 만들었던 장면의 동영상(動映像)은 지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 참모는 무엇보다도 트럼프 캠프에서는 해리스를 이용하여 바이든을 “과격한 좌파”로 낙인을 찍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바이든 자신에게 그 같은 낙인을 찍는 것이 어려운 것은 물론 해리스 역시 그러한 낙인은 신뢰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캠프에서는 초지일관(初志一貫) 해리스를 “좌익”으로 몰아붙이고 그녀에게 “엉터리 카말라”라는 호칭을 붙여주는 디지털 비디오와 인쇄물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트럼프측이 당장 직면하고 있는 딜레마는 해리스를 “과욕(過慾)의 검사”로 소개할 것인가 아니면 “반 경찰 좌익(左翼)”으로 소개할 것인가의 두 갈래 길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우선 두 가지를 혼용(混用)하는 혼선을 빚고 있다.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트럼프 캠프의 캐트리나 피어슨(Katrina Pierson) 대변인과 테네씨(Tennessee) 주 출신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 상원의원은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출신인 해리스가 “범죄 문제에 대하여 온건한 인물”인지 아니면 “의욕 과잉의 전직 검사”인지의 사이에서 어느 쪽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했다


블랙번 의원은 “문제는 안전 문제에 관심이 큰 전국의 어머니들이 ’나는 법질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성소수자‘들과 함께 시위하는 사람을 부통령으로 뽑아도 되느냐’고 물을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하느냐는 것”이라고 당혹해 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피어슨은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때의 해리스에 관한 기록을 보니 그녀는 “정원 초과된 감방에 죄수들을 가두는가 하면 법을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무단 결석’한 학생들의 학부모를 투옥시킨 과잉 검사였다”고 성토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Fox News'가 민주당 부통령후보가 된 해리스를 손보게 할 목적으로 마련한 전화 대담에서 트럼프는 오로지 해리스에게 헛발질만 날리는 모습을 방영하고 있었다. 'Fox News'의 대담 호스트 션 해니티(Sean Hannity)가 트럼프를 구제하기 위하여 해리스의 인적 사항을 미주왈 고주왈 소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오로지 모르쇠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과 러시아 이야기를 반복함으로써 풍차(風車)를 공격하는 동키호테를 연기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흑인 여성을 정치적 상대역으로 상대한 일이 없었지만 그 중의 상당수가 여성인 유색의 의회 의원들과 시장들은 물론 언론인들을 상대한 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경우 트럼프가 한 말들은 대체로 미리 짜여진 각본이나 아니면 흥분해서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여성인 흑인 기자에게 “멍청하다” 또는 “질문이 바보스럽다”고 직설(直說)하는가 하면 “인종주의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고, 어떤 여기자에게는 “낙제생”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출신 맥신 워터즈(Maxine Waters) 하원의원에게 “IQ가 낮다”고 고함치는가 하면 자신의 측근이었던 오마로자 마니골트 뉴먼(Omarosa Manigault Newman)에게는 “저 미쳐서 울부짖는 개”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여름 비무장의 흑인이 살해된 와중에서 인종 분규가 폭발했을 때, 트럼프는 워싱턴(Washington) 시의 뮤리알 바워(Murial Bower) 시장을 향하여 “연방 수도를 잘못 관리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보조금’만 요구한다”는 폭언을 쏟아부은 일도 발생했다.


트럼프는 격화되는 시위 속에서 인종적인 화해를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한 것이 없다. 그 대신, 그는 남북전쟁 때의 남부연방 장군들의 동상과 남부연방 깃발을 지키고 남북전쟁 시대를 회고하는 인종주의적 어휘(語彙)들을 주로 사용하면서 입으로 “법치”를 강조하는데만 급급했다.


트럼프는 그러한 언행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은 즐겁게 해주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인종 문제에 대한 그의 대응에 불만을 느끼는 대다수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급격하게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걸어 왔다. 이 같은 현상은 백인 여성을 포함하여,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현저했고 그들은 동시에 들어 닥친 복수의 위기를 수습하는 그의 능력에 실망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때 도시 근교에 적용했던 ‘반 인종분리 정책’을 복구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그로부터 떠나가는 여성들의 지지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안간힘을 기울여왔다. 그 같은 헛수고의 일환으로 그는 미국의 주부(主婦)들에게 그의 노력을 평가해 달라는 호소를 강화해 왔다.


