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폭격 뒤에 숨겨진 테헤란의 비극… "우리는 인간 방패가 되었다" - 시민들, 이제는 정권 탄압 강화 우려에 전전긍긍 - "정권 안정화하는 휴전은 버림받는 것" - Pakistan 협상 앞두고 안개 속 정세
  • 기사등록 2026-04-11 05:00:02
기사수정

테헤란 엔켈랍 광장에서 휴전 발표 후 이란 시민들이 모여 있다. 미국과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완전히 소멸시키겠다고 발표한 시한 만료 불과 한 시간 전인 화요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테헤란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적으로 재개방했다. (AFP 연합)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이 시작된 가운데,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여성이 국제 사회에 전쟁의 참혹함과 독재 정권 치하의 공포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호주 일간지 ‘더 오스트레일리아(The Australian)’에 기고한 에세이를 통해,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이 시작된 이후 테헤란 시민들이 처한 처참한 현실을 폭로했다. 그녀는 이란 정권이 군사 거점 주변에 민간인을 배치하며 "평범한 시민들을 거대한 군사화된 풍경 속의 인간 방패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현재 테헤란 시내는 밤마다 울려 퍼지는 폭발음과 삼엄한 검문소, 그리고 외부와의 소통이 완전히 차단된 인터넷 블랙아웃으로 인해 분노와 편집증, 극도의 피로감이 지배하고 있다.


이 날 전해진 증언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공격 초기만 해도 이란 시민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을 반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정권에 의해 수천 명의 시위대가 공개 처형당한 것에 분노한 시민들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거처가 피격되었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그녀의 딸은 "학교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환호했고 선생님조차 몰래 춤을 췄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오랫동안 꿈꿔온 정권 교체의 희망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휴전이 선언된 지금, 테헤란의 분위기는 다시 깊은 불안감으로 바뀌었다. 이 여성은 무엇보다 전쟁 그 자체보다 "전쟁이 끝난 뒤 현재의 정권이 더욱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살아남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정권 지지자들은 매일 밤 확성기를 통해 선전 문구를 내보내고 있으며, 다리 아래와 주요 도로에는 검문소가 들어서 젊은이들의 휴대전화를 무차별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금요일 파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인 미·이란 협상을 앞두고 국제 사회에 간곡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녀는 "이란 국민이 수년간 거리에서 외쳐온 민주화 요구를 외면한 채 현재의 질서를 안정시키는 방식의 휴전은 평화가 아니라 우리를 버리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정권의 기반을 흔들지 못하는 어설픈 합의는 결국 더 가혹한 탄압의 발판이 될 뿐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이란 국민은 일시적인 포성이 멈춘 밤에도 깊은 불안 속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보복이 두려워 이름을 밝히지 못한 이 여성은 "빛이 결국 어둠을 이길 것이라고 믿으며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저항을 이어가겠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미·이란 간의 고위급 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테헤란 시민들의 이러한 절규가 협상 테이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2569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