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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집권당 새주석에 초강경파 당선, 총통선거 주목하는 중국 - 강경한 반중노선, 중국이 주목하는 라이칭더 - 총통선거 앞둔 대만, 위기 고조되면 라이칭더 유리 - 지난해 대만 방공식별구역 최다 진입했던 중국, 올해 도발 주목
  • 기사등록 2023-01-18 13: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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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집권당 새 주석에 라이칭더]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새 주석에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선출되면서 앞으로의 양안관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라이 주석은 내년 1월 13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아주 커졌으며 만약 총통에 당선된다면 중국과의 관계는 상당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3연임 금지 규정으로 내년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


▲ 라이칭더 대만 민진당 주석 [사진=라이칭더 페이스북]


16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라이칭더 부총통은 전날 치러진 여당인 민진당 주석 보궐선거에서 99.65%라는 득표율(4만1천840표)로 당선됐다.


오는 18일 주석으로 취임하는 라이칭더는 페이스북을 통해 “복잡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만을 확실하게 보호하고 대만의 민주주의·평화·번영을 증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임기는 내년 5월 20일까지다.


이번 집권 민진당의 주석 선거는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참패하면서 차이총통이 주석직에서 물러났고, 이에 보궐선거를 통해 주석직을 선출한 것이다.


[중국이 주목하는 라이칭더]


그런데 중국은 라이칭더의 집권 민진당 주석 당선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이 그동안 ‘항중보대(抗中保臺·본토에 대항해 대만을 지키자)’ 카드를 내세우면서 강력한 반중(反中) 노선을 걸어 왔었는데, 라이 주석은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강경한 반중성향을 가지고 있어서다.


러아 주석은 지난 2019년 일본을 방문해 “대만과 일본, 나아가 미국이 공통으로 중국의 위협이라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미·일·대만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부통령과 대만 집권당 최고 책임자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으며, 중국은 두 사람이 뭔가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당시 대만 언론은 두 사람이 중국 문제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으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라이칭더는 대만 독립을 위한 실무자”라면서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대만 독립에 관한 발언을 해왔고, 대만 독립 강경론을 완고하게 고집한다”며 비판했다.


이러한 라이 주석의 성향 때문에 내년 1월의 총통 선거에서 당연히 강경한 반중노선을 선거전의 핵심 이슈로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진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해 차이 총통이 민진당 주석에서 물러났지만, 홍콩 시위 사태 등이 맞물리면서 2020년 총통 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대만의 독립노선 추구하는 리이칭더]


그런데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라이칭더 주석이 단순한 반중을 넘어 대만독립을 추구하는 초강경파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정치 측면에서 보편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국제사회가 라이 주석의 대만 독립 입장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눈길을 끈다.


반대로 라이 주석이 국제사회의 지나친 우려를 의식해 '실사구시의 대만독립 추진자'에서 '강력한 반중노선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만독립을 추진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으로 전환하는 수정주의를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전국대만연구회 저우즈화이 상무도 최근 “라이칭더 부총통이 '항중보대'(抗中保台: 중국에 항거하고 대만을 지킨다)가 아닌 '화평보대'(和平保台: 평화를 수호하고 대만을 지킨다)를 언급한 것에 대해 중국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시보는 “라이칭더 주석이 이렇게 아무리 수정주의 노선을 채택한다 하더라도 중국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며, 양안(중국과 대만)의 대립과 충돌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듯 라이 주석은 전날 신임 주석에 당선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진당의 존재 목적은 바로 대만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면서 “과거 민주개혁에 이어 복잡하고 다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결연하게 대만을 수호하고 대만의 민주, 평화, 번영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시보는 “라이 주석이 새로운 실사구시의 탄력적이고 유기적인 수정주의 노선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여부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1야당인 국민당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승리를 이끈 주리룬(朱立倫) 주석과 폭스콘의 궈타이밍(郭臺銘) 창립자 등이 총통 선거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의 증손자이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타이베이시 시장에 당선된 장완안(蔣萬安)도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그는 차차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오는 2024년 총통 선거에서 어떻게 ‘친중 꼬리표’를 떼고 대미 관계를 돌파할지는 국민당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총통선거 앞둔 대만, 위기 고조되면 라이칭더 유리]


흥미로운 것은 내년의 총통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만에 친중성향의 국민당 후보를 중국이 당선시키려면 중국이 대만해협에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대만해협에 위기가 조성된다면 지난 차이총통 당선 당시 선거에서도 나타났지만 반중성향의 집권 민진당 후보에게 몰표를 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올해 한해동안 대만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가 주목된다. 일단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에서 매년 연례행사처럼 거론해 오던 대만에 대한 통일론을 꺼내지 않았다. 아주 이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러한 시 주석의 태도는 내년 1월의 대만 총통 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낳았다.


또한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의 대만 담당 실무 수장으로 임명된 쑹타오 공산당 중앙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도 '양안 관계' 잡지에 게재한 신년사를 통해 대만을 향해 평화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강조하며 “대만 각계 인사들과 양안 관계와 국가통일에 대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쑹 주임은 “2023년은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실시하는 첫해”라고 강조한 뒤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방침을 견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九二共識: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에 기초해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조국의 평화통일 과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고 분열과 간섭에 반대하는 투쟁을 단호히 전개해 중화민족의 근본 이익과 양안 동포의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쑹타오는 그러면서도 대만 집권당 민진당에 대해 지방선거 패배를 거론하며 독립 추구는 성공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러한 유화적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본색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만의 독립세력에 대한 압박과 대만해협에서의 위협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22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기구이자 의사결정기구인 전국대표대회에서 대만 독립에 대한 단호한 반대 및 억제 의지를 중국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黨章·당헌)에 처음으로 명기했다.


종전 당장에는 ‘조국통일 대업 완성’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이 같은 독립 반대 및 억제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16일 당 대회 개막식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 약속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대만 독립 반대 및 억제가 당장에 반영된 것은 시 주석 집권 3기에 대만 문제에서 강경 기조를 견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대만에 대한 통일 의지는 확고하고 언제든지 대만 독립 세력이 강하게 부각된다면 무력을 통해서라도 억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가 중국의 도발적 행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올해 들어서도 대만해협 주변에서의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CCTV 군사채널은 지난 2일 인민해방군 공군의 젠(殲·J)-20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전투기들이 전투 공역에서 야간 임무를 수행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CCTV 군사채널의 J-20 스텔스 전투기 야간 훈련 장면 공개는 대만 국방부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대만 주변에서 중국 군용기 24대와 함정 4척을 포착했다고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대만 당국은 중국군의 이러한 훈련이 야간을 통해 대만을 공격하려는 전쟁 연습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지난 한해만 1727대의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의 960대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중국군이 대만의 ADIZ에 대한 침공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만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광범위한 '회색지대 전술'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중국의 위기 조성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다. 다만 그 빈도나 강도가 변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과연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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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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