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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5-20 04: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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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 앞서 박남주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 전 위원장의 착석을 도와주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히로시마 원폭 피해 재일동포들을 만나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어 송구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 동포 10명과 히로시마 민단·한인회 관계자 9명을 만났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난 한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동포들이 입은 원폭 피해는 자의든 타의든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면서 입게 된 피해이기 때문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 극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고통과 슬픔을 제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이 자리를 빌어 희생된 동포와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모레(21일) 기시다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 참배할 예정이다. 한일 양국 정상이 함께 위령비를 찾는 것은 사상 최초이고, 한국 대통령으로서도 위령비 참배가 처음"이라며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한 한일 정상의 한일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에 대해 "저와 기시다 총리가 위령비 앞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늘 늦게나마 여러분을 뵙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늦게 여러분을 찾아뵙게 돼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마무리발언에서도 사과는 계속됐다. 윤 대통령은 "동포들이 원자폭탄 피폭을 당할 때 우리는 식민 상태였고, 독립됐지만 나라가 힘이 없었고, 또 공산침략을 당했다"며 "그러다 보니 동포들이 타지에서 고난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 국가가 여러분 곁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 고국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리고,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신설하는 재외동포청을 통해 앞으로 동포들을 지원하고 보호하게 될 거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국민을 판단하고 국적의 기준을 세울 때 속인주의로 판단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가와 정부는 여러분들(재외동포)을 보호해야 한다"며 "재외동포청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한국 동포면 누구나 지원과 보호의 대상으로 하고, 한국어도 가르치고, 고국 문화교류 방문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히로시마 피폭 동포와 그들의 가족, 민단과 많은 동포 관계자들께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주기를 제가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마치면서 또다시 "정부를 대표해 여러분이 어려울 때 함께하지 못해서 정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이 찾아와 추모와 위로를 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권준오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원회 4대 위원장은 "동포들이 오랫동안 바라 마지않던 대통령과 원폭 피폭자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정말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한일 우호관계 발전에 이바지하리라 믿는다"고 했다.


위령비이설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권양백 히로시마 민단 고문은 "오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감격을 느낀다"며 "저도 피폭자로서 앞으로 원폭기념공원 안에 들어가게 될 거다. 그래서 선배 영령들을 저세상에서 만나게 되면 대통령 오셨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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