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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06 07:45:36
  • 수정 2022-10-29 06: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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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hy Times]


안녕하세요.

마음한잔, 나로부터의 자유입니다.


오늘은 신비와 감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신비를 믿으세요?

살다 보면 우리는 직접 겪어보지는 않더라도 신비한 일들에 대해 종종 듣게 되지요.

살아가기 힘든 세상을 살다 보니, 자신에게 신비한 일이 생겨 갑자기 부자가 되고, 건강해지고,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지요.

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에 귀가 쫑긋해지곤 합니다.


신비라!

신비의 사전적 의미는 “보통의 이론이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신기하고 묘함” 입니다.

따라서 보통의 이론이나 상식으로 설명이 되면 그냥 실현 가능한 사실일 뿐이고, 보통의 이론이나 상식으로 설명되지 않아야 신비라는 것이지요.

과학이 발전하기 전, 세상에는 당시의 이론이나 상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고, 그야말로 세상은 신비로 가득했지요.

이거다 라고 설명할 수 없었기에, 오히려 다양한 설명들이 가능했고, 그 속에서 우리의 꿈과 낭만과 삶의 여유가 살아 숨쉬었지요.


그러나 과학이 그 신비들을 밝혀내면서, 과거의 신비는 이제 더는 신비가 아니게 되었고, 우리의 가슴에 둥지를 틀고 살던 신비는 이름도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는, 주소도 우리의 가슴에서 우리의 머리로 옮겼고, 신비의 처와 자식이었던 꿈과 낭만, 삷의 여유는 아예 우리 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신비는 사라지고 과학적 사실들만 덩그러니 남겨진 그런 시대인 것이지요.


저는 신비를 ‘보통의 이론이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신기하고 묘함’ 이라고 정의하는 사전풀이가 도대체 마땅치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신비는 단지 앎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임의 영역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는 것들에서도 저는 여전히 신비로움이 느껴지거든요.

예컨대, 아는 지인들 중에 십근경색으로 병원에 실려가 다행히 시간을 지체하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는 말을 가끔 듣곤 합니다.


심근경색은 심혈관 중 하나가 막혀 시급히 조치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지요.

그 일을 계기로 우리 인체 내부에 관심을 두니, 실핏줄을 비롯한 수많은 크고 작은 혈관들이 한순간도 막히지 않고 몸을 돌고 있고, 수많은 크고 작은 장기들, 호르몬 등 체액들이 한순간도 멈춤 없이, 있어야 할 곳에서 각자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내가 매 순간 지시하고 감독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자기들이 알아서 그렇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신비롭지 않나요.

물론 이 모든 일은 현대의학으로 설명이 되기에, 신비의 사전적 의미에 의하면, 신비라고 할 게 전혀 없겠지만, 저는 참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결국 신비한 일이라서 신비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살아 움직인다는 당연한 사실도, 그것에 눈을 돌려 그 자체의 신기하고 묘함을 느낄 수 있다면 신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웬지 모르게 뽀로로 기분 좋은 느낌이 올라오시나요.

안개처럼 살포시 서운한 감정도 올라오시나요.


도대체 내 마음속에서 그때그때 뭐가 작동하기에 화날 때 화낼 줄 알고, 기쁠 때 기뻐할 줄 알고, 서운할 때 서운해할 줄 아는 것일까요. 참 신비롭지 않나요.


이 몸뚱이는 사실 물질로 된 고깃덩어리잖아요. 그 물질덩어리, 그 고깃덩어리에 그런 마음작용이 함께 한다는 것도 신비롭지 않나요.


호르몬 작용이라고요? 호르몬도 물질일 뿐인데, 물질과 마음이 상호작용한다는 것도 신비롭지 않나요?

오늘 아침 출근해서 이제 막 아무 일 없이 퇴근해 와서 식사를 하고 계시다고요?

축하합니다. 오늘도 신비로 충만한 하루를 보내셨네요.


머릿속 그 복잡한 뉴우런 다발들이 오늘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사무실 위치도 까먹지 않고, 탈 곳에서 타고 내릴 곳에서 내리게 하고, 어제 하다 만 일도 잊지 않고 계속할 수 있게 하고, 몸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자동적으로 피도 혈관을 타고 몸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돌아주고, 숨도 자동으로 들이쉬고 내쉬고, 발도 자동으로 저벅저벅 움직여주고..

