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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군 핵심 거점도시 장악, 당혹감에 빠진 푸틴 - 우크라군, 동부 핵심 전략도시 리만 탈환 - 리만 탈환, 푸틴의 전쟁 계획 완전히 무너뜨려 - 러시아가 선택 가능한 옵션도 없어, 푸틴 딜레마에 빠져
  • 기사등록 2022-10-03 06: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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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군, 동부 핵심 전략도시 리만 탈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 영토에 대한 합병을 발표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루한스크주 북쪽 관문 도시인 리만(Lyman) 탈환에 성공하면서 앞으로의 전세가 크게 주목된다.


▲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한 뒤 “러시아가 점령지 합병 선언 하루 만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당혹감을 느끼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한 뒤 “러시아가 점령지 합병 선언 하루 만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당혹감을 느끼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WP는 특히 “리만이 러시아가 수개월 동안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작전을 수행하는데 아주 중요한 보급기지 역할을 해 왔는데 이렇게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도시가 우크라이나군에게 빼앗겼다는 것은 러시아군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WP는 이어 “모스크바가 우크라 영토 합병을 축하하는 쇼가 열리는 그 시간에도 우크라군의 진격은 계속되고 있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승리는 합병지역에 대한 공격을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으로 취급하겠다는 푸틴의 공언이 무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투와 관련해 세르히 체레바티(Serhiy Cherevaty)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WP에 “우크라이나군이 리만시에 진입을 했다”고 확인해 주면서 “리만뿐 아니라 리만 근처의 4개 마을도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웃는 얼굴로 우크라이나 국기를 '리만(Lyman)'이라고 적힌 도시 표지판에 테이프로 붙이는 영상을 올렸다. 군인 중 한 명은 “10월 1일, 국기를 펼쳐서 우리 땅에 꽂고 있다. 리만은 우크라이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네츠크의 친크렘린 분리주의 지도자인 데니스 푸실린도 “우크라군의 리만 진입은 푸틴의 우크라 영토 합병 축하를 무색하게 만들었으며 푸틴에게는 매우 불쾌한 소식”이라 말했다.


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자국군이 리만의 거점에서 철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리만 탈환이 주는 의미]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의 리만 탈환은 앞으로의 동부 전투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일단 리만은 루한스크주 북부 핵심 도시인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로, 지난달 하르키우주를 탈환한 우크라이나는 루한스크주 진격을 위해 관문 도시인 리만에서 러시아와 전투를 지속해왔다.