[트럼프측, “해리스는 ‘사기꾼’”이라고 헐뜯어]

POLITICO / Anita Kumar 기자 / 2020년 8월 11일


조 바이든(Joe Biden)이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를 그의 부통령후보로 지명하기가 무섭게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그의 패거리들은 민주당의 부통령후보들에게 예외 없이 써먹었던 수법에 따라서 해리스 후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너무 과격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언론 발표문과 트위트와 기자회견을 통해서 해리스 상원의원이 수조 달러의 증세(增稅)를 지지했고, ‘(불법 입국자들을 위한) 피난 도시’ 설치를 지지했으며, 경찰 예산 삭감을 주장했고 이에 더하여 모든 사설 보험을 없애게 될 ‘과격한 건강 보험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백악관에서의 기자회견 자리를 빌어서 “내가 들은 바로는 그녀가 미국 상원의원 가운데서 가장 진보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라면서 “나는 그동안 바이든이 그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거들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대변인을 그만둔 뒤에도 백악관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션 스파이써(Sean Spicer)는 “그녀는 과격하다”면서 “그녀를 부통령후보로 선택함으로써 민주당은 미국의 극좌파(極左派)를 제외한 모든 세력과 적대적(敵對的) 관계를 설정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인사들은 해리스가 ‘Green New Deal’이라는 기후변화 정책을 지지했고 또 대법관 후보를 포함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법관 후보들의 인준에 반대했다고 비난하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자신은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해리스는 바이든의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고 호평했으면서도 정작 바이든이 해리스를 그의 런닝메이트로 지명하자 자신의 측근들과 함께 태도를 표변하여 해리스에 대한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이 해리스에게 쏟아붓는 공격은 그들이 민주당의 다른 부통령후보들에게 가했던 것과 아무 다른 것이 없어서 사실은 몇 달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리스에게서 다른 비난할 만한 흠집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느낌을 준다.


트럼프의 주변에서는 트럼프의 ‘미국 제1주의’를 선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바이든이 미국의 유엔 대사를 역임했던 수전 라이스(Susan Rice)를 부통령후보로 지명하기를 은근히 바랐던 것 같다. 바이든이 라이스를 선택한다면 사실은 공화 • 민주 양당 중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소속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모으려는 공화당의 노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 투표일이 석 달 이내로 박두한 시점에서 트럼프는 전국적으로는 물론 경합 주에서도 바이든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전염병의 창궐 속에서 심지어 전통적으로 우호적이었던 주에서도 하락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수의 공화당 당원들도 해리스가 미국 주요 정당의 첫 번째 흑인 출신이자 첫 번째 인도인과 자메이카(Jamaica) 혈통의 부통령후보라는 사실이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유색인종(有色人種)들과 여성의 지지를 끌어 모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당선되면, 해리스는 미국 사상 첫 번째 흑인 출신이자 아시아계 미국인 부통령이 될 것이다.


공화당 당원들을 위한 비디오와 공화당 후원금 기부자들을 위한 문자 메시지에서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는 해리스가 “후보 예선전에서는 학교 내 인종 통합 문제로 바이든을 비난했으면서도 그의 부통령후보 지명을 수락했다”는 이유로 “카말라는 사기꾼”이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공화당은 또 “바이든은 그녀의 거짓말을 무시하고 그녀를 부통령후보로 지명한 멍텅구리”라고 비방하고 있다.


그녀가 “너무 진보적”이라고 비난하는 공화당은 동시에 미네아폴리스(Minneapolis)의 경찰관들이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를 살해한 사건을 비난하는 민주당이 검사 출신인 그녀를 부통령후보로 지명한 것은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 선택이라고 비난함으로써 이전에 “민주당은 범죄에 대해 지나치게 유화적”이라고 비난했던 사실과 배치되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공화당은 해리스가 금년 여름에 와서야 비로소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군중 시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비난도 퍼붓고 있다.


