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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20 0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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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년 전에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내 감정에 복받쳐서 통제력을 상실하고 한 동안 눈물을 흘려 분위기를 깬 일이 있었다. 그런 다음부터 지금도 TV에서 안타까운 장면을 보면 눈물을 흘릴 뿐 아니라 흐느끼기도 하여 옆 사람을 당황케 하기도 한다.


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기억력은 20세에 감소하기 시작해 60~70세에 감퇴 속도가 빨라진다. 뇌 전체 부피의 10%가 감소하기도 하지만 무게 또한 5~10% 감소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노인이 되면 젊은이에 비해서 좌반구와 우반구를 동시에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난다고 한다. 젊은이들에 비해서 기억력은 떨어지지만 그 대신 감성적 기능이 활발해진다고 한다. 이러한 일시적 현상이 있게 된 후 세월이 더 흐르면 이성을 담당하는 좌반구의 기능뿐만 아니라 감성을 담당하는 우반구의 기능까지도 약화되어 감정까지 모두 잃게 되어 무감각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좌우반구 기능은 남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오래 전에 밝혀졌다.


여자는 결혼하기 전까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고, 남자는 걱정 없이 살아가다 결혼을 한 후부터 걱정이 생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서양의 유머 중에서 “남자는 필요한 1달러짜리 물건을 2달러를 들여 사오고(A man will pay $2 for a $1 item he needs), 여자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2달러짜리 물건을 1달러에 산다(A woman will pay $1 for a $2 item that she doesn't need)”는 속담이 있다.


이와 같은 남녀 간 행동의 차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백화점에서 청바지를 사려는 고객의 행동은 성별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여성은 대개 백화점에 있는 청바지 매장을 다 돌아보고, 한 매장 안에서도 모든 청바지 종류를 다 돌아본다. 간혹 마음에 드는 옷은 반드시 입어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사지도 않는다. 이런 행동도 부족해서 백화점 근처에서 청바지를 판매하는 상점이나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백화점에도 둘러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자는 어떤가? 남자는 백화점 남성 코너로 곧 바로 올라간 후 평소에 자주 가는 브랜드 매장에 들어가 “32인치짜리 청바지 한 벌 주세요”라고 말한 후에 입어보지도 않고 곧바로 계산한다. 세일한다면 좋겠지만 굳이 세일하는 날을 기억했다가 쇼핑하려는 남자는 거의 없다.


님펜부르크(Nymphenburg) 대학의 연구팀이 시선추적 장치를 이용해 쇼핑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추적해 보았다. 남성의 눈은 상품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것에 몰두하는데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는 않는다. 남성은 상품 진열대를 대충 쓱 훑어보는 정도로 그치기 때문에 작은 물건들은 늘 놓치기 마련이다. 


남성의 두 눈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열대를 본다는 뜻으로 “거시적인 내비게이터”라고 부를 수 있다. 반면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서 훨씬 더 예리하다. 매우 꼼꼼하게 관찰하고 자주 눈길을 한 곳에 멈춰 세부적인 것에도 관심을 갖는다. 


이런 이유로 여성들은 “미시적인 내비게이터”라 부를 수 있다. 남성들은 숲을 보려고 하지만, 여성들은 숲이 아니라 나무 하나 하나에 관심이 있는 타입이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하지 않아도 후회한다는 말은 이런 남녀의 차를 모르기 때문이다. 서로 유사한 점이 많아서 결혼하겠다면 불행하기 쉽고, 서로 다른 점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자세로 결혼한다면 행복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을 수 있다.


이러한 몇 사례는 남자와 여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일부 사례들이다. 이렇게 남녀에 따라서 사물을 바라보는 현상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가설은 아직 논란이 많지만 남녀의 생물학적 뇌 구조의 차이라는 설로 설명하려 한다. 다시 말해서 남녀의 뇌가 서로 다른 구조로 형성되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설득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키가 크고 발이 더 크지만, 여성은 허리가 더 잘록한 것처럼 뇌 구조와 기능에도 그러한 차이가 있다는 가설이다.


