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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불쑥 터져나온 푸틴의 정계 은퇴 선언설 - 갈리야모프, “푸틴 올해 중 정계 은퇴 선언, 2024년 대선 불참" - 푸틴의 책사도 주장했던 푸틴 교체론 - 푸틴, 3월까지 돈바스 점령 지시, 2024년 대선 준비?
  • 기사등록 2023-01-18 06: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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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올해 중 정계은퇴 선언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2024년 차기 대선에 불참하고 11개월간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뉴스가 타전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대통령 연설비서관 출신의 정치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의 발언을 인용해 “푸틴이 올해 중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2024년에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특히 “푸틴 대통령이 차기 후임자 지정을 완료했으며, 다음 정권의 후임자들의 명단 리스트 작성이 완료된 상태”라면서 “푸틴 대통령 후임으로는 알렉세이 듀민 전 러시아 국방 장관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 중 한 명인 듀민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인물로, 과거 푸틴의 경호부대와 군 정보국(GRU) 실무를 지휘한 바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도 후보자로 꼽혔지만 그가 최근 전략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과격한 민족주의적 태도를 고수하면서 듀민 전 장관과의 경쟁에서 밀렸다고 한다.


갈리아모프는 푸틴이 정계 은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러시아 정치계가 더 이상 푸틴이 러시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보증 수표'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푸틴 주변인들은 바그너 출신의 용병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으며, 언젠가 바그너 용병들에게 처형될 수 있다는 공포감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리아모프는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패배로 막을 내리게 되면 푸틴 등 현재까지 그를 지지했던 크렘린궁 지도자들은 남미 국가로 뿔뿔이 도주할 것”이라면서 “주요한 도주 국가로는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두 곳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측했다.


한편,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빠르면 올해 중 정계에서 완전히 손을 뗀 푸틴 대통령이 은퇴 후 흑해의 휴양지 글렌지크 저택에서 말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이 정계를 떠난 후에도 평생 상원 의원직은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의 책사도 주장했던 푸틴 교체론]


사실 푸틴의 교체설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러시아군이 한때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남부의 헤르손에서 전격 철수를 한 이후인 11월 14일,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푸틴의 책사’이자 ‘푸틴의 철학자’로 불렸던 알렉산드르 두긴(60)이 푸틴 대통령을 공공연하게 비판하며 푸틴의 전쟁 수행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었었다.



아사히신문에 의하면 두긴은 “절대 권력자(푸틴)는 나라를 지킬 책임이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비의 왕(王)'과 같은 운명이 기다릴 것”이라며 “우리가 지도자에게 절대 권력을 주는 것은 우리 모두를 중요한 순간에 구원하라는 의미”라고도 했다. 즉 중요한 순간에 구원하지 못하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여기서 두긴이 말한 ‘비의 왕’이란 영국 인류학자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고대 종교 연구서에 등장하는 것으로, 가뭄 속에서 비를 내리지 못한 왕은 살해당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힘을 다한 왕은 빨리 제거하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해야 재난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는 능력이 다한 ‘왕의 살해’가 마땅하다고 주장한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영국 언론도 “굴욕적인 헤르손 철수를 두고, 푸틴의 브레인인 두긴이 (왕의 살해라는) 소름끼치는 비유를 써서 푸틴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푸틴에 대한 두긴의 발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우선 극우 사상가인 두긴이 철저한 푸틴의 신봉자였고, 심지어 푸틴에게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제공한 ‘유라시아니즘(Eurasianism)’의 창시자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기획자’로 부른다.


두긴은 과거 푸틴에 대해 “절대적이고 대체 불가능하다”고 극찬해왔다. 2007년에는 저서 '푸틴 대 푸틴'을 통해서 “푸틴은 실증적이고 조심스러운 달과 같은 속성, 유라시아 제국의 부활을 추구하는 태양 같은 속성을 다 지니고 있다”라고 주장할 정도로 푸틴을 이 시대의 위대한 정치가로 추앙해 왔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군이 수세에 몰리고 급기야 점령지에서 퇴각이 잇따르자 둘 사이의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두긴의 이러한 주장이 러시아 내부에서 일파만파 파문이 확산되자, 두긴은 11월 13일(현지시간) 뒤늦게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에 대한 비난을 거두고 푸틴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도 지난해 11월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헤르손에서 굴욕적인 후퇴를 한 이후 그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푸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들이 봇물터지듯 이어지고 있다”면서 “푸틴의 상황은 확실히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3월까지 돈바스 점령 지시, 2024년 대선 준비?]


그런데 반전 뉴스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전을 거듭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장에게 다가오는 3월까지 돈바스 지역에 대한 완전한 점령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란뉴스(Ukrannews) 등 현지매체는 17일 “안드리 유소우(Andrii Yusov) 우크라 국방부 정보국 대변인이 Freedom TV 방송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이 최근 새로 임명한 발레리 게라시모프 우크라전 통합사령관에게 이렇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유소우 대변인은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던 원래의 계획이 실패하면서 이젠 돈바스지역만이라도 확고하게 확보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면서 “푸틴은 지금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소우 대변인은 또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러시아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전쟁연구소(ISW)의 보고서는 16일,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 등을 향한 대규모 새로운 공세를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이 이렇게 돈바스를 콕 찍어 완전 점령을 명령한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에서 그나마 승리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지역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대 격전지는 동부 바흐무트 인근의 솔레다르 지역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8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의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인 공격을 준비하면서 러시아군은 돈바스지역의 바흐무트 주변을 제외하곤 완전한 방어태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결국 푸틴에게 있어서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이 돈바스지역 완전 점령에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런데 이렇게 돈바스 점령에 집착하는 것은 바로 내년 3월에 실시되는 대통령선거 때문이다. 현지매체들도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5선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 유력지 코메르산트는 지난 13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끈질긴 군사작전 중임에도 불구하고 크렘린궁이 2024년 대선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캠페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코메르산트는 “크렘린궁 내 국내 정책블록은 푸틴 대통령이 2024년 재선을 노릴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최근 전문가들과 그의 선거 캠페인 주요 구성요소에 대해 사전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선은 내년 3월17일로 예정돼 있다. 상원은 올 12월 본격 선거운동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앞서 “지난해 9월 강제 주민투표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을 포함한 올가을 24곳 지방선거가 차기 대선의 '시험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푸틴이 이미 사실상의 종신집권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들도 나온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패배와 그의 좋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종신집권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의 유권자 조작을 통해서라도 대통령 5선을 반드시 성취하게 될 것”이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푸틴은 이미 전쟁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를 금지시켰으며,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회적 기강잡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해외로 망명한 언론인들이 푸틴의 장기집권을 막기 위한 총궐기를 오는 9월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러시아인들을 충격에 빠뜨릴 뉴스들을 제공하면서 반 푸틴 분위기를 만들어갈 것”이라 전했다.


이렇게 2023년의 푸틴 거취에 대해 대통령 사임설과 장기집권을 위한 대선 준비설이 모두 세계의 언론들의 도마에 올라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보도들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푸틴의 현재 지위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푸틴이 그 자리를 어떻게 지켜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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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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