당연한 것을 가지고 뭐 그러냐고요.


어이쿠! 이게 안 되서 많은 사람들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지요.

우리 몸의 그 복잡한 구조를 한번 봐보세요.

보시고도, 그 복잡한 시스템이 매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이 당연하다고만 생각드시나요.


냄새나는 얘기를 굳이 하자면,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맛을 봐야 알까요.

신비를 신비로 알지 못할 때, 신비를 신비로 알려 하지 않을 때, 우주는 강제로 신비를 체험시켜줍니다.

이런 모든 것이 신비임을 알려고 굳이 병원 신세를 져야할까요.


여기서 잠시 헬런켈러의 수필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중 일부를 소개하고 싶어지네요.

헬런켈러는 미국인으로,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장애를 갖고도, 인문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작가, 교육자, 사회주의 운동가로 활동했지요.

잠시 눈을 감고 몇 구절을 들어보시지요.


“나는 사람들이 뭘 봤는지를 듣는 걸 좋아한다. 요전에 친구 하나가 왔었는데, 숲길을 따라 걸어왔다길래 뭘 봤는지 물었다. ‘뭐 별거 없었어.’ 익숙한 대답이다. 한 시간 동안이나 숲길을 걸었으면서도 딱히 본 게 없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앞이 안 보이는 나도 슬쩍 만져만 봐도 흥미로운 걸 수없이 발견하는데 말이다. 섬세한 모양을 갖춘 이파리, 자작나무의 부드러운 살갗, 소나무의 거친 껍질, 이른 봄 잠 깨는 나뭇가지에 새로 돋는 눈, 부드러운 꽃잎의 신기한 모양...


이 모두가 자연이 베푸는 기적이 아닌가!.

가끔은 이 모든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미칠 것 같다.

만져만 봐도 즐거운데 눈으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은 친절과 우정으로 나의 삶을 가치 있게 해준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싶고,

둘째 날은 새벽에 일어나 밤이 낮으로 변하는 기적의 시간을 지켜보고 싶고,

셋째 날은 사람들이 바쁘게 일을 하며 살아가느라 분주한 곳을 찾아 사람들의 일상을 보고 싶다.


사람들이 단 며칠만 시력이나 청력 장애를 겪게 된다면, 그것은 축복이리라. 어둠에서 빛의 기쁨을 배울 것이요, 고요에서 소리의 즐거움을 알게 될 테니.”


아! 이거였네요!

우리가 그저 그렇다고 하는 그 일상이 이대로 기적이고 신비임이 느껴지시나요.


헬런켈러와 우리, 누가 청각시각장애인일까요?

헬런켈러와 우리, 누가 마음장애인일까요?

우리의 일상이 기적이고 신비임을 알고자, 굳이 눈이 멀고 귀가 멀어야 할까요?

내게 일어났던 그 모든 일이 신비였구나 자각할 때, 우리의 가슴은 방망이 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이 너나 할 것 없이 당연히 누리는 그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벗어나, 우리가 오늘도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그 일상에 여전히 남아 함께 그 일상을 매순간 생동하는 새로움으로 느낄 때, 일상이라는 그 ‘늘 그러함’은 비로소 신기하고 묘함, 신비로 다가올 것입니다.


일상을 신비로 느낄 때, 일상은 감사가 되고, 그 일상을 설레게 합니다.

설레이는 일상!

삶이 살만해지지 않을까요.


끝맺기 전에 하나 덧붙이면, 우리가 신비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날 졸지에 돈벼락을 맞는 것이 신비라면,

우리가 어느 날 졸지에 가진 모든 것을 잃는 것도 신비입니다.

여전히 그런 신비를 경험하고 싶으신가요.


오늘 내가 여기 살아 숨 쉬고 느끼며, 소박하게 내일을 계획하고, 한발 한발 내디딜 수 있는 것,

저는 그냥 여기서 신비를 찾으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 좋아요는 행복입니다.

마음한잔, 나로부터의 자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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