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 공포의 춘제(春節)가 다가온다! - 연인원 20억명 이상 이동하는 춘제, 중국 사회에 미칠 영향은? - 춘제 앞두고 제로코로나 변명 나선 시진핑, 이유 있었다! - 춘제 이후, 중국 사회 대불안 확산 가능성 주시
  • 기사등록 2023-01-20 06:17:54
기사수정



[춘제 대 이동 시작한 중국]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1월22일)를 앞두고 대륙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이미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특별수송기간('춘윈', 春運)은 오는 2월 15일까지 40일간 시행된다.


본격적인 춘제 연휴는 춘제 이틀 전인 20일부터지만 올해는 3년간 계속된 강력한 '제로 코로나'가 폐기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뒤 맞는 첫 명절인 만큼 올해 춘제 기간에 중국 교통운수부는 연인원 20억 9천5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9.5%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에서 춘제가 이렇게 국가 대명절인 이유는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다궁런'(打工人)들이 무조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녠예판'(年夜飯·섣달 그믐날 먹는 음식)을 먹어야 하기 떄문이다. 그것이 중국의 전통이고 '정신적 계승'(精神傳承)이자 문화이며 또한 지난 1년간의 고단한 삶을 보상받는 시간이어서다.


[인구 대이동이 가져올 코로나 확산]


그런데 문제는 무려 연인원 20억명이 넘는 대이동에 따라 코로나가 농촌 지역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에서 전체 인구의 60~70%, 많은 지역의 경우 90% 넘는 주민들이 코로나 확진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그많은 대도시 거주 중국인들이 춘제를 맞아 면역력도 약하고 변변한 의료시설조차도 없는 농촌 등의 시골을 방문하게 되면 과연 그 후유증이 어떻게 나타날지 현재로서는 상상조차 불가하다.


현지 매체인 중국신문주간은 16일 “중국 주요 도시가 코로나19 확산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동북 등 농촌지역은 의료 자원 부족으로 감염자들의 병세가 악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동북 등 농촌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베이징 등과 비슷하지만, 주요 도시에 밀려 주목받지 못한 채 감염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지린성 농촌의 한 3급 병원 의사는 “가장 큰 문제는 감염자들을 치료할 약품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면서 “외국산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거의 공급되지 않고 있으며, 중국산 치료제 아쯔푸(阿玆夫·Azvudine)도 충분치 않을 뿐더러 해열제조차 제때 처방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장 우려되는 것 중의 하나는 농촌지역은 의료 장비가 노후하고, 일부 의사는 인공호흡기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낮기 때문에 농촌의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도시로 이송되면, 도시의 의료시스템에 압력을 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통상 동북 지역은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에 폐질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고령 인구도 많은데 의료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은 동북 등 농촌 지역은 춘제 이후 큰 고비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우려는 엄청난 인구의 이동으로 중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시골의 병원들이 변이 바이러스를 잡아낼 여력도 없는 상황이며, 중국의 방역당국도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해외로 어떻게 전파될지도 걱정거리다.


[코로나 확산, 시진핑까지 나서서 우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진핑 중국 주석까지 나서 “의료 서비스와 자원이 부족한 중국의 광활한 시골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시 주석이 “가장 걱정되는 것은 농촌과 농민들”이라면서 “농촌 지역의 의료 시설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이는 코로나를 예방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시주석은 이러한 코로나 확산이 사회 불안의 요소가 될 것을 우려해서인지“ 최근 방역을 전면 완화하기 전까지 3년 가까이 실시한 고강도 방역에 대해 ‘정확한 선택’이었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은 고강도 방역을 통해 “여러 바이러스 변이의 충격을 견뎌냈고, 중증률과 사망률을 최대한도로 낮춤으로써 인민 대중의 생명과 안전, 신체 건강을 힘있게 보호했고, 방역 최적화와 '을류을관(B급 전염병에 대해 정상적인 B급 수준의 관리)'을 위한 귀중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시 주석은 또 “현재 코로나19 방역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고, 여전히 힘겨운 시간이 존재하지만, 앞길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며 “계속 견뎌내면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현재 방역의 중심이 감염 방지에서 의료 구제로 옮겨갔고, 건강을 보호하고 중증을 방지하는 것이 중점 과제가 됐다”며 “병원이 감당해야 할 임무가 더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 자원 확충, 의약품 확보, 중증 환자 대응 준비 등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시진핑 주석이 구구절절한 지적은 사실 상당히 이례적이다. 시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 확산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 3년간 온 중국을 꽁꽁 속박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돌연 폐기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코로나 퇴치를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동시에 무능한 중국공산당 정부라는 오명이 중국인민들의 머리 속에 자리 잡으면서 사회 불안 요소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치적이라고까지 강조해 왔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실패 낙인이 자신의 지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지난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력하게 변호하고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동시에 현재의 코로나 대확산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덮기 위한 대국민 홍보 가이드라인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방역정책 전환 이후 그 배경에 대해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었다.


방역정책의 대전환 자체가 과학적인 토대나 이론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정치적 판단, 곧 누적된 제로 코로나 방역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공산당의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덜컥 결정해 버린 것이어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고위 당국자들은 물론이고 방역책임자들까지도 방역정책의 대전환에 대해 함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위드코로나로 전환함으로써 중국 전역이 방역 위기 상황으로 번져 버렸고, 이런 가운데 춘제 대이동이 시작되자 춘제 이후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시진핑 주석이 미리 대 국민 선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의 코로나 관련 연설의 요지는 사실 딱 한 가지다. 지난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훌륭했으니 이에 대해 함부로 비판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중국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시진핑의 주장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시진핑의 설명을 과연 중국 인민들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지난 월드컵을 거치면서 전 세계가 마스크없는 위드코로나로 전환하고 있음을 중국인들이 똑똑히 봐왔고, 또한 코로나로 인해 전 국토가 고통받고 있는 나라가 중국 말고는 없다는 것도 다 알고 있어서다.


[핵심은 사망자 수]


결국 소위 ‘공포의 춘제’를 대하면서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망자수가 어느 정도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의 코로나 관련 연설에서도 핵심은 지난 3년간의 방역으로 사망률을 낮췄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사망률에 대해 민감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수 발표를 꽁꽁 숨겨왔다. 그러나 그러한 은폐가 언제까지 통할 리가 없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전역에서 하루에 2~3명 정도라는 말도 되지도 않은 수치를 발표하다가 중국 장례식장의 위성사진들이 공개되면서 대망신을 당하자 지난 14일에는 “'위드 코로나' 정책 이후 지난 5주간 약 6만 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 터무니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이달 중순까지 중국 전체 인구의 64%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베이징대 국립개발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보수적인 치사율인 0.1%를 적용하면, 지난 5주간 90만 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면서 “결국 중국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수는 실제 사망자의 10분의 1 수준일 것”이라 추정했다.


문제는 춘제 이후 코로나 대확산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과연 어느 정도 나타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랜 만에 찾아간 고향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을 눈으로 목도하게 된다면 중국의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는 불안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공포의 춘제’라고 말하는 것이고,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 밑도 끝도 없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과연 춘제 이후, 중국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400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