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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5 13: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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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적응력 없어… 바둑 규칙을 바꿔도 인간은 끄떡 없지만, 알파고나 딥블루는 그렇지 않다
-딥러닝은 30년간 진행돼 왔으며, 최근의 급격한 발전은 예외적 현상… 뚜렷한 ‘법칙’은 없다
-현재의 집, 자동차, 기계 등은 몇십년 뒤에도 운용될 것… 하드웨어 실용화의 한계비용은 높다


▲ B-52의 마지막 기체는 55년 전인 1962년에 제작되었지만 아직도 운행중이다.


네째, 여행가방 단어(suitcase words) 문제이다

 

인공지능의 최초 개발자들의 하나인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는 다양한 의미를 지닌 단어를 ‘여행가방 단어(suitcase words)’라고 부른다. 젓가락 사용법을 배우는 것은 새 노래를 배우는 것과 매우 다른 경험이다. 코드를 배우는 것도 도심지 돌아다니는 방법을 배우는 것과 매우 다르다고 브룩스는 말한다.

 

사람들은 기계가 새로운 영역을 배웠다고 들으면, 인간이 그 영역을 배웠을 때와 똑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기계가 배우는 과정은 복잡다단하다. 인간 연구원, 엔지니어들이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특별 코딩, 특수 목적을 위한 훈련, 매번 새로운 문제를 풀 수 있는 개별적인 학습 구조를 세워줘야 한다. 오늘날 머신런닝은 새 영역에서 배우기 위해 대대적으로 특별 목적을 위해 변조할 필요 없는 스폰지 같은 인간의 학습과 전혀 다르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컴퓨터가 세계 체스 또는 바둑 챔피언에게 승리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컴퓨터도 사람처럼 경기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실상은 프로그램은 경기가 무엇인지,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식도 없다. 기계들은 적응력도 없다. 경기 규칙을 바꿔도 인간은 끄떡 없지만, 알파고나 딥블루는 그렇지 않다.

 

‘여행가방’ 단어들은 사람들이 수행하는 일을 기계가 얼마나 잘 하는지 오도되게 만든다. AI 연구자들과 홍보 담당자들이 업적을 자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들은 뒷전에 가려지고, 그들의 보도 제목들은 여행가방 단어를 나팔 불면서 AI의 일반적 의미를 왜곡하고 더 큰 성취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고 브룩스는 지적한다.

 

다섯째, 많은 사람들이 기하급수적(Exponentials) 발전을 착각한다

 

모든 사람들은 시계 움직이듯 컴퓨터가 변함없이 개량되리라는 무어의 법칙을 알고 있다. 고든 무어(Gordon Moore)는 매년 마이크로 칩에 들어가는 컴포넌트가 2배씩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법칙은 50년간 유효했으나 ‘매년’이 2년으로 늘어나고 지금은 그 패턴이 멈추어 가고 있다. 칩(chip) 속에 컴포넌트가 2배로 늘어나면서 스피드도 그만큼 빨라져왔다. 따라서 메모리 칩의 용량이 매 2년마다 4배로 늘었다. 카메라가 한층 높은 해상도를 갖게 되었고 LCD 스크린이 기하급수적인 픽슬을 갖게 되었다.

 

무어의 법칙이 이루어진 이유는 Ture-False 질문을 디지털화했기 때문이다. 어떤 회로에 전기 또는 voltage가 있는 없는가? 대답은 칩 구성분이 계속 작아져서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여 전자가 너무 적어 퀀텀 효과가 지배적이 될 때 명확해진다. 지금 실리콘에 기반을 둔 칩 기술이 이 지점에 와 있다..

 

기하급수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 현상이 계속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부룩스는 지적한다. 그러나 무어의 법칙과 다른 기하급수적 법칙들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브룩스가 금세기 초에 MIT ‘컴퓨터 과학 인공지능 랩’을 운영하고 90개 이상의 연구 그룹을 위해 자금을 모금하고 있을 때, 협찬자들에게 기술이 얼마나 신속히 발전되는지 보이기 위해 아이팟의 메모리를 사용했다. 아래 표는 400달러 가격 미만의 아이팟에 얼마의 스토리지를 싣는지 보여준다.

 

연도기가바이트
200210
200320
200440
200680
2007 160 

 

 

브룩스는 그 추세대로 몇 년 연장해 보이고, 그 스토리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물었다. 저 규칙을 오늘날까지 연장했다면, 400달러짜리 아이팟은 16만 기가바이트 용량을 지닐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400달러가 훨씬 넘는 아이폰은 2007년의 2배도 안 되는 겨우 256 기가바이트의 용량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 기하급수적 증가는 일반적인 수요자들이 필요한 양에 도달하자 멈춘 것이다. 기하급수적 증가는 자연적 한계에 도달하거나 경제적으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 멈춘다.

