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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확 달라진 한미, 5년만에 北 정밀타격 훈련 - 미군의 눈’ 앵글리코, 북핵 위기 최고조 때만 등장 - 미 핵항모 동해 진입과 맞물려 훈련 내용 주목 - 김정은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맞서 강력한 대북대응 선보일듯
  • 기사등록 2022-09-19 13: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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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눈’ 앵글리코, 북핵 위기 최고조 때만 등장]


한미군사훈련이 확 달라졌다. 특히 북한이 핵무력완성을 선언하면서 언제든지 남쪽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겁박하는 상황에서 한미 군당국의 훈련 내용이 공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 미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각) 오키나와 주둔 제5항공함포연락중대(앵글리코·ANGLICO·Air And Naval Gunfire Liaison Company)의 한반도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미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각) 오키나와 주둔 제5항공함포연락중대(앵글리코·ANGLICO·Air And Naval Gunfire Liaison Company)의 한반도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그런데 한미 해병대의 이 훈련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번 훈련에 참여한 미군인 앵글리코가 평소에는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다가 한반도 유사시 투입되어 해병대 상륙부대에 편성돼 항공폭격과 함포 사격이 필요한 지점을 적절히 유도해 입체화력 지원을 제공하는 해병대의 눈과 귀 역할을 수행하는 요원들이기 때문이다.


이 앵글리코 부대의 활동이 공개된 것은 북핵 위기가 최고조였던 지난 2017년 3월 이후 5년만이다. 당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에서는 미군의 최신예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실제 북한지역 폭격지점에 대한 위치정보를 부여받고 가상의 폭격임무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었었다.


다시말해 한반도 유사시 평양 상공에 은밀히 침투하는 F-35B 스텔스기 조종사들이 한반도 지형을 숙지하고 명령이 떨어지면 즉각 폭격임무를 수행할 적 표적에 대한 위치정보 등을 숙달하는 훈련을 실시했던 것이다. 당연히 북한에 주는 경고 메시지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훈련에 참여한 미군이 주일 미 해병대의 항공함포연락중대(앵글리코) 요원들이었다. 당시 미 해병대와 한국 해병대 앵글리코는 강원도 태백의 필승사격장에서 북한지역 핵심표적을 가정한 정밀폭탄 모의 투하 훈련을 했다. 역시 북한의 폭격지점을 가상한 훈련이었다.


앵글리코는 백령도에서도 한 해 한 두 차례 항공폭격 유도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이후에는 관련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앵글리코와 한국 해병대 등이 지난 15일 강원도 필승 사격장에서 한미연합전술항공통제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훈련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훈련에는 F-5, FA-50, F-15K 등 전투기와 C-130 수송기도 참여했다. 앵글리코 요원들은 전투기 등에 폭격할 지점에 대한 위치 정보를 알려주고 폭격을 유도하는 훈련을 했다. 항공 폭격과 함포 사격이 필요한 지점을 적절히 유도해 입체화력 지원을 제공하는 ‘미군의 눈’ 역할을 한 셈이다.


이는 결국 미군이 단순 무력시위를 넘어 정밀 타격과 공수작전 등을 감안한 실질적인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핵항모 동해 진입과 맞물려 훈련 내용 주목]


이번 한미 해병대 훈련이 주목을 받은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군의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이번 주 동해에 진입하여 우리 해군과 합동군사훈련을 펼치는 시점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은 단순히 한반도에 들렀다 떠나는 ‘무력시위’를 넘어 특정 목표를 겨냥해 전단 소속 함정과 F-35B 등 함재기를 동원한 실전에 가까운 군사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 항모가 우리 해군과 우리 작전 구역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 역시 2017년 11월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3척이 동시에 동해를 찾은 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주말 재가동된 한미 외교·국방 차관급 협의체인 EDSCG에서 양측이 미 전략자산 전개·운용을 강화키로 합의한 후 첫 전개라는 데서 주목된다.


