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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러시아 용병 바그너그룹, 푸틴 권력 노린다! - 러 용병 바그너그룹, 전사자 속출. 5만명중 1만명만 남아 - 프리고진의 1차 목표는 러시아 국방장관 - 프리고진, 러시아 황제 자리 넘볼 수도 있다
  • 기사등록 2023-01-27 05: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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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 바그너그룹, 전사자 속출]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의 민간용병회사인 바그너(Wagner)그룹이 심각한 인명피해를 냈다는 정황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주요언론들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전날 촬영한 바그너 그룹의 공동묘지 사진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최소 121개의 매장지가 식별됐다”고 보도했다.


크름반도에서 320㎞ 정도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바킨스카야에 위치한 이 공동묘지는 지난해 11월 24일 찍은 위성사진으로 관측했을 때는 약 17개의 무덤만 있었는데, 불과 두 달 정도의 기간이 지나는 사이 매장 규모가 7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전사한 것일까?]


그렇다면 용병회사인 바그너그룹의 희생자는 얼마나 될까? NYT는 “러시아 죄수 인권 단체 러시아 비하인드 바스(Russia Behind Bars)의 올가 로마노바 대표가 23일 네덜란드에서 방송되는 러시아어 TV 라인에 출연해 바그너 그룹 용병 5만 명 중 4만 명이 전사 또는 탈영, 항복하거나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1만여명 정도만 우크라이나 전투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비하인드 바스의 평가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의 지난 달 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커비 대변인은 “바그너 그룹 병력 5만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하고 있으며, 이중 1만 명은 용병, 4만 명이 죄수들”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의 말대로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투에서 큰 역할을 해왔으며, 인권 단체들은 러시아가 부족한 병력을 확보하기 위해 죄수들을 불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지난 9월 푸틴 측근 인사로 바그너그룹 창설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죄수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6개월 복무하는 대가로 사면을 약속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당시 탈영하는 경우 사살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광산 지역이자 이번 전쟁의 최격전지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와 솔레다르 전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도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바흐무트에서 발생한 러시아 측의 전사자 90% 이상이 죄수와 용병으로 구성된 바그너 그룹 소속 전투원”이라며 “이 두 지역을 얻기 위해 문자 그대로 사람을 고기 그라인더에 던져넣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영향력을 키우는 바그너그룹]


바그너 그룹은 ‘푸틴의 요리사’ 혹은 ‘푸틴의 더러운 칼’이라고 불릴 정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소유한 용병회사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전장뿐 아니라 체첸과 시리아 등 분쟁 지역에서 잔혹한 작전으로 악명을 떨친 바그너그룹의 설립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그는 과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뉴아일랜드’라는 식당을 운영했으며,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으로 단골손님이었던 푸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당시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서빙을 하면서 ‘푸틴 요리사’라는 별칭이 생겼다.


푸틴 대통령은 2003년 생일 파티를 ‘뉴아일랜드’에서 여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은 프리고진은 정부 행사와 학교 급식 공급을 독점했고, 재벌 반열에 올랐다.


이후 프리고진은 푸틴의 심복으로 러시아라는 국가 이름으로 행할 수 없는 테러나 각종 이권에 바그너그룹의 용병을 투입해 악명을 떨쳐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푸틴은 바그너그룹과 러시아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극구 부인했으며, 프리고진 역시 바그너그룹의 실세라는 사실 자체를 숨겨 왔으나 지난해 9월, 바그너그룹의 설립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도 바그너그룹은 공식 러시아군과는 별도의 명령체계를 수행하면서 악랄한 만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자행된 대규모 민간인 학살 주범이 바그너그룹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의 CNN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자비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바그너그룹의 프리고진이 우크라 전쟁에서 엄청난 희생을 무릅쓰고 전장을 지키는 데는 분명히 다른 노림수가 있다”고 밝혔다.


CNN은 카네기 재단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의 말을 빌어 프리고진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차르 니콜라이 2세의 궁정에서 황제를 좌지우지했던 그리고리 라스푸틴의 영향력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에게는 부정적인 악마적 카리스마가 있는데, 이러한 프리고진의 카리스마는 푸틴과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그러한 카리스마를 푸틴이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원의 지적이다. 다시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를 거듭하고 있는 푸틴에게 우선적으로 정규 러시아군과는 다른 승전보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군대로 바그너그룹을 의지하고 있으며, 그 바그너그룹을 통해 자신의 권력도 유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푸틴의 믿음 그대로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바흐무트 인근의 솔레다르에서 일단 우크라이나군을 물러나게 한 전과를 올렸다. 러시아는 이 승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프리고진, 러시아 황제 자리 넘볼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프리고진의 행보에 서방언론들도 “러시아의 새로운 권력자가 탄생했다”며 집중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CNN은 프리고진이 원하는 첫 번째 자리는 스스로 국방장관 자리에 오르면서 러시아 정규군을 장악하는 것이라 보도했다. 그가 최근들어 가장 비판하는 대상도 바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다. CNN은 이어 “프리고진은 무능한 정규군을 비웃고 자신을 진정한 애국자로 포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도 “프리고진이 국방장관이 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프리고진이 갖는 권력욕의 최종 종착지가 과연 국방장관일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전과를 러시아 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새로운 정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자면 이는 가능성 제로(0)에 가깝지만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서 만약 푸틴이 대통령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면 대신 프리고진이 푸틴을 대신해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니까 프리고진이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지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바그너그룹의 용병집단을 컨트럴할 사람은 오직 프리고진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같은 전장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지휘체계에서도 벗어나 있다. 지금 프리고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는 오직 푸틴밖에 없다.


현재 러시아 상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과를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집단으로 바그너그룹을 꼽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바그너그룹은 후퇴라는 것 자체를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엄청난 희생자를 내게 되지만 프리고진은 한번 목표를 삼으면 수많은 희생자를 내더라도 반드시 전과를 올리라고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솔레다르 전투에서 수북히 쌓인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시체를 밟고 전진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군들도 전략적으로 그렇게 중요한 곳도 아닌 솔레다르에서 더 많은 희생자를 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이 동부전선보다는 남부전선에 더 치중하라는 권고도 있어서 그런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일단 솔레다르에서 전과를 올린 프리고진은 더 많은 전투요원을 보내달라고 푸틴에게 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교도소에 수감중인 자들은 대부분 차출되고 없어 더 이상 보낼 병력이 고갈됐다.


그래서 프리고진은 50만명을 동원하는 새로운 징집령을 내려 병력을 채워주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 무기가 부족한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에게는 인해전술 작전이 가장 효용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다가오는 봄날의 러시아 대공세도 바로 이러한 인해전술 전략을 주무기로 하려는 것이고, 그 중심에 바그너그룹이 있다. 그렇게 사실상 러시아 정규군을 장악하기 위한 선제적 작업으로 솔레다르전투에 엄청난 병력을 쏟아 넣으며 전투를 벌였고 상상 이상의 희생자를 냈던 것이다.


그러나 프리고진의 권력이 더 커지게 되면 그 칼날이 주군인 푸틴의 목을 벨 수도 있다는 것을 크렘린 사람들은 인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푸틴 대통령이 정규군 전열을 가다듬고, 러시아 정계 엘리트 그룹을 겁주기 위해 프리고진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지 그 이상 역할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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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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