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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비겁한 시진핑, 포용한다더니 백지시위대 검거나서 - 블룸버그 “백지시위대 조용한 검거…시진핑의 딜레마” - ‘이견은 자연스러운 일’ 시진핑, 돌연 태도 바꿔 - 시진핑과 공산당에 충성 강조하는 중국
  • 기사등록 2023-01-17 13: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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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백지시위대 조용한 검거…시진핑의 딜레마”]


시진핑 주석의 최대 치적으로 자랑하면서 3년 가까이 유지해 왔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게 만든 계기가 된 백지시위 참가자들을 중국 당국이 ‘은밀히’ 검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는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의 딜레마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중국의 인권 침해 문제를 추적하는 웹사이트인 '웨이취안왕'을 인용해 “시위에 나섰던 100명 이상이 구금된 상태”라면서 “작년 11월 24일 쇠사슬로 아파트 출입구 등을 봉쇄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우루무치 화재를 계기로 중국 전역에서 벌어졌던 동시다발 시위 참가자들이 은밀한 방법으로 속속 중국 당국에 체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역시 소식통을 통해 최소한 12명이 구금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들의 대부분은 20대이자 최근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이라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당시 시위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철통 봉쇄 조치로 숨이 막혀 하던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으로서는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였고, 그래서 부랴부랴 방역정책을 급격하게 전환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만약 시위를 방치하거나 아니면 강제로 진압한다해도 3년여에 걸친 봉쇄로 인해 이미 중국 인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시점이라 그 시위가 어떻게 확대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강했을 것이다.


특히 시위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중국 인민들의 호응도 대단하다고 판단했고, 또한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통일된' 저항의 표시였다는 점에서 중국 공산당은 그 의미가 크다고 봤었다.


더더욱 중국 공산당이 당혹감을 느꼈던 것은 시위 과정에서 공산당 퇴출과 시진핑 퇴진 구호가 등장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놀란 중국 당국은 12월 7일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급전환했다.


[‘이견은 자연스러운 일’ 시진핑, 돌연 태도 바꿔]


일단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대전환을 했던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에서 백지시위에 대해 지극히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관심을 모았다. 시진핑은 올해 신년사에서 “14억 인민이 일부 문제에 대해 다른 우려와 견해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소통과 협의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언급은 시 주석이 공산당·시진핑 퇴진 시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누가 보더라도 그에 대한 간접적인 거론이자 '중국 내 여론 분열'을 인정한 것으로 인식됐다. 나아가 시 주석이 자신의 퇴진을 외쳤던 반대 세력까지도 포용할 것이라는 관측까지도 나왔다.


그렇게 예상했던 것은 전국적인 동시다발 시위에 대해 당국이 강경 대처를 하게 되면 민심 이반을 부추기면서 또다른 시위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그러면서 지난 7일에는 '새 단계 코로나19 방역 정책 조정에 적응해 법에 따라 관련 형사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데 대한 통지'를 발표하고,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경미한 형사사건 범죄는 선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 역시 시진핑 주석의 신년사와 맞물리면서 지난해 12월의 대규모 시위에 대한 화해 제스처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은 대외적으로는 그렇게 온화한 표정을 지으면서 모든 반대파까지도 포용하는 척하더니 또다시 본색을 드러냈다. 중국 당국이 동시다발 시위 현장 채증을 바탕으로, 시위 참가자들에게 사회 불안 선동자라는 딱지를 붙여 은밀하게 체포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도대체 왜 이럴까?]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신년사에서 밝혔던 내용과는 딴판으로 백지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체포를 은밀히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인민들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지난해 12월의 백지시위는 중국 공산당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감시가 철저한 중국 사회에서 공산당 해체와 시진핑 퇴진이라는 시위까지 공공연하게 터져 나왔고 이러한 주장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의 최대 치적이라면서 온 세계에 중국 방역의 위대함을 널리 선전했던 제로 코로나 시스템을 포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 지금 중국의 상황은 더 어지럽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금 ‘무기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밀어붙이면서도 정작 코로나에 대처하기 위한 의학적인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이로인한 후유증이 심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 당국이 최소 연인원 20억명 이상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는 춘제가 다가오고 있다. 이미 중국의 주요 대도시들마저도 의료가 완전 붕괴되어 있는데 춘제로 인해 농촌까지 코로나로 인한 파급이 확대되면서 의료 붕괴를 현실에서 온 몸으로 맞닥뜨리게 된다면 진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아무도 예상 못한다.


가장 두려운 것은 코로나 확산이 전 중국인민들에게 퍼지면서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나오는 경우다. 이미 베이징 인구의 92% 정도가 감염되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지난 13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의 결과가 그렇다.


이렇게 중국 당국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자칫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키는 임계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지금 중국 당국이 예민하게 보고 있는 위기의 현실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 지난 12월의 백지시위 주동자들부터 제거를 해야 방역 실패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특히 많은 중국 인민들이 중국 공산당을 축출하고 시진핑도 하야해야 한다는 주장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누군가가 중국 인민들의 억눌린 감정을 선동한다면 시위는 또다시 얼마든지 폭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불복종이 터져 나온다면 정말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형언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들 수도 있을 것이다.


더더욱 지금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과 트위터 등에는 각종 이유로 시위 사태가 벌어져 현지 경찰 당국과 충돌하는 영상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이달 7일에는 충칭시 코로나 항원키트 제조공장에서, 5일에는 톈진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한 2일 허난성에선 대규모 폭죽 금지에 반발한 주민들의 항의가 경찰차를 부수는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중국 공산당은 두려운 것이다. 한번 불복종 시위에 맛을 본 중국 인민들이 시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해도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우려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고 짚었다. 미시간대 정치학과의 메리 갤러거 교수는 “중국 정부는 많은 사람들이 백지시위대의 의견에 동의하고, 그들이 제로 코로나와 검열에 신물이 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들이 언제든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중국 당국도 잘 알고 있기에 시위자들에 대해 '조용한' 검거와 구금 조치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진핑에 충성 강조하는 중국]


중국 공산당은 이렇게 백지시위를 주도했던 이들에 대한 은밀한 검거 작전과 동시에 사상 통일을 강조하면서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16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지난해 10월 25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정치국 제1차 집단학습에서 시 주석이 한 연설 전문을 실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우리 같은 큰 정당, 큰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 만약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 영도가 없고, 전당·전국의 사상 통일이 없다면 어떠한 일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집중 통일 영도는 당내 핵심 지위에 있는 시 주석으로의 결정권 집중을 의미하는 말로, 절대권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표현이다. 결국 추스의 시진핑 연설문 공개는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촉구한 내용으로 인식됐다.


시 주석은 신년사에서도 14억 중국인의 단결을 강조했다. 시 주석의 잇따른 단결 강조는 3년 가까이 계속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가 바닥을 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뒤에도 사회·경제적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 여론을 다독이고 경제 성장에 매진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시진핑 충성 강요와 함께 단결을 강조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중국 공산당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중국 공산당이 시위 가능성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실제 중국 공산당에 대한 불복종 운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만큼 중국은 지금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은 아슬아슬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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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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