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무너진 푸틴의 꿈, 무너지는 러시아 - 푸틴의 꿈 “열흘이면 우크라 점령, 8월엔 합병” - 애초 계획 무너지면서 푸틴 갈팡질팡 - 우크라이나의 겨울, 푸틴 편도 아니다
  • 기사등록 2022-12-04 06:55:58
기사수정



[푸틴의 꿈 “열흘이면 우크라 점령, 8월엔 합병”]


러시아의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세운 계획에 10일 만에 점령을 마치고 일찌감치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 스카이뉴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푸틴이 최종 승인한 ‘우크라이나 침공 사전 계획 기밀문서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스카이뉴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푸틴이 최종 승인한 ‘우크라이나 침공 사전 계획 기밀문서를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기밀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초 우크라이나를 침공 10일 만에 점령하고, 올해 8월까지 합병할 완료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발전소, 비행장, 수도시설, 중앙은행, 의회 등을 최우선으로 장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과 관련해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타격과 공습으로 침공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대신 발전소나 철도와 같은 주요 기반시설은 우크라이나 점령의 핵심이기 때문에 공격 목표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차피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면 곧바로 러시아가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예 그러한 기반시설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않은 것이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가 벨라루스 주둔 공수부대를 이용해 리브네(Rivne) 및 흐멜니츠키(Khmelnytsky)의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할 계획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이렇게 원자력발전소 장악을 계획한 것은 러시아 군대를 보호하기도 하고, 동시에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통제하며 잠재적으로 방사능 오염 위험이 있는 유럽 국가들을 협박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밝혔다.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또한 “문서에는 우크라이나 고위층 제거 모의도 담겨 있었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관료를 '살해 대상', '협박 대상', '협력 장려 대상', '협력자' 등 4개 기준으로 나눠 명단을 작성했으며, 이 '데스노트'에 오른 수뇌부 인사들은 러시아 특수부대가 맡아 처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각 지역 주지사와 지방 정부에 협조를 강제하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지방 정부 관리를 체포하는 등 역할 분배도 이뤄져 있었다”고 왕립합동군사연구소가 전했다. 이러한 체포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이 도망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체포될 것으로 러시아는 판단했다.


더불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집집마다 찾아다니거나 '여과 캠프'(filtration camp) 운영을 통해 러시아로 편입시키려 했다는 정황도 이 문건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여과캠프‘란 한마디로 우크라이나 국민을 강제로 러시아 국민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일종의 교육시설로 1990년대 말 체첸 전쟁 당시 반군을 찾아내기 위해 러시아군 등이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여과 수용소', '정화 캠프'로도 불리며 민간인에 대한 구타·고문으로 악명높았다.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이어 “러시아는 러시아에서 교사와 공무원을 데려와 우크라이나 국민을 '재교육'하려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마지막으로 “이 계획은 러시아 관리 중 소수만이 알고 있었다”면서 “러시아군 부대장들도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되기 며칠 전까지도 이 계획을 몰랐으며, 전술 부대는 침공이 개시되기 몇 시간 전에야 관련 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애초 계획 무너지면서 푸틴 갈팡질팡]


사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만 해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까지도 푸틴의 계획대로 최소 2주안에 우크라이나가 함락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일단 러시아군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는 군사력이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방진영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러시아가 그동안 공식·비공식으로 밝혀왔던 국방력 수치가 허상에 불과한 별 의미없는 수치였다는 점이다. 원래 전쟁이 오랫동안 없으면 군부는 부패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러시아가 딱 그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변변한 전쟁 한번 제대로 치르지 않았던 러시아의 군부는 그야말로 부패할대로 부패했다. 러시아군의 실체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마자 불과 2~3일도 지나지 않아 그 실체를 드러냈다.


사실 전쟁을 치를 준비도, 능력도 제대로 안된 러시아군은 개전후 얼마되지 않아 제대로된 무기도 갖춰지지 않은 우크라이나군에게 대패하면서 러시아가 최소 1~2년 동안 생산하는 물량을 허공에 날려버렸다. 미사일 전력도 개전 두달만에 70%를 소진했다. 그러면서도 효과는 별로 없었다.


