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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출렁이는 우크라전, “푸틴이 살아 있기는 하나?” - 젤렌스키 극비리에 만난 美 CIA국장, 크렘린궁 기밀 논의? - 美 마크밀리 합참의장도 우크라이나 접경지 방문 - 미국의 무기 지원, 크름반도 탈환에 목표 둔다
  • 기사등록 2023-01-22 0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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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극비리에 만난 美 CIA국장]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겉으로 뭔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급격한 변화를 암시하는 여러 가지 조짐들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우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주말에 우크라이나를 비밀리에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향후 군사 계획을 브리핑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전쟁 개시 11개월이 지난 지금 번스 국장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지금이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지난해 1월에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러시아가 침공하면 가장 먼저 키이우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 점령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었는데, 이 경고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사전에 공항의 방어 태세를 강화할 수 있었다. 러시아 주재 대사와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번스 국장은 미국 정부의 최고 러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번스 국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러시아의 향후 계획과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뭔가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현재 추정으로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주변에서 치열한 소모전을 펼치고 있어 이와 관련된 동향일 가능성도 있지만 어쩌면 이를 훨씬 뛰어넘는 크렘린궁 내부의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


[美 마크밀리 합참의장도 우크라이나 접경지 방문]


번스 CIA국장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맞물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역시 폴란드 동남부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으로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직접 만나 군사전략을 논의했다. 그동안 전화 통화는 여러 번 했으나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WP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밀리 의장이 오는 20일 독일에서 열릴 예정인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G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길에 이들의 대면 만남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만남과 관련해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의 총공세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 등 우크라이나군의 방어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다.


회동이 끝난 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SNS를 통해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밀리 의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20일(현지시간)에는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 그룹’(UDGC)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지원 확대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UDG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2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출범한 임시 협의체로, 이번 회의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주재했다. 회의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대표해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EU상임위원장도 우크라이나행]


이런 가운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그는 이날 오전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및 그의 팀과 그들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진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가 무엇인지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미셸 위원장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주목을 받는 것은 그가 대외적으로 EU 27개국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그의 방문이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보스포럼 영상연설에서 서방을 향해 중무기를 '더 빨리, 더 많이' 지원해달라고 호소한 이튿날 이뤄지는 점에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적극적인 나토]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도 지난 18일(현지시간)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중무기 및 현대 무기를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나토의 군 수뇌부도 전력 균형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에 전차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오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군사적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차 확보는 필수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전쟁에서 모든 종류의 군사장비는 필수”라고 전제하면서도 “러시아군이 전차로 싸우고 있다면, 우크라이나군도 마찬가지로 전차가 필요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관점에서도 (전차 확보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무기 지원, 크름반도 탈환에 목표 둔다]


이렇게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가 공격할 수 있게 지원할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크름반도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는 강경 노선을 고수해 왔으나 이런 입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미국 관리들은 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수개월 간 논의 끝에 크름반도 공격이 확전 위험을 키울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공격할 힘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의 이러한 태도 변화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크름반도 통제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향후 협상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인식과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사실 우크라이나가 만약 러시아가 침탈했던 크름반도를 되찾게 된다면 이는 러시아의 흑해함대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고, 핵심적인 러시아군 기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회복은 러시아의 푸틴에게 ‘전쟁 패배’라는 분명한 낙인을 찍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크름반도 탈환 전략이 어떻게 수행될지도 주목거리다.


이런 차원에서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영광 재현에 필수 부분으로 간주하는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가 공격할 수 있게 돕는 것은 지금까지 조치 중 가장 대담한 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NYT에 의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브래들리 장갑차 등 미국 무기로 러시아 점령지인 마리우폴·멜리토폴과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육로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벤 호지스 예비역 중장은 우크라이나군이 향후 수개월 내에 브래들리 장갑차 등을 이용해 크름반도와 점령지를 연결하는 육로 차단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무기를 추가로 공급해도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크름반도를 탈환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크름반도 공격에 푸틴 대통령이 확전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한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그럼에도 정부는 러시아가 크름반도가 위험하다고 믿게 만들면 향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가 강해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위기의식을 느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핵보유국이 재래식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핵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면서 또다시 핵전쟁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보유국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주요 분쟁에서 절대 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이러한 핵전쟁 위협 발언은 벌써 여러차례 나왔고, 지난 12월초에는 푸틴이 국가적 위기를 강조하면서 소집한 국가안보위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논의했지만 거부되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핵전쟁 가능성 발언 자체가 별로 위협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도 자칫 확전으로 가게 된다면 수도 모스크바도 공격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미 모스크바 주요 건물 옥상들에 대공미사일들이 배치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푸틴이 아직 살아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폭탄성' 발언으로 푸틴을 향해 한방을 먹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그가 여전히 살아있는지, 특히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이 그인지, 혹은 누가 의사 결정을 하는지, 어떤 그룹의 사람들이 의사 결정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물론 푸틴이 사망했다는 근거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그러한 발언은 크렘린궁 내에서의 푸틴의 위상을 흔들 수 있는 발언이어서 러시아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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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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