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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단아' 오르반의 위기… 미 총력 지원에도 총선 지지율 야당에 완패 - 여론조사서 야당 티서에 9%p 뒤처지며 집권 16년 만에 정권 교체 기로 - 푸틴을 '사자'로 칭송한 굴욕 외교 녹취록 공개에 민심 이반 가속화 - 트럼프 지지 효과 미미… 시장은 벌써 포린트화 강세 등 정권 교체 기대
  • 기사등록 2026-04-11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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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포스터가 붙은 헝가리 시내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연합(EU) 내에서 러시아 및 미국과 밀착하며 독자 행보를 걸어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집권 16년 만에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현지 일간지 네프사바가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피데스의 지지율은 29%에 그쳐 야당인 티서(38%)에 9%포인트 차이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표 의사를 확정한 유권자 층에서는 격차가 13%포인트까지 벌어지며 야당의 압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비록 집권당에 유리한 선거구 구조가 변수로 남아있으나, 전문가들은 야당이 현재의 격차를 유지한다면 의회 과반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날 오르반 총리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인 원인으로는 잇따른 '굴욕 외교' 논란이 꼽힌다. 최근 오르반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를 '사자'에, 헝가리를 그를 돕는 '생쥐'에 비유한 녹취록이 폭로되면서 주권 훼손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여기에 외무장관이 EU 회의 도중 러시아 측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친러시아 편향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정점에 달했다.


미국의 노골적인 지원 사격도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형국이다. JD 밴스 부통령이 헝가리를 직접 방문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오르반 지지를 호소했으나,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 이후 악화된 유럽 내 여론이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마린 르펜 등 유럽 내 우군이었던 극우 세력들마저 트럼프 대통령과 선을 긋기 시작하면서 오르반 총리는 국제적으로도 고립된 처지에 놓였다.


금융시장은 이미 헝가리의 정권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당이 집권할 경우 EU와 갈등을 빚어온 사법 독립성 문제가 해결되어 동결된 수십조 원의 EU 지원금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채권 금리 가산금리도 크게 축소되며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실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경우, 그간 헝가리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던 EU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헝가리를 교두보로 삼아 EU 내부 균열을 꾀했던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16년간 지속된 오르반의 '강권 통치'가 막을 내릴지, 아니면 고령층과 지방의 숨은 표심이 반전을 일으킬지 전 세계의 이목이 헝가리 총선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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