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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전쟁 판도 뒤흔들 G7정상회담 - 일본 G7회의 오는 젤렌스키 대통령 - G7의 러시아 옥죄기, 한층 강화할 것 - 강력한 대 중국 압박전략도 공동성명에 담길 것
  • 기사등록 2023-05-20 04: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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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G7회의 오는 젤렌스키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아주 중요한 결정들이 이루어질 일본 히로시마 G7정상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면 참석하기로 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리 안해도 이번 G7정상회의의 핵심 안건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들이 진행될 예정인데, 이 자리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이 아닌 대면 참석을 하게 된다면, 정말 중요한 결단들이 내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대면으로 참석할 예정”이라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한 회의에 직접 참석해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자국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방문 일정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안전상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유럽연합(EU)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에 히로시마에 도착한다”고 보도했다. G7은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7개 민주주의 국가 정상의 대화협의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G7참석이 주는 의미]


사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본 G7회의에 직접 참석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면 참석 자체도 분명히 미국과 조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말의 미국 방문때도 그야말로 첩보영화와 같은 극비작전 속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행이 이루어진 바 있다. 12월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12월 20일 인접국인 폴란드의 남동부 제슈프에 미 군용기 조종사들이 도착했다. 조종사들은 주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와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 몇명을 태운다고만 들었다가 멀리서 다가오는 차량에서 내리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서야 자신들이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차에서 내린 인물은 다름 아닌 젤렌스키 대통령이었다.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 대사를 비롯한 키이우 현지 실무자들은 감청 우려 때문에 통신을 이용하지 않고 대부분의 논의를 대면 접촉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가 일급비밀로 다뤄진 건 매일같이 목숨의 위협을 받는 전시 지도자의 출국이 갖는 특유의 위험성 때문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번 일본 방문 역시 이러한 극비 작전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로부터 안전을 보호받기 위함이다.


특히 이번과 같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논의될 G7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이번 전쟁에 있어 획기적인 방안들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갖게 만든다.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G7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전투기 지원 여부, 정전 또는 평화조약 논의 가능성까지 폭넓은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전쟁의 흐름을 결정짓는 중요한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러시아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봄철대공세의 시기와 구체적인 목표 등도 논의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사실상 앞으로 어차피 협의해야 할 정전 또는 평화협정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 범위를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에 히로시마를 방문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외의 G7정상들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 등 비회원국 정상들도 다수 참석한다는 점에서 연쇄 회담도 상정해 볼 수 있다.


특히 그간 친러시아 성향 때문에 우크라이나전에 거리를 두던 인도, 브라질도 참석해, 우크라이나전 공동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한다는 점에서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도 주목거리다. 이와 관련해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방문 때문에 중립을 표방하는 이들 국가가 기존 입장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당국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G7의 러시아 옥죄기, 한층 강화할 것]


결국 이번 G7정상회의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면 참석으로 인한 올코트 프레싱말고도 러시아를 향한 추가 제재도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AFP 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히로시마에서 취재진에게 ‘모든 G7 국가가 새로운 제재와 수출 통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외 국가들의 제재 방안에 대해서는 상세히 거론하지 않았지만, 미국이 펼칠 '실질적인 제재 패키지'와 함께 ”러시아가 군수(war machine)를 지탱하기 훨씬 더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조치들은 러시아가 전쟁 능력에 필요한 물품들을 확보하는 것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와 다른 국가 내 70개 기업이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이들 기업에 대한 미국 수출이 금지될 예정이며, 동시에 개인과 기업체, 선박, 항공기 등에 대한 제재 300건이 추가로 부과될 예정이다. 그 범위도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아시아에 걸친다는 것이 AFP의 보도내용이다.


이러한 제재가 시행된다면 그리안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추가로 받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여러 방법으로 제재 회피통로를 찾아 왔는데, 이젠 그러한 구멍까지도 끝까지 찾아 차단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러시아 경제는 그야말로 숨막히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미 당국자는 ”중장기적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 능력뿐 아니라 금융 부문까지 옥죄고, 특히 러시아 국가 자산을 묶어둘 것“이라면서 ”G7이 대러시아 제재에서 강하게 단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7은 특히 수십억 달러 규모인 러시아 다이아몬드 산업도 제재 표적으로 고려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EU 한 당국자는 ”우리는 이 부문에서 러시아의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며 ”다이아몬드 원석 거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와 이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G7정상회의에 중국이 열불내는 이유는?]


그런데 러시아에 대한 제제 및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들이 주로 도마에 오를 G7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이 온갖 공격적 잡설을 늘어놓고 있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G7 정상회의 결과물에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담는 방안이 추진되는 데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대만 문제에 대한 도발과 불장난을 중단하고, 14억여 중국 인민의 대척점에 서지 말라“면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玩火者, 必自焚)“이라는 격한 표현으로 경고했다. '불장난…' 언급은 중국 요인들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수 차례 사용한 표현이다.


중국은 또 G7정상회의 개회를 하루 앞둔 18일 중국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었던 산시성 시안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의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가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G7회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는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5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중국이 일본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를 아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실 이번 G7회의에서 탈중국 문제도 논의될 뿐더러 유럽과 미국간의 대 중국전략이 논의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심기가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18일, 공동성명 내용에 관한 질문에 ”G7 회원국을 아우르는, 또 폭넓은 문제에 있어서 전례 없는 수준의 단합(historic degree of unity)을 보게 될 것“이라며 ”특히 중화인민공화국(PRC) 문제에서도 그러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법치주의 기반' '자유 항행' 같이 에두르는 표현 대신 중국이라고 나라 이름을 직설적으로 못 박았다는 점에서 이번 G7회담의 대 중국 정책 강도를 엿보게 만든다.


이 당국자는 이어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이 아니라 디리스킹(de-risking) 추구 ▶공급망 보안과 회복 탄력성뿐만 아니라 각국 경제의 활력에 투자할 중대한 필요성 ▶중국의 비(非)시장 정책과 관행, 경제적 강압 시도 ▶군사적 현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한정된 범위의 민감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 등의 주제가 공동성명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이번 G7 정상회의는 러시아와 중국을 향한 자유진영의 확고한 의지가 분명하게 표출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의깊게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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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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