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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 용병 결국 바흐무트서 철수, 반란은 시작됐다! - 군부내 갈등 격화돠면서 바그너그룹 결국 바흐무트서 철수 - 바그너의 바흐무트 철수, 전세에 상당한 영향 줄 듯 - 바흐무트 철수 이후, 프리고진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 집중
  • 기사등록 2023-05-07 04:03:52
  • 수정 2023-05-07 09: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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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 결국 바흐무트서 철수 강행]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피의 전투’를 벌여왔던 용병집단 바그너그룹이 결국 전장을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가 요동치고 있다.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한다면 당연히 동부전선 지형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철수한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진로에 따라 러시아 정세도 격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CNN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오는 10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것”이라면서 “바흐무트내 거점을 국방부 소속 정규군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이어 “바흐무트에 잔류한 병력은 치료를 위해 보급 캠프로 후퇴할 것”이라면서 “바흐무트에서의 철수는 탄약이 없는 상황에서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국방부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철수하면서도 러시아군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특히 이날 촬영된 영상에 배경으로 나온 죽은 병사들이 모두 지난 4일 전사한 것으로 보여 엄청난 바그너 용병의 희생에 프리고진이 분노가 폭발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프리고진은 앞서 텔레그램을 통해, 바그너그룹 병사들의 시신들을 배경으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군 총참모장을 향해 거칠게 욕설을 내뱉고 고함을 지르는 영상을 게시한 바 있다. 이 영상에서도 프리고진은 탄약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탄약이 없으면 우리는 모두 죽고 말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그너그룹의 철수 위협은 그동안 여러차례 있었지만 날짜를 못박으면서 철수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기반을 둔 군사분석가 롭리(Rob Lee)는 “러시아 군부는 전선 전체를 방어해야 하지만, 프리고진에게는 오직 바흐무트 전투만 눈 앞에 있다보니 양측간 갈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프리고진이 바흐무트 완전 점령이라는 과제를 결코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 않자 전격 철수를 단행하기로 결정한 듯 하다”고 BBC에 설명했다. 너무나도 큰 희생이 있었지만 앞으로 승리할 가능성도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바흐무트를 위해 싸운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크렘린, 바그너그룹 철수 이후 대비 착수]


프리고진의 바흐무트 철수 선언이 나온 직후, 러시아 현지 매체인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는 5일(현지시간) “크렘린은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를 떠날 것임을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게 된다면, 아무리 러시아 정규군이 이를 대체하더라도 바그너그룹이 지켜오던 것만큼의 전투 효율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에 바흐무트를 장악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푸틴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단 러시아 정규군이 바그너 용병을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 현재 러시아군 병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어느 지역 방어군에서 차출해야 할지도 러시아군에게는 커다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위크는 5일(현지시간) “체첸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가 5일 바그너그룹 철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군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의 최측근이기도 한 카디로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같은 약속을 한 것이다. 카디로프는 이날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프리고진과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과의 불편한 관계를 언급하면서 프리고진이 그동안 엄청난 희생을 하면서 전투에 참여해 왔는데, 이에 대해서 국방부장관이 치하해주기는커녕 만나주지도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질책했다.


카디로프는 이어 “바그너그룹이 그동안 충분한 탄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해명해야 한다”며 “과거 마리우폴에서 체첸용병도 비슷한 경우를 당한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전문가인 제이슨 제이 스마트는 뉴스위크에 “카디로프의 발언은 그가 주군인 푸틴을 기쁘게 해주려고 하는 것”이라며 “진짜로 체첸군을 바흐무트에 투입할지는 의문”이라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동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전쟁에서 고전하고 있음에도 체첸 용병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지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과 싸우는데 있어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인지를 말해 준다. 외부의 지원이 없이는 러시아군에게 있어서 우크라이나전쟁은 절망적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바그너그룹의 철수, 엄청난 위험 감수해야 할 듯]


그런데 이미 발을 담가놓은 바흐무트에서 바그너그룹이 철수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CNN이 지적했다. 우선 바흐무트 후방은 러시아 정규군이 지키고 있는데, 현재 여러 보고서에 의하면 탈영하는 병사들은 무조건 사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단 퇴각하는 바그너 용병들을 향해 우크라이나군 역시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고, 또 철수하려는 바그너 용병들을 러시아군이 막으면서 대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CNN의 분석이다.


특히 철수라는 것 자체가 극히 위험하고 복잡한 작업이어서 과연 바그너그룹의 철수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주목거리다. 물론 가장 쉬운 방법은 일시적으로 러시아 정규군이 바그너그룹의 현재 점령지역에 진입해 바톤 터치하면 되는데, 그러한 철수가 지금 러시아군에게 있어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물론 그동안에도 그랬듯이 또다시 바그너그룹이 철수하지 않고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도 문제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프리고진의 위신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도 먹구름이 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흐무트 철수 이후, 프리고진의 행보는?]


여기서 거장 궁금한 것은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한 이후, 그 다음 행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의 여부다. 그동안 바흐무트에서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동부전선을 지켜왔는데, 이에 대한 공로는커녕 러시아군부 지도자들이 의도적으로 바그너그룹을 약화시키기 위해 탄약 등의 물자조달을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반드시 이에 대한 보복조치 등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군사불로거들의 주장을 인용해 “프리고진이 러시아군부 지도자들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폭발하면서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는 것은 곧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프리고진은 전쟁의 부실한 관리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활용해 독립적인 정치기반을 다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미 정치활동을 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렇게 “프리고진의 활동양상이 과격해지거나 적대적이 된다면 군부는 프리고진의 제거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제한 더타임스는 그러면서도 “크렘린궁 내에서는 군부에 대한 어느 정도의 비판들은 용인하고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면서 “군부내 비판은 전쟁에서의 패배를 푸틴에게까지 전이되지 않도록 막는 좋은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프리고진의 행보에 대해 주목을 하는 것은 이미 프리고진이 정치적 야심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전 러시아 사령관이었던 이고르 기르킨(Igor Girkin)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이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군대를 철수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진 프리고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으로부터 군사 반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기르킨은 이어 “최고 사령부의 동의 없이 전선에서 부대 철수를 하겠다는 것은 군사적 반란이라 할 수 있다”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썼다.


사실 프리고진은 그동안 바흐무트에서의 철수 명분을 만들어 왔다. 여러차례 탄약이 부족해서 전쟁을 치를 수 없다고 주장해 왔고, 또한 그러한 바그너 용병 전투 방해에 러시아 군부 지도자들이 있다고 주장해 왔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젠 바흐무트에서 철수해도 패자로서가 아닌 썩어빠진 러시아군 지도부에 의한 희생자라는 입장에서 당당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프리고진이 전격 철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우크리아니군의 봄철 대공세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기르킨도 “프리고진이 자신의 군대를 철수하면 올해 봄에 예상되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앞두고 러시아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공세로 러시아군이 지난 가을과 같은 대철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러한 전쟁 상황은 러시아를 격변시키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프리고진이 활용하려 하는 것이다. 진정한 전사로서의 이미지로 러시아의 차기 지도자로 자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꿈이 이루어질런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정세가 격변하고 있고, 또 러시아내 권력다툼도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아비규환의 틈새에 과연 프리고진이 끼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푸틴 유고시 '차기 러시아 지도자는 누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프리고진은 눈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만큼 현실정치에 진입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프리고진은 이러한 상황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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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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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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