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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위안화 가치 급락, 흔들리는 시진핑 위상 - 마지막 방어선마저 뚫린 위안화 가치 - ‘디커플링’대신 ‘디리스킹’카드 제시한 美, 中 풀 수 있을까? - 위안화 가치의 하락, 차이나 엑소더스로 이어질 것
  • 기사등록 2023-05-23 12: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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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어선마저 뚫린 위안화 가치]


중국 위안화의 급락이 심상치 않다. 위안화 환율이 17일, 5개월 만에 심리 경계선인 1달러=7위안을 돌파한데 이어 22일에도 7.0157위안으로 중국당국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뚫렸다. 이는 중국경제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7일, “중국의 4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성장이 예측치를 하회했는데, 이는 1분기 경제성장 전망이 비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러한 불안정한 경제전망이 위안화의 약세를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UBS는 “위안화 시장이 공황상태”라고 밝혔다.


2021년 말 6.35위안이던 위안화 환율은 강도 높은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경기가 하강하면서 작년 10월 말에는 7.30위안까지 뛰었다. 그러나 중국당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간 지난해 11월부터는 석 달 연속 하락해 올 1월 말에는 6.75위안으로 떨어졌다. 이후 두 달간 횡보하던 환율은 최근 각종 경제지표에서 리오프닝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다시 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넉 달 만에 기준선인 50 아래로 내려갔다. 청년실업률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수입도 7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면서 위안화 환율이 다시 뛰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 약세와 시진핑의 위기]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당국이 위안화 환율의 마지막 방어선으로 불리는 ‘포치선(1달러=7위안)’이 뚫렸다는 점인데 이는 곧바로 시진핑 주석의 실질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안화 약세가 왜 시진핑의 위기라고 말하는 것일까? 5가지 이유가 있다.


(1) 시진핑 장기집권의 명분이 흔들리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10년간 집권을 하면서 최대치적으로 내세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샤오캉사회(모든 인민이 편안하고 풍족하게 사는 사회) 건설이었다. 샤오캉 사회는 원래 덩샤오핑이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완성하겠다고 선언한 구호였다. 그 바통을 장쩌민, 후진타오에 이어 시진핑 주석이 물려받았는데 자신의 치세에 이르러 이 과업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터였다.


샤오캉 사회 기준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의 두 배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자신의 시대에 중국이 주요 2개국(G2)에 올라서고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을 들어 샤오캉 사회 완성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그런데 2020년 5월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일에 리커창 전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중국 (소득 하위) 6억명의 월 소득이 고작 1000위안(약 18만8000원)밖에 안 된다”면서 “전 인구의 절반가량이 여전히 가난뱅이인데 무슨 소리냐?”고 잔칫상에 재를 뿌렸다.


시진핑 주석은 리커창 전 총리의 이러한 발언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중국 경제를 성장시켜야 했고, 이런 연유로 ‘공동부유’라는 마오쩌둥 시대의 카드를 꺼내들어 골고루 잘사는 중국 사회 건설 꿈을 꿨던 것이다. 물론 공동부유라는 카드 자체가 시진핑 주석이 잘못 꺼내든 정책이었고, 이로인해 엄청난 후유증들이 발생했지만 그 이면으로 시진핑이 공동부유 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은 그만큼 시진핑에게 심리적 부담이 컸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시진핑의 공동부유 카드는 사실 중국내의 부의 편중이 심각하기 때문에 꺼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시진핑 집권 이후, 경제구조는 오히려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인구 피라미드상 밑바닥에 해당하는 빈곤층(BOP)이 더욱 두터워지고, 이들이 느끼는 경제고통지수는 공산당 창당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위기 의식 때문에 시진핑은 지난 3년동안 강력하게 자신의 제1가는 정책으로 고수해왔던 ‘제로,코로나’ 정책까지 내던지면서 중국경제의 리오프닝에 나섰지만 경제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 경제에 있어 환율 방어선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포치선(1달러=7위안)’까지 뚫렸다는 것은 더 이상 중국 경제에 희망이 없다는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관점에서 포치선의 붕괴는 시진핑의 위기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말하는 것이다.


(2) 경제성장률의 부진


또 하나의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대목은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죽을 쓰고 있다는 것이고, 더 이상 중국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소지조차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진핑의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이다. 지나치게 이념을 앞세운 정책에다 민간기업이 아닌 중국 공산당이 모든 책임을 지는 당(黨) 중심의 경제정책이 중국 경제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이 내세운 중국몽을 바탕으로 세계패권 제패라는 ‘천상천하유아독존’적 가치관이 결국 미국 등의 서방세계로부터 분리당하는 수모를 겪게 만들었다. 이는 철저하게 시진핑의 환상에 빠진 중화사상에서 기인한 것이다.


