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 석유로 간신히 버티던 쿠바서 위기감 확산]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압송 사태를 계기로 이웃 나라인 쿠바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가 그냥 둬도 곧 무너질"(ready to fall) 것”이라 말한다 쿠바에 “너무 늦기 전에 미국과 협상하라”는 최후통첩까지 보내자 쿠바내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 대통령직을 맡을 수도 있다”고 발언하면서 쿠바정권의 전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베네수엘라의 쿠바 자금 및 석유 지원을 중단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하바나에 ‘너무 늦기 전에 협상을 하라’고 촉구했다”면서 “쿠바는 오랫동안 베네수엘라로부터 막대한 석유와 자금을 지원받으며 살아왔으며, 그 대가로 쿠바는 지난 두 명의 베네수엘라 독재자에게 '안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미국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할 것”이라면서 “쿠바에는 더 이상 석유도 돈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늦기 전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수십 년간 적대 관계를 유지해 온 쿠바로부터 어떤 종류의 협상을 원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가디언은 “베네수엘라는 쿠바의 최대 석유 공급국이지만, 미국의 엄격한 석유 봉쇄로 인해 마두로가 미군에 체포된 이후 베네수엘라 항구에서 쿠바로 향하는 석유 화물이 전혀 출항하지 않은 것으로 해운 데이터는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져 있는 가운데, 값싼 베네수엘라산 석유 없이는 하바나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쿠바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트럼프의 위협에 맞서 “쿠바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주권적인 국가”라면서 “누구도 우리의 행동을 좌우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12일, “쿠바에 대한 트럼프의 압박은 주변국들을 미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그의 움직임에서 가장 최근의 수위 상승이며, 서반구를 장악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야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면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이 쿠바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예상을 숨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어 “쿠바는 주로 베네수엘라에서 공급받는 원유와 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소량은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이를 공개 시장에서 구매하여 발전기와 차량을 가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도 “베네수엘라가 쿠바에 석유를 끊으면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구가 약 1천만 명인 쿠바는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를 지원받아서 일부는 국내 수요에 충당하고 일부는 국제시장에 판매해 외화를 벌어들여 의약품과 식량을 구매함으로써 미국의 경제봉쇄에 따른 어려움을 간신히 헤쳐나가고 있었다. 대신 쿠바는 베네수엘라에 대통령 경호 등 안보 지원을 해 주었는데, 이번 마두로 체포사건 때 100명 정도가 사망했는데, 그중 32명은 쿠바 정보국 디레시온 데 인텔리전시아, DI 소속 최정예 요원들이었다.
사실 쿠바는 고도의 정보 기술을 우방 독재 국가에 '수출'해 왔다. 특히 베네수엘라에서는 반정부 세력을 감시·고문·심문하며 좌파 정권을 수호해왔다. 하지만 미군의 이번 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작전 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 내부 포섭 정황도 놓쳤다. 치명적인 정보 결함 속에 방어 체계도 무너지며 마두로는 체포되고 요원들은 몰살됐다.
정보 실패는 쿠바 정권의 존립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쿠바는 정보 인력 파견 대가로 베네수엘라로부터 막대한 자금과 헐값의 석유를 공급받아 체제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쿠바의 정보 실패와 마두로의 몰락이 주변 좌파 정권으로 번지며, 서반구에서 정권 교체 '도미노 현상'을 부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루비오 쿠바 대통령? 좋은 생각"]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의 부모는 1950년대 쿠바의 잔혹한 바티스타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사실 소셜미디어에선 루비오의 광범위한 업무 포트폴리오로 인해 루비오를 '만능 관리'로 묘사하는 농담이 유행하고 있다. 루비오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국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국 국립기록보관소장 대행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한때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임시처장을 지낸 적도 있다.
소셜미디어 엑스(X)엔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루비오 사진을 이용해 루비오의 '깨달음'을 표현하는 밈(meme)이 빠르게 확산했다. 인공지능(AI)으로 “이란의 샤, 베네수엘라 대통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의 복장을 합성해 해당 역할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루비오”이라는 글을 남기는 식이다.
루비오 본인도 밈에 동참하며 최근의 상황을 즐기고 있다. 지난주 X를 통해 “평소에는 온라인 루머에 대응하진 않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입장을 밝힌다. 저는 현재 공석인 마이애미 돌핀스(NFL 미식축구팀)의 감독 및 단장 자리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를 알 순 없으나, 지금은 국제 정세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에 대해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에게 쿠바 정책을 맡기자는 제안을 한 것은 미국 행정부가 카리브해 국가인 쿠바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고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붕괴 직전의 쿠바, 최악의 상황을 쿠바정권은 은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가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고 지적한 바 있었는데 실제로 쿠바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쿠바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공중 보건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가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에 놓여 있지만, 쿠바 정권은 전염병에 대한 진실을 지속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더 선(The Sun)과 같은 해외 언론은 “환자들이 고열, 발진, 피부 벗겨짐, 관절 부종,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면서 “쿠바 인구의 약 3분의 1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영국 의학 저널(BMJ)은 이러한 감염 급증을 쿠바 역사상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위기라고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더선은 이어 “그러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 질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단순히 유행하는 질병을 바이러스라고만 부르고 있다”면서 “쿠바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에 놓여 있는데, 지난 3년간 7만 명의 의료 종사자가 직장을 떠났고, 3만 명이 넘는 의사들이 해외로 이주했으며, 많은 병원이 문을 닫거나 과밀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변국들의 대응도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주 “쿠바에서 귀국하는 여행객에 대해 건강 검진과 최대 7일간의 격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스페인은 발병의 심각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자국민에게 쿠바 여행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치쿤구냐 감염 사례 149건이 쿠바 여행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바 정부는 이번 발병 사태에 대해 거의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보건 당국은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13,000건의 새로운 발열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질병이 확산된 지 3개월이 지나서야 정부는 마침내 이를 전염병으로 인정했지만, 국가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는 여전히 거부했다.
더선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17일 기준 쿠바 공식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는 52명(대부분 어린이)이고 의심 환자는 3만 8천 명 이상”이라면서 “그러나 많은 쿠바인들은 실제 수치가 공식 발표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주의 공간(Democratic Spaces)의 마이클 리마 소장은 “이번 위기가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쿠바의 오랜 문제들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쿠바는 장기적인 전력망 마비, 심각한 식량 및 의약품 부족, 악화된 위생 시설, 마비된 쓰레기 수거 시스템, 그리고 심각한 환경 및 사회 문제로 인해 공공 서비스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짚었다.
마이클 리마 소장은 이어 “지난해 11월, 허리케인 멜리사가 쿠바를 강타하여 심각한 홍수를 일으켰는데, 하수와 쓰레기가 거리를 뒤덮어 모기가 번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했고, 이는 전염병 확산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앰네스티는 “쿠바가 수십 년 만에 가장 억압적인 통치를 받고 있으며, 독립적인 NGO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고 언론 자유가 억압되어 투명성과 책임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쿠바가 지금 이런 지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가 붕괴 직전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공산 정권은 국민들이 아사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어도 자신들의 정권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하루빨리 쿠바의 국민들이 자유의 맛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