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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한 러시아 - 프랑스 마크롱 “러, 우크라전에 사실상 中 속국” - 텔레그래프, “러시아 붕괴는 중국에게 천재일우의 기회” - 165년만에 블라디보스토크항 되찾은 중국
  • 기사등록 2023-05-17 05: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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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러, 우크라전에 사실상 中 속국”]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도발한지 15개월여만에 사실상 지정학적으로 이미 패배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속국'(vassal state)이 되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로피니옹( l'Opinio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사실상 중국과 관련해 일종의 굴종하는 형태에 돌입했고, 중요한 발트해에 대한 접근권도 상실했다”며 “전쟁으로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도발시켰기 때문에 러시아는 이미 지정학적으로 패배했다. 이는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사실상 중국과 관련해 굴종하는 형태에 돌입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더불어 “분명히 해두건대, 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군사적으로도 승리해선 안 된다”며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결국에는 불가피하게 열리게 될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이슈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렸다”고 주장했다.


사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 이전에도 러시아가 사실상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세계와 한층 더 분리되면서 중국의 경제적 식민지화 되어가는 중”이라면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서서히 중국의 경제적 식민지가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중국과 한층 더 경제적으로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다.


실제로 러시아 타스 통신은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올해 1~4월 러·중 교역 규모는 731억4천만 달러(약 96조8천400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41.3%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중국의 러시아 수출이 67.2%나 늘어 336억 8천만 달러에 달했고, 러시아의 중국 수출은 24.8% 증가해 394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교역 품목을 보면, 러시아가 주로 에너지 자원을, 중국은 가전제품과 소비재를 상대국에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도 지난 4월 19일.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약 10개월 전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로 대체 공급업체에 대한 접근이 차단된 후, 중국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위험에 대해 깊은 염려를 제기했다”면서 “특히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이 러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러시아의 정보 보안과 네트워크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서방진영의 대 러시아 제재로 경제는 이미 중국에 사실상 예속화되었으며, 이젠 정보기술망까지도 중국이 러시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변해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를 마크롱 대통령이 사실상의 ‘속국’이라 표현한 것이다.


[마크롱 발언에 발끈한 러시아, “동의 못해”]


마크롱 대통령의 ‘러시아의 중국 속국화’ 발언이 나오자 러시아측은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중러 관계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이며 의존과는 무관하다”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전략적, 특별한 동반자 관계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는 누군가의 의존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마크롱의 발언에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이것은 상호 이익과 ‘국제 문제에 대한 세계관의 접근과 관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 외무부 차관인 알렉산더 그루쉬코도 “프랑스가 중러 관계 강화에 따른 세계 질서에 미칠 변화를 두려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방은 일반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하는 진정한 다자간 국제 관계 시스템이 형성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이렇게 진화하는 세계의 풍경 속에서, 마크롱은 서방의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강력하고 공정하며 상호 존중 관계인 중러 관계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러시아 붕괴는 중국에게 천재일우의 기회”]


그런데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앨리스터 히스(Allister Heath) 편집인의 글을 통해 “괴물같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승자는 단 한 명, 바로 중국 공산당”이라면서 “시진핑은 이 기회를 이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으며, 러시아를 명목상으로 중국의 보호령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탤레그래프는 이어 “러시아는 진작에 무너져야 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것은, 중국이 개입하여 러시아의 산산조각난 경제를 전적으로 구제해 주었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의 러시아와의 교역량 증가는 국제금융연구소의 로빈 브룩스가 지적한 것처럼, 독일과 프랑스 무역의 감소를 상쇄할 만큼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니 진작 무너졌어야 할 러시아가 붕괴되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금 생존을 위해 중국 공산당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를 영구적으로 중국의 구도,안으로 흡수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기 때문에 과대망상증 환자인 푸틴이 비참한 전쟁에서 살아 남는다 할지라도, 결국 시진핑의 가신으로서 마지막 굴욕을 겪게 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내다봤다.


물론 중국이 이렇게 러시아의 모든 것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함으로써, 대신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지금 서방세계와 중국간의 신냉전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중동지역 깊숙이 파고들어 중동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있으며, 남미지역 및 아프리카까지 진출한 중국이 세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중국은 또한 영국연방마저 흩뜨리고 있다. 이런 점만 보면 중국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이미 3가지의 이유 때문에 초고속 성장을 멈췄다. 첫째는 중국의 공산당 정권이 민간기업이 아닌 국영기업 중심으로 경제체제를 바꾸면서 중국 공산당이 모든 것을 장악하게 되었고, 이로인해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시진핑식 경제체제가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가로막은 첫 번째 요인이다.


둘쨰,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보여준 중국의 야만스러운 봉쇄정책은 중국이 얼마나 폐쇄적 사회인지를 다시한번 증명해 주었다. 진정한 개인의 자유가 없는 사회체제로 지속적인 경제 호황 역시 불가능할 것이다.


셋째, 중국의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중국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요인이 되었다. 유엔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30년동안 인구가 지금의 절반 수준인 7억 6600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요인은 미국과의 경제 격차를 늘리는 중대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중국 경제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서 탈퇴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는데, 이는 자유세계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서방진영은 더 이상 중국의 가증스러운 속삭임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고, 중국의 도전을 좌시하지도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영국만 해도 과거에는 중국과 깊은 유대를 맺고 있었지만, 그러한 황금기는 이미 옛일이 되었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다음 주에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침공을 경고할 예정으로 있다.


일본도 재무장을 하고 있고, 인도도 중국에 대해 더욱 단호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이 초조해지는 중국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대만을 침공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중국의 도박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결론이다.


[165년만에 블라디보스토크항 되찾은 중국]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중국이 사용할 수 있게 내줬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원래 중국 땅이었는데, 러시아·중국의 영토분쟁 이후 1858년 아이훈 조약에 따라 러시아 영토로 편입된 곳으로, 중국으로서는 165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항의 사용권을 되찾게 된 셈이다.


러시아는 ‘해변의 작은 어촌’이란 뜻의 ‘해삼위’(海參葳)란 지명을 ‘동방 정복’을 의미하는 블라디보스토크로 바꿨다. 이후 이곳은 동해 연안의 최대 항구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도 주둔 중이다.


그렇다면 푸틴은 시진핑에게 왜 이렇게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게 되었을까? 우크라이나전으로 국력이 크게 소모된 상황에서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이미 전쟁의 판세가 러시아 패배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유럽을 설득해 휴전에 이르도록 지원해 주기를 원하는 것이고, 동시에 전쟁이 장기전으로 흘러갔을 때, 중국의 지원을 바라면서 그렇게 통 큰 선물을 시진핑에게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러시아의 중국 속국화는 빠르게 진척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푸틴 입장에서는 자신이 권좌를 계속 지킬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중국에게 뭐든지 다해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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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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