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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내부의 반란, “크렘린 독재 끝내자!” - 反푸틴세력, 우크라 접경 러 본토서 교전후 일부지역 점령 - 모스크바 상공에서 반정부 깃발 포착되기도 - 푸틴 반군의 러시아 소도시 점령, 곤혹스러운 푸틴
  • 기사등록 2023-05-24 05: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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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푸틴세력, 우크라 접경 러 본토서 교전]


푸틴의 러시아가 내우외환으로 고전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서방진영이 단결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서 군사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반푸틴 세력들이 ‘크렘린 독재를 끝내자’면서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본토에서 전날 교전이 발생했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벌인 군사작전이라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러시아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이라고 밝힌 러시아 반체제 단체는 자신들이 벌인 작전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자유러시아군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민병대임을 강조했다. 자유러시아군단은 1년 3개월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주요 전투에 참여한 이력은 전혀 없다. 이번 기습에는 또다른 반러시아 민병대인 러시아의용군(RVC·Russian Volunteer Corps)도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의용군'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브랸스크주에 침투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인 바 있다.


현재 자유러시아군단은 러시아 국경을 넘나들면서 습격을 시작해 국경 지역의 러시아 영토 내 코진카(Kozinka) 정착촌을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러시아군단은 이어 “우리는 더 이상 권력을 가진 범죄자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우리와 당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었다”면서 “이제 모두가 자신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때다. 크렘린의 독재를 끝내야 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벨고로드주 그라이보론 마을에 무장공작원이 침투했고, 러시아는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는데, 바로 이 틈을 타서 자유러시아군단이 국경을 넘어 코진카 정착촌을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주 주지사는 “벨고로드 주민의 안전 보장을 위해 오늘부터 이 지역에 대테러작전을 선포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국 영토로 침입한 파괴공작원과 싸우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국경수비대, 연방방위군, 연방보안국(FSB)과 함께 적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이날 CNN이 전했다.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받아 마을에서 8명이 부상했다”면서 “주민 대부분이 해당 지역을 떠났지만, 여전히 상황이 매우 긴박하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이번 러시아 본토 공습이 우크라이나군과 무관한 러시아인이 수행한 작전임을 공지했다. 안드리 유소프 우크라이나군 정보국 대변인은 “이 작전이 러시아 시민에 의해 수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트위터에서 “이번 사건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상황을 연구 중이지만, 우리는 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패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경 침공을 보고받았다”면서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가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벨고로드 무장 침공 주도자 중 한 명은 러시아 민족주의자 알렉세이 레프킨(Alexey Levkin)”이라면서 “그는 러시아 연방 지명 수배자 명단에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타스통신에 의하면, 그는 2018년에 반러시아 단체를 결성했으며, 反푸틴 선동혐의로 궐석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전이 발생한 벨고로드주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 하르키우주와 접한 러시아 서부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중요 보급 및 지원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점증하는 러시아 본토 공격, 긴장하는 러시아]


이런 가운데, 현지 텔레그램 채널 ‘바자(Baza)’는 우크라이나 장갑차가 러시아 국경 초소를 공격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또 러시아 본토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따라 3개 마을에서 전투 징후가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램 채널 ‘오픈 벨고로드’는 여러 마을에서 물과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공격에 전차와 헬리콥터, 대포 등이 동원됐다는 증언과 함께 헬리콥터가 저공 비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유포됐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영토를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러시아 국경지역 공습이 본격적인 반격작전의 일부인지 아니면 반푸틴 지원세력을 돕기 위한 우회 공격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벨고로드와 브리안스크 지역의 국경을 따라 군사적 충돌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달초 2대의 제트기와 2대의 헬리콥터를 포함한 4대의 러시아 군용기가 격추되어 전쟁 사상 하루만에 최악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모스크바 상공에[서 반정부 깃발 포착되기도]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조국 러시아와 싸우는 반체제 단체가 수도 모스크바 한복판에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을 띄워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반체제 단체인 '자유러시아군단'은 이 단체를 나타내는 청색과 백색 깃발이 모스크바의 대형 건물 근처 공중에 떠 있는 사진을 이날 트위터에 공개했다”면서 “이 단체는 ‘모스크바 중심가의 자유 러시아 깃발’이라는 설명을 달았으나 해당 사진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자유러시아군단이 올린 사진은 크렘린궁에서 불과 6마일(9.6km) 떨어진 러시아주립대학 부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우리가 국경지역에서 해방전투를 벌이는 동안 우리 깃발은 모스크바 중심에서 펄럭이고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설명도 단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러시아군단은 어떤 조직?]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벨고로드 일부 지역을 점령한 자유러시아군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개시된지 몇 주후에 결성된 단체로, 러시아를 푸틴주의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망명한 러시아 정치인 일리야 포노마레프(Ilya Ponomarev)가 대표를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러시아군단은 지난 3월 러시아 대법원에서 테러조직으로 선언되었는데, 이들은 SNS를 통해 “자신들이 러시아의용군과 함께 벨고로드의 코진카 지역을 점령했으며, 그라보론에 진입한 이들도 바로 자신들”이라고 밝혔다.


대표를 맡고 있는 포노마레프는 지난 2014년 모스크바의 크름반도 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러시아 의회 의원이다.


[푸틴 반군의 러시아 소도시 점령 의미는?]


그렇다면 자유러시아군단에 의한 벨고로드 소도시 점령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영국의 더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사실 국경을 넘는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작전은 군사정보기관인 GUR이 수행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면서 “키릴로 부다노프 GUR사령관이 러시아군에게 항복을 권유한 영상이 퍼지는 시점에 동시에 일어난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더터임스는 “자유러시아군단 소속은 러시아인들이지만 이들은 평소에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받고 있었으며, 이들이 휴대하고 있는 무기들도 모두 나토 표준소총에 미국산 험비를 몰고 전투에 투입된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공개된 세 번의 러시아 국경지역 공격 가운데 이번 사건이 가장 놀라운 전과”라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자유러시아군단이 푸틴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그 구호를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면서 “그러나 크렘린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받는 반푸틴세력이라는 점에서 국경지역에 대한 위협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푸틴은 지금 딜레마에 빠져 있다. 300마일에 걸친 방어전선을 지킨다는 것 자체가 역부족인 상황에서, 만약 우크라이나의 진격이 본격화된다면, ‘러시아 차르’ 푸틴의 체면은 심각하게 손상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경을 지킬 수 있는 병력을 더 이상 충원할 수도 없다는 점, 또한 북쪽 지역 방어를 위해 남쪽의 군대를 끌고 올 수도 없다는 점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는 것이 더타임스의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러시아군단의 도발은 푸틴의 머리를 복잡하게 할 것이다. 그들의 구성이 러시아인들인데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러시아 시민들의 호응도 우크라이나군들과는 다를 것이다. 이들의 공격력이 강화되면 될수록 러시아군의 공격 루트는 엉키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이 러시아의 일부 지역을 점령한 후,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 무단 점령후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나간다면, 푸틴의 입장도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이들에 의한 러시아내 점령지역이 확대되기라도 한다면, 크렘린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고민스러운 것이다. 이런 점에서 벨고로드 일부 지역에 대한 자유러시아군단의 점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또다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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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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