사실 남자와 여자는 뇌 크기부터 다르다고 한다. 여자의 뇌의 무게는 1,200g으로 1400g인 남자들의 뇌 무게에 비해서 200g 가볍고 크기도 작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의 지적능력이 남성의 지적능력에 비해 떨어지거나 정보처리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일반 지능은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더 높다. 뇌 무게의 차이보다는 뇌 기능의 차이로 남녀 간의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우선 뇌 조직의 구조부터가 서로 다르다. 여성의 뇌는 남성의 뇌보다 대뇌피질에 신경 세포들이 더 많은 반면에 남성들은 백질(白質 : White matter)이 더 두껍다.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신경 통로로 이루어져 있는 백질이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두껍다는 것은 남성의 정보 전달이 좀 더 용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지만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해 주는 뇌량(腦梁)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두껍다. 따라서 여성은 좌반구와 우반구 사이의 정보교환이 더 원활하고 양쪽 뇌를 상대적으로 더 잘 이용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남자는 양쪽 뇌의 기능이 특화되어 있고 세분화 되어 있지만,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양쪽 뇌의 기능을 함께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남성은 공포와 기쁨 같은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扁桃體 : amygdala)와 시상하부(视床下部 : hypothalamus)에 자리하고 있는 “지배중추와 공격중추” 라는 뇌 크기가 여성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은 공격적 성향이 더 강한데, 교도소 수감자의 90%가 남성이라는 점이 그 증거다. 반면에 여성들은 보살피는 행동이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변연계(邊缘系 : limbic system)가 남성보다 두 배 정도는 크다고 한다. 


그러므로 남성들은 공감하는 능력이나 사회적 인간관계 맺기 능력에서는 여성들에 비해서 상당히 처지는 경향이 있다. 인간관계를 맺는 행동들에서 극도의 장애를 겪는 자폐증 환자의 85%가 남성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진화론적으로 남성은 충동과 행동 중심적 특징이 있고, 여성은 배려와 감성 중심적 기능이 발달했다.


그러면 어째서 남자와 여자의 뇌 구조와 기능이 서로 다르게 되었나? 진화 심리학자들은 환경에 대처하는 남녀의 사회적 역할이 다르고, 그에 따라서 각기 다른 호르몬이 분비된 결과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자는 사냥과 농사와 같은 주로 먹거리와 관련된 일에 관여하여 왔고, 여자는 남자가 마련한 먹거리를 관리하면서 자녀양육 등의 가정 관리와 관련된 일에 관여하면서 그런 역할에 맞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결국 남녀 간 각기 다른 뇌의 기능을 발달시키게 되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런데 뇌는 남녀 간의 이런 차이뿐만 아니라 뇌의 영역에 따라서도 담당하는 기능과 역할들이 각기 다 다르다. 뇌는 구조적으로 확실하게 좌측(좌반구) 부분과 우측(우반구) 부분으로 나눠진다. 마치 호두 알이 두 쪽으로 나눠진 것과 같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좌반구와 우반구는 담당하는 고유의 역할과 기능이 있지만, 양쪽 반구를 연결해 주는 뇌의 다리라 하는 뇌량(腦梁)이 있어 언제나 좌우 반구가 정보를 함께 공유해 가면서 생각과 행동을 조절한다. 예를 들면, 좌반구 역할에 우반구가 협조적 역할을 한다거나, 반대로 우반구의 역할에서 좌반구의 정보를 가미해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식이다. 