시진핑 이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세계와 공존하는 국가였다. 그러나 시진핑이 집권하면서부터 글로벌을 제압하는 중국으로 변해갔다. 그러한 공격적 외교가 중국이 글로벌로부터 디커플링 당하는 처지로 전락시킨 것이다.


이런 대외적 상황은 곧바로 경제적 디커플링을 가져왔고, 이는 즉각 중국의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세계의 공정으로서의 지위도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고, 이는 당연히 경제성장률의 위축으로 다가온 것이다.


여기에 앞으로의 전망 역시 매우 부정적이다. 중국은 사실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서방세계와 같이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고용지표와도 연관되고 또 외교전략까지 숨겨져 있는 복합적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매년 중국의 대학졸업자를 비롯한 신규고용이 1300만명이라면 경제성장률은 최소 6%가 되어야 한다. 그 수치를 맞추지 못하면 당장 고용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불안정한 사회로 흘러가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국당국이 심각하게 본다.


그런데 중국은 지난해에도 3%에 그쳤다. 그렇다면 그 파장이 당장 고용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률 수치는 올해에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아마도 실업자는 더욱 늘어나게 되고, 이로인해 부의 편중도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그럴수록 사회 불안은 고조될 것이고, 이를 막으려는 통제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중국 당국이 지금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가 있다. 그렇게 통제가 강화되면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럴수록 시진핑의 위기는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들 것이다. 위안화의 가치 하락은 바로 이러한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3) 멀어지는 위안화 국제화


위안화의 가치추락은 위안화 국제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급기야 포치선까지 무너졌다는 것은 위안화가 한계상황까지 몰리고 있다는 징표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시진핑이 꿈꾸는 위안화 국제화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안화 가치 하락은 앞으로 어느정도까지 예상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노무라홀딩스는 위안화 가치가 올해 안에 달러당 7.3위안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실 중국의 위안화는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준비통화에 편입될 만큼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당국은 탈(脫)달러화를 통해 위안화의 기축통화화, 또는 달러의 대체통화를 꿈꾸어 왔다. 그러나 위안화 가치가 이렇게 흔들린다면 그 모든 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4) 멀어지는 중국 중심 경제망 구축


위안화의 가치 하락은 중국이 꿈꾸는 중국중심 경제체제 확립계획으로부터도 멀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진핑은 중국몽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일대일로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중화경제의 거미줄화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는 계기로 삼겠다는 꿈을 꾸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시진핑의 일대일로에 담긴 음흉한 계획들이 하나 둘씩 탄로가 나는데다 무리한 일대일로 투자로 인해 오히려 중국 경제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일대일로 수혜국들의 경제가 피폐해지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상 중국경제로의 종속화의 방편으로 시작되었던 일대일로에 숨겨진 야심들이 들통나면서 여기저기서 반발하고 있고, 집단 탈퇴로까지 이어지면서 시진핑의 중국몽 역시 무너지고 있다. 이는 중국 중심의 경제체제 확립이라는 거대한 꿈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뜻한다.


결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더 이상 중국 경제가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중국 중심 경제체제 확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흔들리는 중국 경제에 기대고 싶은 나라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5) 서방세계와의 디커플링이 가져올 악영향


세계 제2위 경제강국의 화폐인 위안화 가치가 흔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경제 펀더멘탈도 약하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왜 그럴까? 이는 세계 주류 경제로부터 고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가장 큰 착각은, 중국이 꿈꾸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중국은 원래 미국 등의 서방세계의 도움으로 지금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그러한 글로벌 경제로부터 고립되면 곧바로 급전직하하는 경제체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시진핑은 그러한 속성을 착각했던 것이다.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던 시진핑의 꿈이 결국 지금의 중국 경제를 만들고야 만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아직도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확증편향에 깊이 빠져 있어서 그럴 것이다.


[위안화 가치의 하락, 차이나 엑소더스로 이어질 것]


이렇게 위안화 가치가 흔들리고 또 하락한다는 것은 더 이상 중국 경제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중국 당국이 강력하게 개입해 다시 위안화 가치를 조절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위적인 것이라서 또다시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 속성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바로 차이나 엑소더스다. 이미 중국에 들어가 있던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로 빠져 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기업을 향한 중국 당국의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마치 빨리 나가라고 재촉하는 듯 싶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이 사라진 중국 경제는 한순간에 몰락하고 말 것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은 중국에 한 가지 해법을 던져주었다. ‘디커플링(decoupling)’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이란 카드다. 디커플링이 중국의 완전 배제를 의미한다면, 디리스킹은 중국과의 공존을 뜻한다. 선택은 중국이 해야 한다. 그러나 시진핑은 그러한 미국의 카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 걸 알 정도라면 중국 경제를 지금의 상황으로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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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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