2020년 트럼프 대통령선거운동본부의 수석 고문인 카트리나 피어슨(Katrina Pierson)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해리스는 지금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는 경찰 반대 과격분자들을 포용하기 위하여 그녀의 수치스러운 검사 경력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11일 아리조나(Arizona) 주 메사(Mesa)에서 해리스의 부통령 출마를 환영한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은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조 바이든과 그의 민주당은 지금 과격 좌파 세력에 의하여 장악되어 있어서, 그들이 내걸고 있는 증세(增稅)와 의약품에 대한 보험 실시 및 요구에 의한 낙태(落胎) 허용 등의 공약을 고려한다면, 바이든이 해리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정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여 공화당 당원 청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공화당은 지금 오는 10월 7일 유타(Utah) 대학에서 있을 예정인 부통령후보 TV 대담에서 펜스가 어떻게 해리스를 요리할 것인가를 놓고 당론이 양분(兩分)되어 있다. 일부는 검사 경력의 해리스가 상원의원으로 청문회에서 보여준 실력을 발휘한다면 부통령후보 TV 토론에서 펜스에게 벅찬 상대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반면, 다른 일부에서는 펜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회의 한 공화당 보좌관은 “해리스의 질문 능력이 예리하기 때문에 굉장히 정력적인 토론자가 될 것이고 트럼프를 옹호해야 하는 펜스에게 매우 성가신 존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었다.


[바이든, “해리스는 즉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준비된 부통령후보”]
POLITICO / Christopher Cadelago 및 Matthew Choi 기자 / 2020년 8월 12일


조 바이든(Joe Biden)은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가 미국의 근로자들을 위하여 싸워 왔고 “미국민들의 생사(生死)의 기로(岐路)”가 될 이번 대선에서 그들의 상대편을 패배시킬 수 있는 “미국적(美國的) 신화(神話)의 주인공”이라고 치켜세웠다. 해리스는 “바이든이야말로 오는 11월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을 몰아낼 준비가 되어 있는 헌신적 지도자”라고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이 델라웨어(Delaware) 주 윌밍턴(Wilmington)에서 12일 민주당 공천 정•부통령후보로 처음으로 함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에서 바이든은 연방 상원의원과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 검찰총장을 지낸 그녀의 경력을 소개하면서 그녀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에게 결정타(決定打)를 가할 주무기(主武器)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해리스는 이날 흑인 출신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부통령후보로서의 세련된 모습의 등장을 통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타락한 대통령”으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동시에 기후변화와 저렴한 보건 관리 문제 등 민주당 정•부통령후보가 추구할 정책 목표를 확실하게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2016년 대선 때 민주당의 부통령후보였던 팀 케인(Tim Caine) 상원의원은 “상원의원 생활 중 카말라가 분명히 보여 준 장기(長技) 가운데는 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인들을 날카롭게 추궁하는 능력이 있었다”면서 바이든이 해리스를 런닝메이트로 선정한 뒤에 있었던 'POLITICO'와의 회견에서 케인은 해리스를 미국 대법관 출신으로 1948년 공화당의 부통령후보였던 얼 워렌(Earl Warren)에 비견(比肩)하고 “바이든의 입장에서 이번의 해리스 선택은 집권의 동반자인 동시에 선거에서 이기는데 기여할 인물인데다가 덧붙여서 그녀 스스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자질을 겸비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경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이렇게 해리스의 자질을 칭찬하는데 침을 말리고 있는 것과 반대로 공화당은 “바이든의 런닝메이트가 되기 위하여 자신의 의문투성이 신념을 팽개친 경량급의 진보 인물”이라고 해리스를 깎아내리는데 여념이 없다.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는 12일 한때 해리스를 “범죄에 대해서 지나치게 가혹한 검사였다”고 평가했던 것과는 달리 ‘과격한 좌익’”이라고 묘사하는 홍보물을 배포했다.


