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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향해 추파 던지는 中,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 경제 급한 中, 화해 제스처 보이며 대미 유화공세 - 눈에 띄는 중국의 태도변화, 공격적 외교 전부 숨겼다! - 시진핑 3기의 가장 기본은 민족주의가 될 것
  • 기사등록 2023-01-20 13: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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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급한 中, 대미 유화공세]


중국이 미국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확실하게 유화적으로 바뀐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미중 양국의 경제팀 수장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류허 부총리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회담을 가졌다”면서 “곤경에 빠진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솔직하고도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 크레이그 앨런 회장,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문제 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 간의 화상 대화가 각각 12일과 11일 이뤄졌다.


또한 2월 초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할 계획도 잡혀 있다.


[눈에 띄는 중국의 태도변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날 회담을 보도한 중국의 태도다. 최근들어 양국이 기후, 경제, 무역 등 분야에서 잇따라 온·오프라인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의 지침을 철저하게 따르는 관영매체들의 미국 관련 보도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해만 하더라도 미·중 간 회담이 열리면 선제 공격하듯 미국을 향한 비판과 공세가 담긴 보도들을 쏟아냈고, 그것도 미국측의 공식발표나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앞서 비판적인 뉴스들을 타전했었는데 올해는 확연하게 바뀐 것이다.


우선 양국의 재무 수장인 옐런-류허 회담을 보도한 관영매체들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시점도 미국측 보도가 나온 후였고 내용도 거시경제, 금융정책 등과 관련한 양국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위주였다.


다만 중국 상무부가 성명을 통해 “워싱턴의 하이테크 수출 통제를 암시하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 및 무역, 기술 정책에 대해 베이징의 우려를 제기했다”면서 “그러한 정책이 양국에 주는 영향을 중시할 것을 희망했다”는 내용만 포함되었을 뿐 다른 대미 견제성 내용은 아예 없었다.



특히 대미 강경 기조로 유명한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류허-옐런 회담에 대해 “미중 양국의 고위 관리가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세계 경제 회복에 큰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훌륭한 계기가 되었다”면서 긍정 평가와 함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특히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회담이 대만 문제와 기술 봉쇄 등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로 해외 언론들도 평가하고 있다”면서 “리커창 총리도 이날 회담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좋은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세계는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좋은 소식을 듣고 싶어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류허-옐런 회담에 대해 “중·미 고위 관리 간의 올해 첫 만남”이라며 “중국과 미국이 양국 정상의 발리 회담(작년 11월) 정신을 구현하면서 외교, 경제, 무역 분야에서 고위급 교류를 점진적으로 재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이어 “새해 벽두에 비교적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수년간 경색돼온 중·미 관계의 완화와 복원이 뒤늦게나마 이뤄진 것”이라며 “흐린 2023년 세계 경제·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긴 가뭄 끝에 때맞춰 단비가 내리는 느낌”이라고 썼다.


사설은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국) 외교정책은 제로섬 게임에서 윈윈과 협력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과 방역 정책 전환 후 경제 발전에 진력하려는 중국 모두 호혜적으로 협력할 영역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이렇게 미국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우선 2023년 올해가 시진핑 3기의 출발선상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고강도 방역 정책의 여파로 인해 문화대혁명(1966∼1976)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성장률(3.0%)을 기록한 중국은 3기가 출범하는 새해에는 지난해와 분명히 다른 뭔가를 중국 인민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그 첫 번째 과제가 경제성장률을 끌어 올려 활기차게 움직이는 중국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대미관계가 원만해야 중국의 수출 중심 경제를 정상화시킬 수 있어서다. 그래서 미국을 향해 '올리브 가지'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강경한 대 중국 정책을 펼치지 못하도록 최대한 제어하고 또 동시에 그러한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미국에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중국 외교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친강 신임 외교부장, 대미관계 우선에 최우선]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 바로 친강 신임 외교부장이 “중국 외교의 최대 당면과제는 미국과의 관계 회복”이라고 발언한 대목이다.


SCMP는 지난 3일, “지난 17개월 동안 주미대사로 활약했던 친강을 신임 외교부장으로 발탁한 것은 최근 대만문제로부터 시작해 인권, 기술 제재 등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미중간 충돌로 인해 적대적 관계로 변한 미중간에 관계를 안정시키려는 포석”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친강 신임 외교부장도 취임 일성에서 미중관계를 자신의 직무 최우선순위에 둘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지금 미중간의 외교관계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이고 그것이 중국의 안정적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과연 중국측 뜻대로 변화될 수 있을까?]


그러나 미국이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호응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일단 중국 입장에서는 이미 시진핑 3기가 출범한 상황이라 작년보다 상대에 대한 '여유'가 생겼지만 미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당장 2024년의 대통령선거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당연히 조 바이든의 민주당과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선명성 경쟁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인의 반중정서가 이미 80%를 넘어섰고, 그 강도도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정부가 섣불리 미중관계를 유화적으로 이끌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 중국 특위를 만들면서 초강경 대중 외교를 주창하게 될 하원의 공화당보다 더 강한 스탠스를 바이든 정부가 포지셔닝을 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야 공화당에게 공격당할 빌미를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이 중국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이르면 상반기 중에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 경우 미중간에는 당연히 파국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매카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때보다 더 격렬한 반발을 불러오게 될 것이고, 이를 기화로 공화당은 대 중국 정책의 주도권을 잡으려 시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정치 일정은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숨고르기를 통해 미중관계 정상화를 꿈꾸는 중국에겐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또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도 여전하고, 최첨단 반도체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예봉은 꺾이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가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장비 수출통제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분야에서 대중국 견제 행보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시도는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에 대한 중국 압박을 훨씬 더 강화할 것임을 보여준다.


결국 미중 전략경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협력할 분야는 협력하고, 경쟁할 분야는 경쟁'하려는 미국과 미국의 견제를 양국 간 협력으로 덮길 원하는 중국 사이에 본격적으로 '밀고 당기기'가 이어질 것이지만 중국이 원하는 ‘따뜻한 봄날과 같은 미중관계 형성’은 중국만의 일장춘몽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중국 외교의 변화에 대해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지난해 10월 중국 외교부의 마자오쉬 부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대회에서 기자들에게 ‘용감하게 싸우는 것은 중국 외교의 정신적 특징’이라며 전랑외교 정신을 강조했지만 최근들어 중국 외교가에서 중국 당국의 그러한 호전적 징후는 찾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시진핑 주석조차 신년사에서 대만에 대한 공격적 언사를 중단했으며, 확실한 매파 친강도 유화적으로 돌아섰고, 공격적 언사로 유명한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도 물러났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중국의 공격적 외교가 역효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려먼서도 “시진핑 3기의 가장 기본은 민족주의가 될 것이고, 또한 대만에 대한 반전이나 모스크바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는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외형적 태도는 변해도 그 본질은 그대로일 것”이라 덧붙였다. 그것이 중국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분칠한 늑대에게 더 이상 속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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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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