그래서 언어(말)는 뇌의 좌반구에 위치한 언어중추에서 담당하고 노래는 또 다른 영역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말 잘하는 사람이 노래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진화적인 과정을 통해서 서양은 자연을 개척하고 탐험하는 생활을 통해서 자연을 탐구하려는 수단으로 과학과 수학 등을 발전시켰다. 이에 반해 동양은 자연의 법칙에 따르고 적응하고 순응하려는 합일 방법을 찾으며 살아 왔다. 서양인은 자연과 대립하면서 맞서려는 투쟁과 모험을 거치면서 이에 맞는 뇌가 발달했고, 동양은 자연과 함께하는 인문주의적 뇌로 진화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 서양은 좌반구가 우세한 뇌 구조를 갖게 되었고, 동양은 우반구 우세형 뇌 구조를 갖게 되었다. 한국인 뇌도 우반구 70%, 좌반구 30%의 비율로 뇌 기능이 진화하였기 때문에 음악, 예술, 공간 지각과 관련된 스포츠와 같은 우반구의 기능에서는 세계적인 인물이 많이 배출되지만, 논리학과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뇌 기능에는 아직도 노벨상의 반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서양인에게 우세한 좌반구 뇌는 신체 오른쪽을 통제하며 언어, 수리, 논리, 분석, 기계, 인공, 남성, 동물, 문명, 전쟁 등의 개념들과 관련된다. IQ형의 직업세계인 언론인, 교육자, 법조인, 수학자, 공학자 등의 직업과 관련이 많다. 이러한 좌반구 능력은 수학, 독서, 언어학습, 논리 훈련을 통해서 발달시킬 수 있다. 


이에 반해 동양인은 우반구 기능이 우세하므로 신체의 왼쪽을 관장하며 감성, 공감, 예술, 상상, 직관, 문학, 음악, 자연, 공간지각, 여성, 원시, 평화와 같은 개념과 관련이 있다. 예술, 발명가, 스포츠맨 등 EQ형 직업인이 많을 수 있다. 음악 감상, 그림 그리기와 감상, 상상력, 바둑 두기, 독도법을 통해서 우반구 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특정인에게서 발견되는 우수한 기능이 좌반구의 역할인지 우반구의 역할인지에 따라서 사람을 “좌뇌 형” 또는 “우뇌 형”이라 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좌반구와 우반구가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최적의 정보처리가 되므로 두개의 반구는 언제나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과제를 수행할 때 좌반구의 역할이 클 수도 있고 우반구의 역할이 더 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람을 “좌뇌 형”이나 “우뇌 형”으로 분류하려는 습관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모두 좌우뇌를 골고루 쓰고 있는 “전뇌 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좌뇌와 우뇌에 관련된 이와 같은 편견보다 더 위험한 생각은 잘못된 뇌 과학 개념을 상업적으로 오용을 한다는 것이다.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가짜 전문가 집단에 의해서 간단한 검사를 거쳐 “좌뇌 아”, “우뇌 아”로 분류하여 멀쩡한 아이를 느닷없이 좌뇌 혹은 우뇌가 덜 발달한 아이로 낙인을 찍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운 좋게 검사를 통해서 좌뇌와 우뇌가 균형 있게 나타난다면 “중뇌 아” 라는 희한한 용어로 올가미를 씌워준다. 그래서 발달한 뇌의 한쪽은 더욱 더 발전시키고 부족한 뇌의 다른 쪽은 신속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고액의 학습을 강요한다. 


그래서 한 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면 “우뇌 아” 라는 딱지를 붙이고 균형 잡힌 뇌 발달을 위해 좌뇌에 좋다는 “논리 프로그램”을 강요할 수 있다. 마치 육식이 싫어 채식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식성을 올바르게 고친다며 고기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 우리 말 그대로 그림을 좋아하고 채식을 좋아하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감수성이 풍부하다거나 채식을 좋아하는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키운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말이다.


우리는 신체 건강을 위해서 여러 가지의 운동을 한다. 걷거나 등산을 하기도 하고 체육관에 가서 역도를 하거나 태권도를 하기도 한다. 이런 논리로 볼 때 두뇌 건강을 위해서도 두뇌에 도움이 되는 운동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뇌 건강을 위해서 당연히 관련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항상 명심할 원칙은 우뇌와 관련된 직업인은 좌뇌 관련 활동을 해야 하고, 좌뇌와 관련되는 사람은 우뇌와 관련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뇌반구 중심적으로 일하는 과학자가 휴식을 취한다며 또 다시 좌반구와 관련된 수학에 빠지거나, 우반구를 직업으로 하는 예술인이 취미로 똑 같은 우반구와 관련된 음악을 하면 그는 하루 종일 한쪽의 뇌만 쓰면서 살아가는 꼴이 된다. 취미나 오락은 직업 관련 반구와는 다른 반대쪽의 반구를 쓰는 것을 택해야 직업으로 혹사를 당하는 뇌에게 휴식을 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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