한미는 EDSCG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대북 억제와 대응 및 역내 안보 증진을 위해 전략자산의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인 역내 전개와 운용이 지속되도록 한국과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곧 있을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역내 전개가 이러한 공약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레이건호 항모강습단에는 레이건호를 비롯해 타이콘데로가급 유도미사일순향함 챈슬러스빌(CG 62),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배리(DDG 52)와 벤폴드함(DDG 65) 등 함정이 동행하고 있다. 2003년 취역한 로널드 레이건호는 슈퍼호넷(F/A-18)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E-2D)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다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그런데 이번 레이건 항모단의 전개시 실시된 한미 양국군의 합동훈련이 앞으로의 미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훈련 강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한미 군 당국의 대북 대응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김정은의 대남 핵무기 사용 협박까지 있었던터라 유사시 한미 양국이 북한의 도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군사훈련들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에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양국간 협의가 개시돼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해당 협의는 확장억제와 관련해 정보공유, 공동기획, 위기협의, 연합연습, 전략자산전개를 비롯 총 6개 범주로 나뉘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장억제 정책의 기획부터 운용에 이르는 주요 분야 전반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는 나토 회원국들이 운용하는 핵기획그룹(NPG)을 벤치마킹한 아이디어로 핵기획그룹(NPG)은 미국과 유럽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핵무기 정책 구상, 배치, 운용 등을 협의하는 기구를 말한다.


이와 동시에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정례화에 대한 협의도 한미간에 진행되고 있다. 이는 양국의 국방예산, 훈련일정 조정 등이 선행돼야 하는 사항이어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사안의 급박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배치 정례화와 별도로 한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도발시 그에 상응하는 규모와 강도로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방안도 시나리오별로 마련해 준비 중이다.


한미 국방-외교당국의 차관급 인사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4년 8개월만에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열고 확장억제 이행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한미는 고위급 EDSCG의 정례화(매년 개최), 북핵 공격에 대한 압도적-결정적 대응 등의 원칙에 합의해 공동성명으로 발표했다.


[김정은의 오판, 확실히 막는다]


결국 한미 당국이 이렇게 북한의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훈련의 강도를 높이고 또한 무력시위성 훈련까지 감행하는 이유는 김정은이 직접 나서 한국이나 일본이 미국과 함께 북한에 위협을 가하면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원칙으로 명문화한 것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우선 그저 보여주기식 무력시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핵무력 투사 가능성을 높인 만큼 한국도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강화해 한미동맹의 의지와 능력을 보다 명료하게 밝힌다는 차원에서 앞으로의 한미군사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은 지금 한미동맹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ㆍ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 양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핵무기 보유 법제화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엄중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전술핵 등 북한의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압도적, 결정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한ㆍ미 동맹은 어떤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16일(현지시간) 5년만에 재가동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 성과와 관련, “미국의 보다 강화되고 최신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한마디로 북핵에 압도적으로 대응해 김정은이 다른 생각을 가질 여유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이 한미 양국의 구상이다. 그래서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해서도 이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산연구원이 지난 5일 발표한 ‘북한 7차 핵실험 시 대응책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한미는 어느 한 분야의 압박에 주력하기보다 포괄적이고 통합된 압박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중견 금융기관들에 대한 제재는 물론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이 실제로 강화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술무기의 한반도 전개 등이 포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산연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핵무기를 비롯한 가용한 모든 자산’의 전개 가능성을 천명했으므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실제로 강화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B-52 폭격기나 B-61 전술핵폭탄 장착이 가능한 미국의 F-16 및 F-35 전투기의 한반도 전개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산연 보고서는 이와 함께 “더 나아가 미국의 최신형 핵투발 폭격기라 할 수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할 경우, 북한에 대한 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며 “뿐만 아니라 B-2의 전개는 미국이 확장억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긴장도 감수한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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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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