 

마찬가지로 딥러닝 덕분에 AI 시스템의 성능이 갑자기 증가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AI 성능이 주기적으로 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브룩스는 말한다. 그러니 딥러닝은 지난 30년간 진행되어 왔으며, 최근의 급격한 발전은 예외적인 현상이다. 그렇다고 AI 연구가 갑자기 여러 AI 어플리케이션의 성능을 빠르게 상승시키는 예외적인 현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얼마나 자주 그런 일들이 일어날지 알 수 있는 ‘법칙’은 따로 없다.

 

여섯째, 헐리우드 시나리오(Hollywood scenarios) 문제이다

 

할리우드 공상과학 영화는 한 요소만 빼고, 나머지는 현재와 똑같이 가정한다고 브룩스는 지적한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주인공은 인공로봇이 시중을 드는 가운데 아침식사를 한다. 주인공은 신문을 읽는데, 태블릿이나, 팟캐스트, 인터넷에 연결된 아마존의 에코(Echo)가 아닌 종이 신문이다!

 

AI가 인간을 해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예측하는 AI 연구자들, 열성 신자들은 비슷한 상상의 도전을 받는다. 그처럼 스마트한 지능을 개발할 쯤에는 세상이 많이 달라져 있으리라는 것을 그들은 무시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상은 여러 종류의 지능으로 채워지고 우리는 경험을 많이 쌓았을 것이다. 인류를 없애려는 초월적 지능이 개발되기 훨씬 이전에 덜 호전적인 지능들이 단계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매 단계 마다 인류는 그에 적응하고 기술도 그러할 것이다. 도전은 계속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갑자기 예상치 않게 스마트한 지능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브룩스는 말한다.

 

일곱째, 실용화 속도(Speed of deployment)의 문제이다

 

어떤 산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가 신속히 실용화된다. 페이스북 같은 프랫폼은 매 시간 새 특징들이 첨가된다. Integration testing을 통과하면 현장에서 문제가 생겨 회수하게 되어도, 경제적 손실이 거의 없다. 실용화 한계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고 브룩스는 지적한다.

 

한편, 하드웨어를 실용화하는 한계비용은 매우 높다. 자동운전도 아니고 소프트웨어로 제어되지 않은 현재의 자동차는 2040년에도 길거리를 다닐 것이고, 따라서 자율 운전차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 오늘 지은 집은 100년을 견딜 것이다. 브룩스의 집은 1904년에 지어졌지만 그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집보다는 더 새 것이라고 한다.

 

자본 비용 때문에 하드웨어는 고등기술이 가능하거나 그것이 특수 존재 목적에 적합하더라도 오랫동안 유지된다. 미 공군은 B-52의 변형인 B-52H를 아직도 사용한다. 1961년에 만들어져 56년이 지났다. 마지막 기체는 55년 전인 1962년에 제작되었다. 이 비행기들은 2040년까지 또는 그 이상 100년간 운항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룩스는 공장에서 아직도 멀쩡하게 가동되는, 수십년 된 기계들을 보곤 한다고 말한다. 그는 1990년에 나온 윈도우 3.0을 쓰는 PC도 최근에 보았다. 이 PC와 소프트웨어들은 20년 이상 똑 같은 작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로봇과 AI를 이용한 거의 대부분의 혁신은 전문가들이 기대하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브룩스는 내다 본다. 원칙적으로는 혁신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최근 구인광고를 보니 텔사는 아직도 PLC 기술자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현재 가장 많이 AI를 갖춘 자동차 생산에 electromagnetic relay emulation을 사용할 계획이다.

 

많은 AI 연구자들, 열성자들이 세계는 이미 디지털화되어 있어서 새로운 AI 시스템을 도입하면 그 효과가 즉각 supply chain, 공장, 제품 디자인에 흘러 내려 가리라고 상상한다. 진실은 그렇지 않다. 로봇과 AI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혁신이 작동되기까지는 전문가, 비전문가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기나긴 세월이 흘러야 한다고 브룩스는 말한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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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iel Suh '제3의 길' 칼럼니스트 Daniel Suh '제3의 길' 칼럼니스트의 다른 기사 보기
  • 한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1974년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자녀들 키우고 재무경제학을 공부하였다. 미국 산업계와 학계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다가, 2010년부터 포항공대에서 가르치고 연구하고 2017년에 은퇴했다. 지금은 미국에서 경제를 비롯해 교육, 사회(governance, ethics, and leadership), 문화(culture), 혁신(social and technological innovation) 등 공부를 하면서 인생 ‘제2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암행어사처럼 사회의 악행을 제거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인본 중심의 사회문화 형성을 위한 어린 꿈을 향해 정진 중이다. 이를 위한 좌우명은 진리(목표), 사랑(동기), 양심(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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