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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인구보너스’ 상실한 중국의 비극 - 저출산 직격탄, 세계 인구 1위 넘겨준 중국 - 융통성 부족한 중국, 인구감소 여파 감당 못해 -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어버린 나라, 중국
  • 기사등록 2023-04-30 04: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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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직격탄, 세계 인구 1위 넘겨준 중국]


중국이 세계 인구 1위국이라는 타이틀을 인도에 빼앗겼다. 중국의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결국 그동안 중국의 발전을 이끌어 온 원동력으로서의 인구보너스가 공식적으로 사라짐으로써 이 문제가 중국 사회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엔 경제사회처(DESA)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인도 인구가 4월 말 14억2천577만5천850명이 되면서 중국 본토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유엔인구기금은 올해 중반 인도 인구가 14억2천860만명으로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중국 인구는 지난해 약 14억2천6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 중인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인구대국 타이틀 상실은 중국과 인도의 출산율 차이에서 비롯된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2017년 1.7명에서 2022년 1.2명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인구 감소가 가져올 문제를 뒤늦게 깨닫고 지난 2016년부터 두 자녀, 작년에는 세 자녀 출산을 허용하고 양육비, 주택 구입비 지원 등 인센티브로 출산을 독려해 왔지만, 젊은이들은 출산을 여전히 꺼리고 있고 고령 인구는 크게 늘었다.


[‘인구 1위’ 빼앗긴 중국이 받을 타격]


중국이 결국 세계 1위 인구대국 자리를 인도에 빼앗겼다는 사실은 전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중국의 인구 감소가 전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의 노동인구 감소가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중국의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왔던 중국이었지만, 이젠 노동자 부족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의 주변국인 베트남이나 인도, 그리고 멕시코 등으로 흩어지게 될 것이다.


이로인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나라는 당연히 중국이고, 동시에 값싼 중국 수입 제품에 의지하던 여러 나라들도 인건비 상승 여파로 인한 직격탄을 맞으면서 해당 국가의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소비 지출 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다. 이는 중국이 인구보너스로 가지고 있던 ‘광대한 소비 인구로 인한 구매력’이라는 파워를 상실하는 계기가 되면서, 애플 스마트폰부터 나이키 스니커즈에 이르기까지 중국 판매에 의존해온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위기 요소가 될 것이고, 동시에 중국의 소비력 감소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게 되면서, 이는 역으로 중국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의 인구 감소로 인해 빚어지는 소비력 저하는 중국 경제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부동산 부문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 있어 그동안 경제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 부동산 시장 확대였고, 이는 주택 수요 확대라는 동력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그 엔진이 서서히 꺼져감으로써 부동산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게 되고, 이는 중국 경제의 근본적 성장 엔진을 꺼뜨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이로인한 부작용은 시작되었다.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것 역시 중국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지난 2019년 보고서를 통해 노동력 감소로 인해 2035년까지 중국의 주요 연금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현실은 2035년이라는 10여년후가 아닌 곧바로 닥쳐왔다. 지방정부가 엄청난 재정 압박을 받으면서 당장 지급할 연금들의 지급력에 문제가 생기고 있어서다.


이러한 여러 문제들은 지금 중국경제의 활성화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백약이 무효’라는 한탄이 그래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여기에 시진핑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중국 경제가 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융통성 부족한 중국, 인구감소 여파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데 중국의 인구 감소를 바라보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사회의 경직성이 과연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막중한 사회적 추세에 잘 적응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다. 한마디로 다양성도 없고 독창성 역시 부족하다. 도전해야 할 과제가 생기더라도 이를 집단지성으로 풀어나가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시작된 강력한 지휘체계의 통제에 의해서만 사회가 움직여간다. 이런 체제에서는 사회적 난제에 대해 융통성있게 대응해 나갈 능력도, 그러한 기대감도 전혀 상상할 수 없다.


