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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멘붕에 빠진 푸틴, 뾰쪽한 수가 없다! -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당황한 푸틴 - 옛 소련 시절 개발된 무인정찰기를 공격용으로 개조한듯 - 러시아 방공망의 취약성 고스란히 드러내
  • 기사등록 2022-12-09 13: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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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당황한 푸틴]


우크라이나군이 연이틀 러시아 본토의 군사기지를 공격하면서 러시아가 멘붕에 빠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랴잔주 랴잔시와 사라토프주 앵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2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의한 대형 폭발이 발생한데 이어, 6일에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비행장이 역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불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랴잔은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185㎞밖에 안 되는 곳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는 480㎞나 떨어진 내륙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양국의 국경 인근의 러시아 지역에서는 탄약고와 비행장이 공격받은 적은 있지만, 국경에서 수백㎞나 떨어진 본토 내 주요 군사 기지가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세 번의 공격 모두가 우크라이나 드론에 의한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은연중에 작전 수행 사실을 시인하는 듯한 분위기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 사람들은 종종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모호한 말로 정확한 답을 피했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불가사의한 폭발로 러시아 항공 장비가 훼손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비행기가 고장나면서 그들의 역량도 줄어들 것이다. 아주 훌륭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어떤 무기로 공격했을까?]


그렇다면 우크라이나는 어떠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을까? 분명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도 중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해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은 영리하게도 옛 소련 시절 개발된 무인정찰기를 공격용으로 개조한 장거리 드론(무인기)으로 이번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해당 작전 내용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무기가 옛 소련제 정찰용 무인기 `투폴레프 TU-141 스트리스(Strizh)`를 우크라이나군이 개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해당 작전 내용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무기가 옛 소련제 정찰용 무인기 '투폴레프 TU-141 스트리스(Strizh)'를 우크라이나군이 개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자국을 침공해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동부지역에서 내전이 벌어지자 치장물자로 쌓여있던 TU-141을 다시 전력화했으며, 이번 전쟁에서는 폭발물을 실어 순항미사일처럼 사용했다는 것이다.


TU-141은 지난 1979년 처음 실전 배치되었다가 1980년대 말, 모두 퇴역한 기종으로 1991년 소련 해체 당시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설계한 Tu-141 스트리스(Strizh) 무인정찰기 일부를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Tu-141기종은 사거리가 1천㎞ 이상이며 미사일 탄두 탑재가 가능하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국영 방산기업 우크로보론프롬에서 올해 10월 순항거리 약 1천㎞의 드론 개발 프로그램이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이번 공습에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러시아 방공망의 취약성 고스란히 드러내]


사실 이번 우크라이나 드론에 의한 러시아 본토의 군사기지가 공격당한 것에 대해 가장 당혹스러운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일 것이다. 우선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이렇게 러시아 본토가 직접적으로 공격을 당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기습적으로 러시아 본토가 공습당했다.


이렇게 되면 사실 러시아 어느 것도 이젠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전장이 우크라이나 내에서만 이루어졌지만 이젠 러시아 본토, 심지어 모스크바에서도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는 이미 지난 9월의 부분적 전쟁동원령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 안방으로 끌고 들어온데다 이젠 러시아 본토에서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인들에게 주는 충격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충격은 러시아의 방공망이 이렇게 허술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장거리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공격받았다는 것은 러시아 방공 시스템의 허점을 노출시킨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시말해 러시아 중요 군사시설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이어 “러시아는 최근 헤르손 등 점령지 상당 부분에서 퇴각하는가 하면, 미사일 고갈 정황마저 보이며 여러 측면에서 장기전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적으로 가장 심대한 방어 실패 사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전쟁 지지 입장인 한 러시아 평론가는 텔레그램 채널에 군 수뇌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지도부의 무능함과 공군기지의 방어시설 부족 상황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가능하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블로거도 “내가 순진한 민간인이어서 그런지, 전투기들이 콘크리트 격납고에 보관돼있는 줄로만 알았다”며 “소형 드론이 전략 항공기들을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꼬았다.


세 번째 충격은 러시아에게는 정말 뼈아픈 것으로 러시아 전력의 핵심 중의 핵심인 핵무력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엥겔스 비행장의 경우 Tu-95, Tu-160 등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주둔하는 기지로 대규모 전략폭격기 부대를 갖춘 러시아의 유일한 비행장인데, 이러한 군사기지가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향후 러시아군의 군사작전 운용 폭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황한 푸틴, 핵무기 카드 꺼내 들었지만 갈팡질팡]


이어진 굴욕 속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물론 이날 회의에서 거론된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러시아 본토 피습사건이 주된 의제로 논의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는 별개로 푸틴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전국에 방영된 TV방송에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우리는 가장 앞선 핵무기들을 갖고 있지만 이를 면도기처럼 휘두르고 싶진 않다”고 했다. 또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다. 우리는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적 없다”며 “서방이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푸틴의 이러한 발언은 사실 횡설수설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핵전쟁 거론은 오직 푸틴의 입에서만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푸틴은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월 하순 이래 전쟁의 주요 고비마다 핵무기에 관한 얘기를 꺼내거나 이를 연상케 하는 발언을 해 왔다.


특히 푸틴은 전황이 불리해질 때마다 습관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거론해 왔다. 특히 지난 9월 21일 동원령을 내릴 때도 그 명분을 “서방 측이 러시아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 이는 엄포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9월 30일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개 주를 '합병'한다는 '조약'을 체결하면서 그 때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땅을 지킬 것”이라면서 “미국도 이미 일본에 두 차례 핵무기를 쓴 적이 있다”는 말까지 했었다.


그랬던 푸틴이 10월 27일에는 돌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쓸 필요가 없다”면서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필요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푸틴의 발언과 관련해 영국의 유력일간지인 텔레그래프는 7일(현지시간) “푸틴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특수군사작전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제하는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특히 이날 발언이 우크라이나에 의한 러시아 본토 공격과 6일의 국가안보위원회 회의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이틀만에 세 군데의 러시아 본토가 피격을 당했음에도 러시아군이 뚜렷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핵무기 사용 등의 강경책 역시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논의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푸틴정권의 핵심부가 이번 러시아 본토 피격과 관련해 뚜렷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칫 러시아가 잘못 행동했다간 미국을 비롯한 나토군의 강경대응을 불러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푸틴 정권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허세를 부리기는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매우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전쟁확대를 우려하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의 사용처 결정은 해당국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우크라이나의 주권적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한 미국 국무부는 7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재차 핵무기 위협에 나선 것과 관련, “핵무기와 관련해서 절제되지 않은 발언(loose talk)은 절대적으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는 아직 앞으로의 군사행동에 대해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본토 공격으로 개망신을 당했지만 그렇다고 뾰쪽한 수도 없는 푸틴, 이것이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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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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