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의 반도체 인해전술, 무모한 허세의 최후 - 중국의 AI 패권, 중국 체제 자체가 개발 가로막는 장애물 - 수않은 검열과 디커플링 있는 한 중국 자체기술개발 불가능 - 미국 제재 피해 수많은 시도해 보지만 결국 한계에 다다를 것
  • 기사등록 2023-05-10 12:08:33
기사수정



[중국의 반도체 인해전술, 무모함의 끝판왕]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인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놀라울 정도로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러한 ‘중국적 무모함’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바이두 등 중국 테크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 속에 최신 반도체 없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유입이 막히면서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반도체를 대대적으로 활용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으로 최첨단 AI 성능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정보기술(IT) 업계는 두 가지의 우회로를 찾고 있는데, 그 하나는 제재 대상이 아닌 저성능 구형 반도체를 대거 투입해 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서 자체 기술로 생산한 여러 유형의 반도체를 결합해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IT 업계에서 생성형 AI ‘챗GPT’ 같은 고성능 거대언어모델(LLMs) 훈련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반도체는 미 엔비디아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과 H100이다. 그런데 이러한 스타트업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면, 가장 인기 있는 칩인 엔비디아의 A100 5천~1만 개가 필요한 것으로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추산했다.


문제는 동시에 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어 AI의 학습과 운영에 주로 쓰이는 시스템 반도체인 GPU를 미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10월 시행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로, 중국은 더 이상 이 반도체들을 수입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최근 비공개회의서 나온 중국 반도체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 조치 이전에 수입해 남아 있는 중국내 엔비디아 A100의 모유량은 4만~5만 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 이전에 비축했던 A100 같은 최신 칩의 사용을 극도로 제한하면서 아껴놓고 있는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바이두는 챗GPT와 유사한 어니봇 개발을 위해 자율 주행 자동차 등 부문에서 당연히 필요했던 A100 칩 사용을 어쩔 수 없이 중단했다.


대신 하이곤정보기술의 DCU나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독자 개발칩 쿤룬(Kunlun) 등 자국산 칩을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는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기술기업의 자체 생산 반도체가 아직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효율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기업들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제재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중국용으로 별도로 출시한 저성능 구형 반도체인 A800과 H800 칩 3~4개를 묶어 최신 칩과 비슷한 성능을 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실제로 텐센트 같은 중국 업체들은 ‘질보다 양’을 택해 구형 반도체를 많이 활용해 최첨단 반도체 성능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양유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미국 기업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하려면 A100보다 뛰어난 H100 1천개가 필요한데, 중국 기업이 같은 결과를 내려면 H800 3천 개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비용 문제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A100의 성능을 구현해 낼 수 없다는 것 또한 고민거리다.


이러한 중국식 AI개발에 대해 WSJ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영상 추천 알고리즘 같은 소규모 AI 개발에는 효과적이지만, 대규모 AI 모델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첨단 반도체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아무리 용을 써 봐야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중국은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결합해 성능을 높이는 방법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WSJ은 “일반적으로 여러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하면 작동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의 AI연구원 수전 장은 “(중국이 시도하는 방법은) 미국에서는 거의 시도되지 않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왜 이렇게 무모한 도전을 감행할까?]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렇게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는 것일까? 물론 대 중국 제재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살아날 방법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을 맞닥뜨려야 하는 연구자들은 암담하기 짝이 없는 노릇일 것이다. 사실상 되지도 않을 도전에 머리박고 있어서다. 물론 구동이야 되겠지만 미국과의 기술 수준 차이가 현격하게 나면서 곧바로 좌절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무조건 달려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시진핑 주석의 ‘지엄한’ 명령 때문이다. 시 주석은 지난 5일에도 제20기 당 중앙재경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핵심기술 영역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핵심 기술 영역에서의 돌파구를 강조한 것은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관련한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에서의 배제)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영역에서 자립·자강을 이루겠다는 시진핑 지도부의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부의 명령 때문에 중국의 빅테크를 비롯해 반도체기업들은 무조건 하는 시늉이라도 내야 한다. 또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도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중국이 AI관련해 무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할 때, 그 실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따져봐야 중국의 거짓선동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아마도 불과 한두달 내에 엔비디아 칩 없이 중국자체개발 어센드 칩만 사용해, 최신 AI 훈련 방법을 상용화했다고 발표할지도 모른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그래야 시진핑 지도부를 안심시킬 수 있어서다.


[중국의 AI기술의 한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세계 언론을 장식했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을 곧 따라잡을 것이란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뉴스들은 가짜뉴스라고 단정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중국이라는 나라의 체제가 창조형AI를 받아들일만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서다.


아마도 중국의 고급기술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창조형 AI를 만들 기술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그러한 꿈을 이루려면 중국을 벗어나야만 가능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중국 당국의 끊임없는 검열이 그들 앞을 가로막고 있다. 중국 공산당 체제의 존속을 위한 검열이 살아있는 한 중국의 AI챗봇 개발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검열이라는 엄청난 장애물을 뛰어넘는 AI챗봇은 사실상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 중국 반도체 제재는 아예 AI개발의 싹을 잘라버리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중국내 최대 검색 업체 바이두를 필두로 텐센트·알리바바·화웨이 등이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을 출시하겠다면서 엄청난 의욕을 내세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다 꼬리를 내렸던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은 AI개발에 엄청난 자금 투입을 하겠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돈을 쏟아 부으면 뭐든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안되는 것은 안되는 거다.


문제는 이렇게 뻔히 안될 것을 왠만한 전문가들은 다 아는데, 중국 공산당 지도부만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대학 국제전략연구소가 2022년 1월 31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미 간 과학기술 디커플링 이후 중국의 IT 산업이 한계에 빠졌다”면서 “미국의 과학기술 디커플링 전략으로 중국의 반도체 생산과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이 벽에 부닥치고 중국의 첨단 기술과 인력 확보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은 디커플링 이후 기술이나 산업 등 대부분 분야에서 현저하게 (발전이) 뒤처질 뿐 아니라 기술 '진공상태'에 빠졌다”면서 “특히 반도체 제조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SCMP는 이와 관련해 “이번 연구 결과가 해외 연구소가 아닌 중국 내 연구기관에서 나온 것이 시선을 끈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중국내에도 국제적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지식인들도 상당히 있다. 그러나 그들은 시진핑의 정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시진핑 지도부가 중화사상에 취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조언을 해도 아예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성장은 미국이 중국을 WTO체제에 가입시키면서 글로벌 경제 체제 속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면서 세계도 그렇고, 중국도 상호 이익을 얻어 왔었다. 그러한 과거를 다 잊고 지금의 중국 경제에 맺혀있는 열매를 자신들이 다 이뤄낸 것이고, 그렇게 성장한 배경이 바로 중화사상이라고 착각하고 있으니 지금과 같은 수많은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IT산업에서 중국의 미래가 사라진다면 국방력은 물론이고, 경제력에서도 엄청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지금 워싱턴의 전략은 탈중국화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해체해버리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을 향한 패권 도전은 날개를 펴보기도 전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이 지금의 냉엄한 현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날이 갈수록 전 세계로부터 디커플링을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494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