중국의 현지매체 경제관찰보는 27일, “저출산의 영향으로 중국의 최대 민영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 사실상 파산 상황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메이 산부인과 의원의 베이징(北京) 바이쯔완 분원’이 경영에 대한 어려움으로 건물 임차료를 장기 연체하자 건물주가 수도와 전기 공급을 끊어 버렸다. 그러자 당장 입원해 있는 임산부들이 문제되자 경찰이 개입해 일단 수도와 전기는 복구시켰다.


그런데 이 병원의 파산 지경이 화제가 된 것은 아주 유명한 고급 병원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임산부들은 5만 위안(약 970만 원), VIP의 경우 10만 위안(약 1900만 원)의 진료용 고객 카드를 구매해 입원했는데 황당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2015년 설립된 허메이 병원은 한때 바이쯔완 분원을 비롯해 전국에 17개의 분원을 거느리며 홍콩 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된 중국 최대 민영 산부인과 전문병원이다.


물론 이 병원은 국가 소유가 아니기는 하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회사에서도 중국 특유의 ‘융통성 부족’은 경영상에도 확연히 드러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래도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경영계획을 세우고 이에 적응하기 위한 확대 또는 축소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위기 대응을 하려 하지만 중국같은 사회에서는 그러한 융통성이 극히 부족하다.


민간이 이럴 정도면 공산당이 책임을 지는 국영기업이나 관련 회사들은 더욱 더 문제가 복잡하다. 그들은 위에서 지시나 지령이 내려오지 않는 한 그냥 ‘GO’다 그러나 위기 사태에 대응하지 못한다.


이런 사례들은 지금 중국의 지방정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안정된 상황에서는 공산당의 지시대로, 또 관행대로 하기만 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원래 예상했던 시나리오와 다르게 환경이 변하게 되면 이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럴 때 가장 안전하고 좋은 방법이 아무런 손을 대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책임에서 벗어난다.


당연히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그리고 고령화 사회 등의 사회적 위기 상황에 대해 중국은 공산당 최고 지도부부터 그에 대한 대비 자체를 아예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산아 제한정책도 실패한 것이고, 고령화 사회 대비는 아예 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중국 사회의 특성을 안다면 앞으로 중국 경제가 얼마나 큰 파도를 맞게 될지 예상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어버린 나라, 중국]


문제는 중국앞에 여러 문제들이 닥쳐 있지만 중국의 지도부는 정작 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사회정신이 그렇게 오판하고 착각하도록 만든다. 중국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아비판이다. 그런데 무엇이든지 간에 실패를 했다는 것은 당연히 자아비판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든지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한 부류에는 제일 먼저 시진핑 주석이 포함된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중국 내에서는 “시진핑은 언제나 옳다”고 하는 ‘무오류’의 인물이다. 그러니 시진핑의 말은 무조건 최상의 명령이자 복종 대상이 된다.


시진핑은 국민이 아닌 국가를 최우선시한 지도자다. 국민을 잘 살게 하는 데 국가경영의 최우선이었던 것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의 패권국이 되게 하겠다는 목표를 더 우선시했다. 그것이 중국몽이다. 아마도 시진핑은 세계 패권국이 되면, 중국인 모두는 다 잘살게 될 것으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대단한 착각이었다.


문제는 시진핑의 엄청난 착각과 오판이 중국 인민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그러다보니 세계 패권은커녕 중진국을 아직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중국이라는 나라는 늙어버린 그러한 참담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아마도 중국에게는 빈곤의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다. 물론 시진핑을 비롯한 공산당 핵심층은 엄청난 부를 독점하면서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겠지만, 정작 ‘인민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도 그 인민들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삶을 영위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지금 중국이 맞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만 더. 중국은 진짜 인구가 감소될 것을 몰랐을까? 아니다. 실무자들은 이미 알았을 것이다. 심지어 해외의 인구학자들도 알았다. 그런데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을 중국은 계속 숨겨왔다. 통계를 조작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제대로 대처할 시기를 놓쳐 버렸고, 이젠 더 이상 조작할 수가 없다보니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 것이다. 이것이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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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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