오죽했으면 개전 두 달이 지났을 때, 영국 정보부가 “러시아군의 대대전술그룹이 전체 전투력의 약 65%에 해당하는 120개 이상의 BTG(전술단)를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중 4분의 1이상이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손실을 입고 전쟁 불가능 상태가 되었다”고 진단했겠는가?


심지어 40억원이 넘는 러시아군 탱크들이 1억짜리 미사일 한 방에 불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으며 1천억원 넘는 러 Su-35 전투기가 우크라군의 대공미사일에 속절없이 추락했다. 그러다보니 그 막강하다던 러시아 공군이 감히 우크라이나 영토를 아예 넘보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러시아군은 왜 이렇게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것일까? 군지휘부의 부패로 인해 러시아군의 무기들마저 철저하게 썩어버렸기 때문이다. 말로만 막강의 군대였지 현실로는 제3류의 허접한 군대였음이 만천하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푸틴은 이러한 현실을 전혀 몰랐다. 푸틴은 군참모들이 보고하는 대로 그대로 믿고 크렘린 궁에서 군사작전을 지시하고 있었지만, 그러한 명령들이 말로만 전달되었을 뿐 현실에서는 전혀 푸틴 지시와는 동떨어진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푸틴도 최전선에서 일어나는 패배의 소식들을 듣게 된다. 그러면서 푸틴도 멘붕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때부터 푸틴도 갈팡질팡, 오락가락의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와 관련해 서방 정부 당국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당초 장기전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거듭된 최후통첩과 유턴, 수시로 전쟁목표를 수정하는 행태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너무나도 쉽게 봤던 우크라이나를 단숨에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푸틴이 그때그때 임시변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의 러시아 합병을 앞둔 지난 9월 21일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와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이건 허풍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후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쓸 계획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푸틴의 핵무기 사용 공언은 사실 진짜로 사용하려 했다기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원조를 차단할 목적으로 핵전쟁 위기를 고조시켰지만, 서방진영이 오히려 분노하면서 강경하게 대응했고 외교적 고립만 심화되자 꼬리를 내려버린 것이다.


급기야 푸틴이 합병을 선언했던 지역을 우크라이나군이 공격한다면 러시아 본토가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막상 헤르손에서 철수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의미를 축소하는데 급급하고 별다른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푸틴의 전쟁 목표는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고, 심지어 이젠 이 상태로 전쟁을 그냥 끝내기를 바라는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푸틴이 '탈나치화'란 명분을 내세워 친서방 정부를 무너뜨리고 친러 정권을 수립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과 비교한다면 천양지차다.


이런 상황에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혀 애초의 목표를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푸틴이 원래 꿈꿨던 우크라이나 점령계획은 사실상 모두 실패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21일의 부분전쟁동원령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세를 일거에 반전시키려 했지만, 실제 전투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고 오히려 러시아 국민들의 반발만 사는 형국으로 몰렸다. 한마디로 푸틴은 요즘 되는 일이 없다. 뒤로 넘어졌는데 코가 깨지는 꼴이다.


[우크라이나의 겨울, 푸틴 편도 아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겨울이 다가왔는데 그 겨울은 러시아 편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원래 겨울이라는 계절은 전통적으로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올 겨울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핵심 중 하나는 최소한의 훈련만 받은 러시아군 징집병들은 겨울을 지낼 장비나 환경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 방어를 위해 8년 이상을 보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겨울 참호를 견디는 방법을 익히 터득하고 있다. 여기에 겨울을 날 수 있는 장비들도 충분하다. 어디 이뿐인가? 우크라이나군은 무기까지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겨울은 전쟁을 쉬는 시간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이 더욱 진격하면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겨울이 될 것으로 텔레그래프는 예측했다.


이 겨울마저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패퇴한다면 러시아의 푸틴은 더더욱 입지가 좁아들 수밖에 없다. 마치 날마다 목이 조여오는 형국을 맞이한 푸틴, 봄날의 꿈은 다 사라졌,고 이젠 자신의 운명까지 예측할 수 없는 그런 때가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360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