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성향의 이란 전 대통령이 지도부를 향해 "너무 늦기 전에 시위자들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촉구하는 이례적인 공개 발언을 냈다.
6일(현지시간)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79)은 이날 학생의 날을 기념한 성명에서 "'여성, 삶, 자유'란 아름다운 슬로건은 이란 사회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하타미는 지난 1997년부터 2005년까지 두 번의 임기를 거친 개혁파 대통령이다.
그는 시위에 학생들과 교수들이 참여한 것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칭찬한 반면 그들이 직면한 처벌과 탄압에 대해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안전이 서로 대립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안전을 유지한다는 핑계로 자유가 짓밟히거나, (안전이) 자유의 이름으로 무시당한다"고 지적했다.
현 지도부를 향해 "이 존재(시위대)를 부당하게 대처하는 대신 그들에게 감사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며 "너무 늦기 전에 통치의 잘못된 측면을 인식하고 좋은 통치를 향해 나아갈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란 전역에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지난 9월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11주 째 시위가 계속될 수록 정부의 무력 진압의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란 사법부는 5명의 시위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려 사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사법부에 따르면 3명의 아이들을 포함 11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5일 일부 형이 확정됐으며 곧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고 473명의 시위대가 사망했다. 학생 586명을 포함 1만8215명이 구금됐다. 보안관은 6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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