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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카드, 러시아가 독박 쓴다! - 유럽의 자신감, “러 가스 끊겨도 겨울 날 수 있어” - 유럽, 올겨울 잘 극복해 낸다면 모든 피해는 러시아에 돌아가 - 미-유럽, 더이상 러시아 에너지 의존않는 세상 만들 것
  • 기사등록 2022-09-05 13:03:15
  • 수정 2022-09-05 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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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국가들, “공급 차단에 충분히 대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중단시키는 데 최대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러시아 가스 차단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 없이도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가스 없이도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유럽 국가 관리들은 그동안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가스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에 대비해 왔기에 공급을 제한하더라도 이번 겨울을 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 파올로 젠틸로니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EU는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응할 준비가 잘 돼 있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에 계약을 존중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러시아 가스의 최대 도입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자국 언론인 WAZ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또다시 아주 많이 어려워지더라도 우리는 겨울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고, 이 내용을 3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숄츠 총리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말을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독일의 에너지 담당 부처는 자국 내 가스 저장고가 이미 10월 초 목표치인 85% 가까이 충전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의 에너지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당시 독일이 가스 수요의 55%를 러시아에 의존했다면, 지난 8월 말에는 그 비중이 10% 정도로 줄었다”면서, “이는 가스 도입처를 여러 나라로 다원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독일은 대부분의 가스를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등 북유럽 국가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독일 에너지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음을 확인했고, 그에 맞춰 러시아 에너지에서 독립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계속 취해왔다”면서 “그 결과 지금은 몇 개월 전보다 훨씬 더 잘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현재 특별히 엄격한 에너지 절약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가 의무화한 에너지 절약 규칙엔 대다수 공공건물의 실내 온도를 18.8도까지만 올리고, 오후 10시 이후에는 외부 조명을 켤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됐다.


하지만 “독일 관리들은 상황이 여전히 긴박하며 가스 절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NYT는 전하고 있다. 로베르트 하벡(Robert Habeck) 경제장관은 지난 8월 31일 “가스 확보 상황이 개선되는 것이 '경보 해제' 신호로 잘못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럽에 가스 공급 전면 중단한 러시아]


NYT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Gazprom)은 지난 3일 독일과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에 이용되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정비 점검 뒤 재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예정된 재가동 시간 7시간 전 돌연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가스프롬 측은 “점검 중 터빈 주변에서 기름 유출이 발견됐다”면서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터빈 제작사인 독일 업체 지멘스 에너지는 “기술적 측면에서 기름 유출이 터빈 작동을 중단해야 할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면서 러시아 측 재가동 연기가 다른 이유 때문임을 시사했다.


결국 러시아측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 송출을 전면 중단한 것은 유럽국가들에 사실싱 항복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날이 갈수록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러시아측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고, 또한 우크라이나의 공세로 러시아가 오히려 수세로 몰리는 상황에서 유럽사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도록 압박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바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중단이라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럽을 포함한 서방세계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는 러시아 경제를 숨막히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를 20여년 이상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려면 서방의 제재가 해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의 최측근이기도 한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CEO는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상대가 너무 많은 제재를 부과해 문제가 생겼다”면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정상화하려면 서방의 제재 해제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통령실도 “노르트스트림-1을 완전히 가동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가 서방의 제재 때문”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러시아는 현재 독일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데 이어 9월 1일부터 프랑스에 대한 가스 공급도 중단했다. 지난 7월 공급한 천연가스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스프롬은 하루 전에는 “가스 공급을 줄인다”고 밝혔지만 말을 바꿔 전면 중단해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최대가스공급업체인 엔지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충족하기 위한 물량은 확보해놨다”며 “공급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찾고 있다”고 했다.


[힘 잃게 된 러시아 에너지 무기화]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러시아가 말을 바꿔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전면 중단이라는 에너지 무기화 카드를 서둘러 꺼내든 이유는 그만큼 러시아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는 독일 등 유럽 국가에 팔려던 천연가스를 불태워 버리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위성사진과 전문가 분석을 근거로 “러시아 북서부 포르토바야에 새로 들어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가스 연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화염이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가스 연소 규모를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 1천만 달러(약 133억 원)어치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러시아로서는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이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독일을 포함한 유럽사회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그러한 무리수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그나마 유럽사회에 찔끔 찔끔 보내던 천연가스마저 러시아가 전면 중단하기로 한 것은 러시아의 마음이 그만큼 급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사회가 러시아의 천연가스 없이도 올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은 러시아에게는 치명적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카드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물론 유럽사회가 올 겨울을 나기에 에너지가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우려했던 것 같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 EU의 결론이다. 공동대응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축소로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는 독일에 올겨울 가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에너지부 관계자는 프랑스가 독일로 보낼 수 있는 가스는 하루 130GWh(기가와트시)라며 올해 겨울 동안 총 20TWh(테라와트시)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카드가 확연해지자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유럽에 급파해 공동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에이머스 후크스타인 글로벌에너지조정관을 유럽으로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후크스타인 조정관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 '미국-유럽 에너지안보 공동 태스크포스'와 함께 올겨울 미국·유럽의 에너지 관련 비상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이 조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약 한 달 뒤인 3월 하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겠다면서 미국과 유럽이 공동으로 설치했다. 미국과 EU는 그동안 소비를 줄이고 겨울용 비축량을 늘리는 등 가스 부족 사태에 대비한 나름의 준비를 해왔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사실상 에너지 무기화를 통해 유럽사회를 분열시키려 했던 러시아의 계획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유럽사회가 단결하여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카드를 무력화시키게 된다면, 이젠 급한 쪽은 러시아가 된다. 러시아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힘을 쓸 수 없게 된다면 그 피해는 오로지 러시아가 다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미국 NSC의 경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겁박 때문에 에너지 시장이 압박을 받고 소비자 물가가 오르며 글로벌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는다. 러시아의 저런 행동 때문에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끝내려는 미국과 EU 집행위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만 부각될 뿐이다.”


결국 올 겨울이 최대 고비다. 다가오는 겨울만 유럽사회가 잘 버틸 수 있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더 이상 힘을 못쓰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러시아 경제도 끝장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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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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