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中경제 개혁개방 40년 역사, 전례 없는 위기 직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래 40여년이 지난 중국이 그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으며 앞으로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이젠 중국인들조차도 시진핑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중국이 부진한 경제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라는 제목 기사에서 이같이 진단하면서 “부동산 붕괴로 인해 소비자들은 조심스러워졌고 기업들도 경계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어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견인차로 여겨지던 2004년부터 중국인들의 경제 인식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는데, 5년 전에 비해 소득이 늘었다는 답변의 비율이 지난 2014년에 77%로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 비율이 지난해에는 39%로 급격하게 하락했다”면서 “중국에서 스스로 과거에 비해 부유해졌다고 느끼는 사람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NYT는 “이 조사결과는 중국 경제가 40여년 전(1978년)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이래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새로운 현실을 말해준다”고 짚었다.
[부동산 침체의 장기화가 중국 경제 폭망의 가장 큰 요인]
NYT는 중국 경제가 위기에 빠져든 가장 큰 요인으로 부동산 위기의 장기화를 들었다. 이는 우리 신문도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했던 내용이다. 다시말해 시진핑 정권이 부동산 문제는 제쳐두고 다른 방법으로 아무리 경기부양을 하려해도 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우리 신문은 여러차례 지적했었다.
그런데 NYT도 “중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하는 정책을 펼쳐 왔고, 특히 지방정부가 부동산 붐을 이용해 재정 확충을 해 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 경제는 성장해 왔다”면서 “가계 저축과 은행 부문, 지방정부 재정을 뒷받침했던 중국 부동산은 현재 개발업체의 붕괴로 막대한 부채, 팔리지 않은 아파트, 일자리 상실 등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부동산 부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을 개혁하고자 손을 댔지만 어설픈 사회주의식 방식으로 접근하다보니 오히려 그동안 곪아왔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사실상 중국 당국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 번져갔다.
실제로 부동산 부문은 개인 저축과 금융 및 지방 정부 재정을 장악했었는데, 시진핑 정부가 억지로 개혁을 하려다 보니 탈이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졸지에 부동산 부문이 위기에 처했다. 결국 개발 회사들이 막대한 부채를 남기고 도산하면서 투자 부진이 이어졌고 지은 아파트가 팔리지 않은 채 버려지고 일자리가 줄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진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부동산 부문이 부채가 부채를 낳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 과잉투자로 인한 부채가 무려 7조 달러(약 9396조 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부동산 과잉투자 부채 9396조원, 금융 위기 가능성도]
부동산 기업들의 도산이 연쇄적 피해를 낳으면서 금융기관을 장악한 중국 정부가 기업 청산을 최소로 줄이고 있다. 문제는 중국 정부도 경제가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데 필요한 자금 여력이 곧 바닥이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투자 은행 나티시스의 아태지역 경제 책임자 앨리샤 가르시아-에레로는 “금융 위기로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에 익숙한 중국인들 침체 지속에 소비 심리 위축]
진짜 문제는 부동산 폭락과 시장 붕괴가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진핑 정부가 전혀 계산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중국인 가계 자산의 70~80% 가까이가 묶여 있는 부동산의 폭락은 단번에 중국 경제에 깊은 시름을 안겨주었다. 이는 시진핑 정부가 상상도 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해 무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중국 인민들은 가만히 앉아 있다가 자산이 최소 절반에서 심지어 3/4까지 날아가 버리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자 소비심리는 완전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그리 안해도 저축을 중시해 온 중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 경향이 더 강해진 것이다.
문제는 소비 심리가 냉각되자 당장 기업들에게 불똥이 튀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자 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결국 기업들은 임금을 삭감하고 고용을 줄였다. 이 여파는 당장 일자리 문제로 번져갔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예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래서 나온 말이 탕핑이다.
중국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는 중국 극장가 매출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는 사실로도 확인된다. 이뿐 아니다. 특히 식음료 시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심지어 중국인들의 대중 음료라 할 수 있는 밀크티 시장도 대폭 축소됐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밀크티 한 잔 값으로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고 있다”며 “이제는 10위안(약 1800원)짜리 밀크티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경제 불황 속에서 임금 삭감과 해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밀크티를 마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 정도니 일반 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짐작이 간다. NYT는 실제로 중국 쓰촨(四川)에서 매장 간판, 포스터를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한 셰리 양씨의 예를 들면서 한때는 직원 16명을 두고 인쇄기를 24시간 가동할 정도로 사업이 잘됐지만, 지금은 직원을 6명으로 줄였음에도 마땅히 할 일이 없을 정도로 사업 부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올해가 사업 시작 이래 가장 어려운 한 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은 중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한때 중국으로 몰려들었던 외국 기업들의 철수 움직임으로 번져가고 있다. 프랑스 사치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 회사인 세포라가 지난달 ‘시장 상황의 어려움’을 이유로 감원한다고 밝혔으며,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도 중국에서 연구개발(R&D) 작업을 중단하며 1천명 이상을 해고키로 했다.
또한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중국 및 해외 투자자들이 자금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폭락하고 중국 주식 시장도 미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 대비 침체돼 있다.
올해 중국 증권 투자액이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섰다. 180개 중국 기업들 주식이 올해 초 증시 지수 산정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중국 기업의 세계 시장 비중이 축소됐다.
[공급과잉이 불러온 재앙, 수익률 떨어져]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성장률 5% 달성을 위해 수출을 늘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로 전기 자동차 세계 시장 장악, 배터리와 가전제품 수출로 중국의 수출이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 과잉으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부문 침체에 따른 피해를 만회하는 데는 미흡한 상황이다. 또한 주요 무역상대국들의 반발까지 사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NYT는 “중국 정부가 올해 잡은 경제 목표치(5% 안팎) 달성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심각한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과거 효과를 봤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게 해 봤자 효과가 없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방정부 등의 이른바 '숨겨진 부채'가 7조달러(약 9천370조원) 이상이나 되는 상황에서 추가 차입은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경제 붕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제는 중국 경제 붕괴의 중요한 요인이었던 부동산 시장의 회복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JP모건의 중국 담당 주하이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매체 CNBC에 “중국 주택 시장 붕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주택 가격이 최소 2025년까지는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중국은 서방의 우려를 반박하는데 적극적이다. 중국 거시경제연구원 국제경제 연구소장 진 뤄팅은 지난 4월 국영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서방 매체들과 정치인들이 중국의 단기적 경기 침체를 두고 소동을 벌인다”면서 “중국 경제의 문제와 과제를 편파적으로 과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자들의 이러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매우 암담한 것이 사실이다. NYT는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부인한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청년 실업 문제가 대표적”이라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6월 실업률이 13%였으나 7월에 17%로 치솟았다.
NYT는 장시성 난창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올여름 졸업한 위니 첸의 예를 들었다. 그는 지난 3월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했으나 아직 일자리가 없다. 모든 일자리에 대한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한다. 첸은 회계, 전자상거래, 소셜 미디어 등 분야의 민간 기업 1229곳에 응시원서를 냈다. 일부 회사의 면접을 통과했으나 보수가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예컨대 한 회사가 제시한 초봉은 월 380 달러(약 51만 원)으로 도저히 생활을 꾸려갈 수 없는 수준이다. 다른 회사에선 대체 휴일 없이 공휴일 근무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으나 실제로는 나이트클럽 일자리였다. 첸은 동급생들 대부분이 실직 상태라면서 “경제가 너무 안좋다”고 했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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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