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美 우크라에 F-16전투기 지원, "이젠 때가 됐다!" - 美, 우크라이나에 F-16 우회 지원 허용 - 美, 지금이 F-16지원할 적기라 판단, 전쟁 판도 뒤흔들 수도 - 러시아 격렬하게 반발하지만 중국 등 반대로 확전 가능성 없어
  • 기사등록 2023-05-22 12:26:42
기사수정



[美, 우크라이나에 F-16 우회 지원 허용]


우크라이나가 본격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우크라이나 당국이 그토록 소망해 왔던 F-16 전투기가 드디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가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게임체인저를 넘어 러시아군을 완전히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 당국이 기겁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이 주목된다.



CNN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 동맹국들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혔다”면서 “우크라이나는 그간 러시아의 공습에 맞서려면 F-16 등 현대식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고 보도했다.


F-16은 수백마일 떨어진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최신 미사일을 갖춘 미국산 전투기다. 미 행정부에서 기밀로 취급하는 시스템도 탑재돼 있는데다 F-16이 우크라이나에 지원된다면 전쟁의 확대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 그동안 지원을 거부해 왔다.


영국의 가디언도 1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에게 자신의 이러한 결정을 알렸다”고 전했다.


익명의 고위 관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조종사) 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국가 연합(미국 등 서방)은 실제로 전투기(F-16)를 제공할 시기, 제공할 수량, 누가 제공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훈련은 우크라이나 이외의 유럽 지역에서 진행되고, 마무리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이 훈련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가 F-16전투기를 강력히 원한 이유?]


1976년에 처음 비행을 시작했던 F-16은 현재 25개국에서 공대공 전투와 공대지 공격을 위해 사용되는 초음속 전투기이다. 모델에 따라 가격이 차이 나기는 하지만 최고 6300만 달러(약 837억원)에 이르며 현재 약 3000여대가 하늘을 날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키이우 등 우크라 도시에 번번히 미사일로 공격해 오는 상황에서 공격과 방어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F-16이 우크라에 배치될 수만 있다면 미사일 격추는 물론이고, 공격해오는 러시아 전투기도 격추시킬 수 있어서 완벽한 방공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F-16이 우크라에 배치된다면, 러시아군이 전투기를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영공에 진입하지 않고, 국경 근처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러시아 전투기를 F-16전투기가 얼마든지 격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F-16전투기가 사실상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왜 F-16을 지원하기로 했을까?]


그렇다면 그동안 F-16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완강하게 거부해 왔던 미국이 왜 그 결정을 번복했을까? NYT는 20일(현지시간) “백악관 관리들은 그동안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있어 몇 차례의 입장 변화가 있었는데, 이는 미국정부가 우유부단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전쟁의 상황전개와 맞물려 가장 적합한 단계에 무기도 지원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F-16전투기를 지원해도 좋을 때”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가 최첨단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전장 환경 등을 고려해 그 단계에 꼭 필요한 무기들을 순차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의미다. 이 말은 이젠 러시아가 전쟁을 확대할 여력도 없는데다 러시아군을 완전 장악하는데 전투기를 활용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F-16, 게임체인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F-16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물론 미국과 주요 우방국에서는 고성능 제트기 F-35가 메인 전투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F-16은 '가성비'가 좋은 데다 수출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아서, 최근까지도 개량 모델의 판매가 이어지고 있는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다. 또 러시아의 웬만한 전투기들과 맞장떠도 전혀 꿇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항공전력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F-16지원에 목을 매고 있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개전 당시 우크라이나는 실전 투입이 가능한 전투기가 소련제 구형 전투기 120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공군력이 열세였다.


올 2월에는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어떤 군사원조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전투기 사진을 들어 올렸고, 최근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투기 연합' 형성을 통한 전투기 제공을 직접 요청할 정도로 우크라이나는 F-16 도입을 간절히 원했다.


물론 우크라이나에 F-16이 지원된다고 해서 당장 러시아군을 압도한다든지 전쟁을 끝낼 수 있을만큼의 위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 등을 막는데는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만 있다면 지상에서의 대공세와 맞물리면서 러시아군의 진격 또는 군사작전을 상당히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는 푸틴의 계산이 맞지 않다는 차원에서 F-16이 지원된다는 점이다. G7회의에 참석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1일 자국 방송사인 ZDF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러시아에 장기전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F-16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전쟁이 조기에 종식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푸틴의 전쟁계획을 무너뜨리게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과 에이브럼스 M1A1 탱크를 제공한 데 이어, F-16 전투기를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발표는 바이든 팀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준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게 되면,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를 활용해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 하겠지만, 이는 이미 전쟁 깊숙이 파고든 중국에 의해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고, 그 경우 인도와 글로벌 사우스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점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F-16은 공중전의 ‘스위스 군용칼’과 같은 존재”라면서 “항속거리와 기동성이 뛰어난데다 연합군이 보유하고 있는 거의 모든 폭탄들을 적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도 우크라이나에 20~40대 가량의 F-16전투기가 투입되면, 최우선 순위는 이미 강력한 우크라이나 상공 방공 시스템에 통합될 것이다.


물론 푸틴은 여전히 1000대에 가까운 전투기로 구성된 막강한 공군이 있기는 하지만, 전세가 기울어지는 아직까지도 이들 공군을 본격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 러시아 공군의 실체가 어느 수준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만약 그 막강한 공군력이 제대로 발휘되었더라면 우크라이나 점령은 이미 이루어지고도 남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변변한 전투기조차 제대로 없는 우크라이나 영공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에 F-16이 배치되었을 때, 러시아 공군도 풀가동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F-16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주변 2~3개 기지에 배치되어, 5분 경계태세(미 항공모함 갑판에 전투기가 배치되는 표준 훈련)를 발령하고, 공대공 전투 모드에서 러시아 항공기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전투기들은 다가오는 여름 공세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지상군이 적진 뒤의 러시아 병참 센터를 겨냥한 고도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부분적으로 배분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또한 “F-16 전투기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큰 도움이 된 전략인 병참을 노리는 것 외에도 크름반도에 위치한 지휘 통제 거점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면서 “드론이나 지상 기반 순항 미사일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먼 바다에서 작전 중인 흑해 함대는 아주 좋은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러시아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우크라이나에 장기적인 안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득은 상당할 것”이라며 “이는 서방의 현명한 결정이며, 우크라이나 군에 절실히 필요한 공중 지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격렬하게 반발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F-16전투기 지원에 대해, 러시아는 막대한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Alexander Grushko) 러시아 외무차관은 “서방이 여전히 확전 시나리오를 고수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는 그들 자신에게 막대한 위험이 뒤따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전투기에 대해 러시아가 기겁하면서 확전 가능성을 예고했다는 것은 그만큼 충격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에 마땅히 대응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 곤혹스러울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 러시아의 미그-21 전투기들을 50여대 보유하고 있는 인도가 미그-21의 비행을 전면 중단시켰다. 최근들어 추락사고가 빈발하면서 심지어 ‘날아다니는 관’이라 불리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전투기들은 과연 안전할까? 전쟁이 이렇게 치열해지고 있는데도 러시아 전투기들이 날지 않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이 진짜 궁금하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504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