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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에너지 위기 직격탄…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연료비 폭등에 비상 -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되자 국제가격 통제 불능 상태 빠져… - 파키스탄 경유·휘발유 가격 한 달 새 두 차례 급등하며 서민 보조금 지급마… - 수입 의존도 높은 방글라데시 LPG 가격 29% 인상하고 국제 차관 도입 등 궁여…
  • 기사등록 2026-04-03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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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카라치 주유소에 줄선 오토바이 운전자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중동의 주요 에너지 수송로가 마비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기록적인 연료 가격 인상과 보조금 중단이라는 가혹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2일, 경유와 휘발유 가격을 각각 50% 내외로 대폭 인상하는 강수를 두었다. 경유 소매가는 리터당 520.35 파키스탄 루피로 54.9% 올랐으며, 휘발유 역시 458.40 파키스탄 루피로 42.7% 급등했다. 이는 지난달 약 20%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조치다. 알리 페르바이즈 말리크 에너지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 연료 가격이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인상의 불가피함을 호소했다.


특히 이번 가격 인상과 함께 파키스탄 정부는 그동안 소규모 농가와 오토바이 운전자 등 취약계층에게 지급해 오던 에너지 보조금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무함마드 아우랑제브 재무장관은 지난 3주 동안 약 1,290억 파키스탄 루피의 보조금을 쏟아부었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재원을 감당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서민 경제의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포기해야 할 정도로 국가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방글라데시 역시 에너지 대란의 파고를 피하지 못했다. 전날 방글라데시 당국은 조리용 액화석유가스(LPG) 12kg 한 통 가격을 기존보다 29% 인상된 1,728타카로 책정했다. 자동차용 압축천연가스(CNG) 가격도 동일한 비율로 상승하며 물류비와 가계 부담을 동시에 키웠다. 이미 연료 구매 제한 등 고강도 소비 통제 조치를 시행 중인 방글라데시는 부족한 에너지 수입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차관 도입을 추진하는 등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동 전쟁의 여파는 인도양 도서국인 몰디브로도 번졌다. 그동안 오만으로부터 연료를 수입해 온 몰디브는 수송로 차질로 공급이 끊기자 인접국인 인도에 긴급 휘발유 지원을 요청했다. 세계 4위의 원유 정제 능력을 보유한 인도는 이미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등에 연료를 공급 중인 상황에서 자국 재고량을 검토하며 몰디브 지원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이번 에너지 위기는 아시아 전역의 실물 경제를 마비시키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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