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언론이 공개한 호르무즈 대체 항로 지도[메르흐 통신 텔레그램 캡처]
이란이 종전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의도적인 봉쇄가 아니라, 과거 직접 설치한 기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더 많은 선박 통행을 허용하려는 의사가 있으나 앞서 설치한 기뢰의 매설 지점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이 기뢰 설치 당시 모든 위치를 정확히 기록했는지조차 불확실하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기술적 허점이 해협 정상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기뢰는 특정 지점에 고정되지 않고 해류를 따라 떠다니는 '부유식'으로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안전 항로를 표시한 해도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며 통행 재개 의지를 보였으나, 미국 당국자들은 기뢰가 사실상 무작위로 설치된 탓에 해당 항로의 안전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란 자체적으로도 설치된 기뢰를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는 소해(掃海)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제약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회담에서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휴전 선언 직후 "기술적 제약을 고려한 상태에서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언급하며 물리적 한계를 시사했다.
미국이 이란의 '기술적 불가피성' 주장을 전략적 지연 전술로 간주할지, 혹은 실질적인 안전 문제로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미국이 즉각적인 전면 개방을 계속 압박할 경우, 기뢰 제거와 항로 확보를 둘러싼 양국의 시각 차이가 이번 종전 협상의 성패를 가를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