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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서 또 대규모 시위, “우리에게 자유를 달라!” - 지나친 코로나 봉쇄조치에 中경제 핵심 심천 또 전면통제 - 목숨을 건 집단 시위,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 - 중국의 주민통제 본능과 '디지털 판옵티콘', 이젠 저항의 때 왔다!
  • 기사등록 2022-09-29 12: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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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선전서 “봉쇄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둔 중국에서 또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당국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28일 “중국 '기술 허브'인 광둥성 선전(深圳)시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달아 열렸으며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 홍콩의 명보(明報)는 28일 “중국 `기술 허브`인 광둥성 선전(深圳)시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달아 열렸으며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웨이보와 위챗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들에는 26일부터 사웨이(沙尾) 등 선전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단체로 코로나19 봉쇄에 격렬히 항의하며 시위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물론 지금은 엄격한 검열조치로 중국내에서는 볼 수 없으나 중국밖 중국계들이 올리는 영상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영상을 보면 주민들이 “봉쇄를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 “경찰이 사람을 때렸다”라고 외치는 장면들이 보이고, 또한 일부는 확성기를 들고나와 자신들을 막아선 경찰과 방역 요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으며, 경찰에게 물병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명보는 “시위대의 규모가 수천명이었으며 이에 대응해 방호복을 입은 경찰 수백명이 출동했다”면서 “당국자들이 시위대를 설득하는 가운데 경찰이 일부 시위 주민을 체포하면서 시위대는 해산했다”고 전했다.


27일 인구 1천800만명의 선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겨우 10명으로 보고됐음에도 당국은 푸톈구 등 최소 3개 구 내 14개 지역이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해 봉쇄했고, 다른 15개 지역은 중위험 지역으로 분류하여 주민들은 주거 단지 내에서만 이동이 허용됐다. 또 사웨이의 지하철역도 26일 밤 10시를 기해 전면 폐쇄됐다.


문제는 선전지역의 봉쇄조치가 이번이 처음 아니라는 데 있다. 선전시의 사웨이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6차례나 봉쇄를 경험하다 보니 “정말 참을 수 없다”면서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선전에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가인 화창베이 상인들이 봉쇄에 항의하는 영상도 SNS에 올라왔다. 화창베이는 4만여개 점포에 종사자가 22만여명에 달하고, 연간 거래액이 2천억 위안(약 39조원)에 이르는 중국 최대 전자제품 시장이다.


이렇게 규모도 크고 또 중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화창베이가 올해에만 이미 세 차례나 봉쇄를 당했는데 지난 23일 또다시 폐쇄되자 이번에는 화창베이 상인들도 들고일어났다. 이렇게 코로나19와 관련해 지나치게 엄격한 통제가 2년 가까이 지속되자 중국인들의 불만이 공권력에 대한 항의와 시위로 잇달아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의 집단시위가 주는 의미]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원래 집단적 시위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또 벌어진다해도 극히 드문 일이라서 이번 선전에서의 시위가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고강도 일상 통제에 최근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지난 달에도 중국 남부 관광지 하이난의 산야가 갑자기 봉쇄되면서 8만명의 관광객이 졸지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자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펼친 바 있다.


또한 4∼5월 두 달간 봉쇄됐던 상하이에서는 주민들이 한밤중에 동시다발로 냄비를 두드리는 항의 시위를 펼쳤고, 베이징대 학생들도 엄격한 코로나 통제에 집단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 관련 통제 때문만 아니다. 지난 7월 중순에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좌초로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공사 중단으로 입주하지 못한 수분양자들이 관청을 상대로 첫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특히 그동안에는 해당 건설사를 상대로 산발적 다툼을 벌이던 피해자들이 분노 표출 대상을 당국으로 돌리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공식화를 앞두고 사화·경제적 안정 유지가 절실한 중국 당국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당국은 서둘러 이들을 진정시키는 대책들을 내놓았으나 문제의 근원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어 언제 또 어떤 식으로 폭발할지는 알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앞으로 중국 당국을 겨냥한 이런 시위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형국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2분기(4∼6월) 성장률이 0.4%에 그칠 정도로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한 데다 부동산 및 금융권 부실이 이어지면서 중국 인민들의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일단 강력한 언론 통제로 관련 보도와 SNS를 통한 확산을 막고 있지만 장기집권에 대한 국내외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사회 안정이 절실한 시진핑 주석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주민통제 본능과 '디지털 판옵티콘']