리만의 중요성에 대해 체레바티 대변인은 “리만이 중요한 이유는 돈바스 해방으로 향하는 다음 단계이기 때문”이라며 “(루한스크주의) 크레미나와 세베로도네츠크까지 더 가면 된다. 심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는 항복하고 있다. 러시아군에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하지만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이버(Ryber)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러시아의 저명한 군사블로거도 “리만의 상실은 러시아군의 명성에 치명타를 안겨준다”면서 “리만이 중요한 도시이기도 하고, 동부 돈바스를 지키는데 필수적인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푸틴의 심복이라 말하는 체첸의 람잔 카디로프(Ramzan Kadyrov)는 러시아군이 리만에서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해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카디로프는 이어 “러시아 국방부가 푸틴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접경지역에 핵무기 설치와 함께 계엄령을 선포하고 우크라군이 공격해 오면 저위력 핵무기로 대응하는 등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그러면서 “리만을 지켰던 알렉산드르 라핀(Alexander Lapin) 사령관을 당장 강등시키고 소총을 주어 최전선으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는 러시아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카디로프가 이렇게 흥분하는 이유에 대해 WP는 “리만이라는 도시를 상실하게 되면 러시아가 이번에 합병한 4개 지역을 완전히 통제한다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라면서 “푸틴의 4개지역 합병이 기초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만이 돈바스 지역으로 가는 철도 허브이기도 하고 돈바스 지역을 공격하는 거점도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도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리만 탈환은 돈바스 지역의 전투를 새로운 국면으로 몰아 넣었고, 이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겨울이 오기 전에 영토를 되찾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면서 “리만의 상실로 인해 러시아군은 돈바스를 완전히 통제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리만을 포위하고 거의 몇 주간에 걸쳐 공략을 해 왔었는데 저항하던 러시아군이 갑자기 전면 철수하면서 함락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군이 싸울 의지를 잃게 되었으며, 더 이상 버티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그렇게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그만큼 러시아군이 싸울 의지도 없고 전투능력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NYT는 이어 “리만을 점령한 우크라이나군의 이 다음 목표는 리만 북동쪽에 있는 스바토베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은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챤스크 등 루한스크 북부 최대 도시로 진격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도시는 지난 6~7월 사이 러시아가 잇따라 점령하면서 루한스크 완전 점령을 선언한 지역이다.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이에 대해 NYT는 “리만을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긴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두 가지 옵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 하나는 다른 지역의 군대를 이동하여 돈바스 지역을 사수하도록 하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군에게 계속 영토를 빼앗기는 것이다. 그만큼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강제징집된 예비군들을 돈바스 지역으로 투입한다 해도 러시아군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징집한 30만명중에 이미 2만여명이 이 지역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들로 인한 러시아군의 상승효과는 전혀 없었다. 이것이 푸틴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푸틴 입장에서는 자신이 러시아 영토로 편입했다고 선포한 4개 지역을 확실하게 지키고 있어야 그 다음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예를 들면, 4개지역 합병을 전제로 휴전을 선택할 수도 있고, 해당 지역의 안정화를 통해 방어망을 강력하게 구축하면서 아예 국경선화해 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리만을 함락당함으로써 일단 동부지역의 돈바스 사수가 어렵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푸틴의 모든 계산이 어긋나게 된다. 그렇다고 핵무기를 막 쓸 수도 없다. 아무리 저위력의 핵무기라도 한번 사용하게 되면 미국과 나토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해야만 한다. 이는 자칫 러시아라는 국가의 존립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푸틴 뒷통수 가격한 우크라의 리만 점령]


결국 이번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리만 점령은 모스크바 광장에서 우크라이나 4개지역 합병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는 푸틴의 뒷통수를 세게 내리친 사건이라 정리할 수 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핵심전략은 기본적으로 이번에 러시아 영토 복속을 선언한 4개지역에 대한 안정적 지배권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깔아놓은 상태에서 핵 사용을 위협하는 등 초강경 카드를 꺼내 들고 러시아의 계획에 도전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4개지역에 대한 점령 가설 자체가 무너지면 푸틴의 모든 전략도, 계획도 다 무너진다.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리만의 점령은 바로 이렇게 정말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바로 이 동부전선을 사수하기 위해 간 용병기업인 와그너그룹을 투입하고 심지어 수감 중인 죄수를 병력으로 보충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동원령까지 발령했지만 이 역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이 이미 드러났다.


그렇다면 푸틴에 의한 30만명의 동원령은 이미 효용성이 다 사라져 버렸음을 보여준다. 이들로 하여금 이번에 점령한 4개지역의 영토 관리를 맡기려 했는데, 그들에게는 그러한 능력자체가 없다는 것이 이미 확인되었고, 리만 탈환 작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푸틴의 정신상태다. 영국 ‘더 타임스’는 “푸틴은 권력이 무소불위 수준으로 커지면서 성격이 왜곡되고 과대망상, 판단력 저하 등 오만증후군(Hubris syndrome)에 빠졌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푸틴이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마이클 맥폴 전 주러시아 미국대사도 “푸틴을 30년 넘게 지켜봤는데, 요즘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에 의한 리만 점령은 푸틴이 진짜 미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런데 이미 미치광이가 되어버린 푸틴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 국민들밖에 없다. 과연 러시아의 크렘린궁 지도자와 국민들이 그러한 일들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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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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