2016년 해리스의 상원의원 출마 후원회를 이끌었던 민주당 소속 선거전략가 더그 허만(Doug Herman)은 “트럼프에게 인종과 성 문제는 항상 다루기 어려운 경계선상의 문제였는데 이번에 바이든이 ‘흑인’인 해리스를 선택함으로써 트럼프에게 난제(難題)를 던졌음이 틀림없다”고 분석하면서 “해리스를 선택한 바이든의 결정은 트럼프가 건너야 할 강(江)을 더욱 넓고 깊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리스의 등장으로 트럼프는 깨끗한 안타(安打)를 치는 것이 더 어려워졌고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낙승(樂勝)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바이든과 해리스는 입으로는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냈지만 그러면서도 이번 11월 대선이 미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리스는 “11월 3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승리뿐 아니라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이 선거를 통해 지난 수년간의 세월이 우리의 실제 모습을 반영하지 않는 것임은 물론 우리가 염원하는 것과도 동떨어진 것이었음을 확인하는 국민적 선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바이든은 그것이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쟁취해야 할 목표라고 즐겨 말하고 있는데 그의 이 말이야말로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해리스를 역대 대통령 중 입만 열면 가장 많은 불평을 쏟아내는 트럼프와 견주기도 했다. 해리스도 실패한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와 경제파탄 그리고 인종주의 정책 등을 들어서 트럼프를 이번 선거를 통하여 “퇴치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위협”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해리스는 “좋은 소식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도날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의 실패한 정권을 오래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앞으로 83일 후에는 우리나라를 위하여 더 좋은 정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해리스에게 “언제든지 나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이견(異見)이 있을 경우에는 끝까지 의견을 이야기해 주며 어려운 질문도 사양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면서 “앞으로 백악관에서 함께 일하게 될 경우 나는 결론을 도출하기에 앞서서 항상 마지막으로 당신(해리스 부통령)의 의견을 참고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사항은 특히 2008년 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통령후보 직을 수락할 때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받아낸 약속이기도 했다고 그는 말했다.


[민주당 내 좌파들 바이든의 해리스 부통령후보 지명에 와글와글]
POLITICO/ Holly Otterbein 기자 /2020년 8월 12일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상원의원은 민주당 내의 좌파 세력이 선호한 부통령후보가 아니었다. 바이든의 부통령후보 선정 작업 막바지에 몇 명의 당내 좌파 지도자들은 바이든에게 2024년에 있을 다음번 대통령선거 때 바이든이 재선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를 승계할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 경쟁이 최대한 개방적이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캐렌 베이스(Karen Bass)나, 선거직 공직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 수전 라이스(Susan Rice) 같은 사람 대신 이미 금년도의 대통령후보 지명전에 뛰어든 경력이 있는 카말라 해리스를 선택했다. 해리스는 그것이 2024년이 되든지 2028년이 되든지 이미 차기 대선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선두주자로 공론화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좌파 세력은 해리스가 이같이 선두주자가 되는 것은이 앞으로 10년 이상 민주당이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내의 좌파 그룹인 RootsAction.org의 공동 창설자인 노먼 솔로몬(Norman Solomon)은 “(해리스의 부통령후보 지명으로) 그의 젊은 연령 때문에 앞으로 12년 동안은 민주당의 당권이 ‘신좌파(Neoliberal)’의 수중에 머물러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망하고 “이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당내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낮았던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이번에 대통령후보 자리를 꿰어차는데 성공했다는 것은 앞으로 대통령후보 지명전에서 전직 부통령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리라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민주당의 반체제 및 사회주의 선호 당원들은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이 마지막 깔딱 고개 앞에서 주저앉는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샌더스의 전 참모 한 사람은 “전직 부통령들은 항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때문에 우리 진보 진영에서는 앞으로 여러 해 동안 대통령 자리를 탐(貪)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고 한탄하면서 “그렇게 된 이상 앞으로 우리의 선택은 대중운동을 조직하는 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좌파 진영의 해리스 후보에 대한 전반적 반응은 혼란스럽다. 그동안 바이든의 런닝메이트 후보로 하마평(下馬評)에 오르내렸던 다른 인사들과 달리 해리스는 카렌 베이스나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같은 진보파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전 라이스나 에이미 클로부샤(Amy Klobuchar) 같은 온건파도 아닌 이념적으로는 중간 지대의 엉거주춤한 인물이다.


어떤 좌파 인사들은 해리스의 부통령후보 선정은 검사로서의 경력과 “전면적 의료보험” 문제에 관하여 이랬다저랬다 한 경력 때문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들 가운데는 그래도 바이든이 해리스보다도 더 중도적인 인물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면서 그녀가 역사상 처음 등장하는 주요 정당의 흑인과 아시아계 미국인 부통령후보라는 사실을 반가워 했다.