지금 중국에는 의식주라는 핵심 3요소 외에 또 하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젠캉바오'(健康寶)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건강코드 애플리케이션이다.


지금 중국인들은 식당이나 슈퍼마켓은 물론 집이나 회사에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등 언제 어디를 가든지 건강코드에 담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인증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 ‘젠캉바오’가 없으면 꼼짝도 못하는 것이고, 또한 건강코드 인증에 실패하면 어디도 갈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지금 중국 당국은 바로 이 ‘젠캉바오’를 통해 중국 인민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 명분은 한 명의 감염자도 허용하지 않고 조기에 찾아내 격리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것으로, 중국의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동태청령) 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인들은 지금 72시간 내 실시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를 건강코드 인증때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우유의 유통기한은 7일이지만, 중국인의 유통기한은 72시간”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 ‘젠캉바오’를 통해 중국의 인민들을 거의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인민들의 삶 전체도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다. 건강코드에는 백신 접종 여부와 PCR 검사 기록은 물론 신분증 번호, 사진 등 개인정보가 수록돼 있어 소지자가 언제 어디에 갔었는지 등도 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민통제가 손쉬운 제로코로나 정책을 중국 당국이 쉽게 포기할 리가 없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위한 당대회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통제나 억압된 사회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제로코로나 정책은 성과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정저우시에서 있었던 ‘젠캉바오’ 조작사건은 중국에서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권력자에 의해 어떻게 오·남용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다.


사실 이쯤 되면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구상한 '판옵티콘'(간수 한 사람이 죄수 전체를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원형감옥)의 중국 버전이라 할 '디지털 판옵티콘’이 지금 중국의 시진핑 주석 치하에서 현실화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 당국의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이 방역뿐 아니라 사회통제 강화에 도움을 주는 '부대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폭발한다!]


중국 인민들은 사실 통제에 너무 익숙하다. 사회주의 국가일수록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너무 많다. 외국인들이 중국에 가면 제일 먼저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어디를 가든지 주민들을 통제하고 지시하는 것들이 지천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지금의 중국인들은 그러한 사회적 통제가 편할 수도 있다. 그렇게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삶이 평생 지속되면 어느 덧 중국 공산당에 속박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고, 자유의지는 어느 덧 사라져 버리고 만다.


그럼에도 중국 인민들이 분노를 폭발하며 저항하는 때가 있다. 바로 먹고사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이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된 지나친 통제도 그랬고, 은행의 셧다운으로 인한 주민 시위도 역시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 있다보니 죽기살기로 저항에 나선 것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시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 그만큼 통제가 심하고 감시 또한 철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중국내에서 시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것은 중국 사회도 그만큼 발화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젠 참을만큼 참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까지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라는 강력한 생존을 건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저항들을 보면서 SNS로 퍼뜨린다는 것은 그러한 저항에 지지하고 동참한다는 의미다. 또 그러한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중국 인민들도 그만큼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뜻일 것이다.


지금 중국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방정부들은 이미 사실상 디폴트 상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그러다보면 공무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고, 그러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지방정부들은 인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벌금이나 엉뚱한 세금까지 징수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한 조그마한 조짐들이 인민봉기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이 지금 딱 그런 시점으로 흘러가고 있다. 때가 어느 시점인지만 남았다. 그래서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시위가 심상치 않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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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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