샌더스 후보의 언론 담당 비서였던 브리아나 조이 그레이(Briahna Joy Gray)는 해리스가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 검찰총장을 지냈던 시절에 관하여 “우리는 그 당시 그녀가 지휘했고 변화를 주도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 검찰총장으로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을 거부했던 그 당시와 동일한 정책 사안에 관하여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항의 운동을 전개하는 도중에 있다”면서 “나는 이제 부통령후보가 된 그녀가 대대적인 구조적 변화를 주창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와는 반대로 진보 성향의 콘설탄트인 레베카 카츠(Rebecca Katz)는 자신은 바이든이 부통령후보로 엘리자베스 워렌을 선택하기를 바랬지만 “에이미 클로부샤보다는 카말라 해리스를 항상 선호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레이 같은 ‘샌더스 추종자’들도 해리스의 과거 입법 활동 기록이 바이든보다는 진보적이라고 수긍한다. 해리스는 이번 지명전 도중 지지를 철회했지만 상원에서는 ‘전국민용 의료 보험’(Medicare-for-All) 법안을 샌더스 의원과 공동 발의했었다. 해리스는 또한 ‘Green New Deal’ 법안과 ‘수압 파쇄 금지’ 법안에도 찬동했었다.


샌더스의 2020년 대선 후보 지명전을 보필했던 한 측근은 샌더스가, 개인적으로는 해리스와 가까우며 지난 5월에는 둘이 공동으로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고 있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에게 매월 2천 달러씩 지원해 주자는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었다. 해리스는 또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casio-Cortez) 하원의원이 ‘기후변화’ 법안을 발의하는데도 동참했었다. 진보 성향의 연구기관 'Data for Progress'의 공동 창설자인 션 매켈위(Sean McElwee)는 “해리스는 기후 문제에 관하여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고 기후 문제에 관하여 그녀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랬다.


“바이든이 부통령후보로 샌더스나 워렌을 고르지 않은 것에는 바이든의 의중(意中)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사회주의 성향의 잡지 'Jacobin'의 창설자이고, '미국 민주사회당'의 전 부총재 바스카르 선카라(Bhaskar Sunkara)는 바이든의 속마음은 그렇게 읽었다. “앞으로 그는 조 바이든으로서의 독자적 색채를 유지하고 결코 좌파 쪽으로 기울지 않겠다는 것”이라는 것이다.


경합주(競合州)의 진보 세력들로 하여금 바이든을 지지하도록 유도하는 디지털 홍보 활동에 월 백만 달러 규모의 경비를 지출하는 단체를 이끌고 있는 솔로몬은 “해리스가 부통령후보로 지명됨으로써 우리의 작업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불평했다. “의문의 여지 없이 해리스는 이념적 스펙트럼의 어느 한 쪽에 발을 단단하게 디디고 있지 않는 사람의 한 전형(典型)인 것 같은데 바로 그 때문에 많은 샌더스 지지 세력으로부터의 정당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좌파 쪽의 사람들 가운데서는 해리스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여 몇 가지 쟁점에 관하여 그녀의 입장을 수정했다는 사실은 당내에서 진보파가 득세(得勢)해서 의회 선거 예선에서 체제파 민주당원들이 밀려나는 현상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환영할 일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샌더스가 창설했던 'Our Revolution'이라는 좌파 단체의 전임 정치국장 데이빗 두할데(David Duhalde)는 “오바마(Barrack Obama) 대통령이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던 좌파의 저항을 바이든과 해리스가 중지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의 오랜 측근이었고, 2016년 대선 민주당 지명전 때 선거 참모였던 제프 위버(Jeff Weaver)는 ”해리스가 2016년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의 런닝메이트였던 팀 케인(Tim Caine)보다 훨씬 진보적이라는 것은 고무적 사실“이며 ”오히려 당내 좌파의 움직임은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과거에 어떤 정당이었고, 2016년에 주장했던 정책들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회고해 보면 우리가 장족(長足)의 변화를 이룩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으며 여기서 후퇴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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