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중국이 대만 향해 보복을 절대 할 수 없는 이유? - 中의 대만 제재? “체면치레용, 대외선전용 허세에 불과” - 대만 향해 진짜 제재하면 오히려 중국이 된통 당한다 - 중국의 대만 공격도 쉽지 않아, 고슴도치 전략에 되려 당할 수도
  • 기사등록 2022-08-05 14:05:23
기사수정



[中의 대만 제재? “체면치레용 허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의 대만을 향한 ‘벌주기’가 시작됐다. 크게 보면 침공 연습 성격의 군사 훈련과 대만에 경제적 고통을 안기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경제 제재 양 갈래로 전개 중이다.


그런데 우선 경제 제재라고 꺼내 놓은 카드를 보면, 마치 과거 한국을 향해 시행했던 사드보복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 보복 카드의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주된 표적이 일부 농식품에 그치다보니 아직은 상징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중국 상무부가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 이에 대한 보복으로 천연모래와 자몽, 오렌지 등 감귤류 제품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 등 일부 해산물이 수입되는 것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선정된 내용을 보면 대부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품목들만 골랐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대만 갈치의 경우, 오직 중국으로만 100% 수출하는데 이를 막았고, 감귤류(80%), 냉동 전갱이(50%) 등도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중국이 아예 보복하기 위해 대놓고 대만 농어촌에 타격을 줄 품목만 골랐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만드는 대목이다.


중국은 지난해 2월에도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대만 사회를 흔들어 보려는 시도를 한 바 있었는데, 당시 차이잉원 총통은 “호주산 와인의 수입 제재로 불공정무역을 펼쳤던 중국이 이젠 우리의 파인애플을 상대로 보복하려 한다”면서 “맛있는 파인애플을 마음껏 즐겨 농부들을 지원하자”고 트위터를 통해 호소했었다.


이러한 파인애플 챌린지에 대만 국민들은 적극 동참했다. 그러면서 파인애플의 구매 물결이 일어 4일 만에 전년도 중국 수출물량만큼 팔려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방문을 이유로 농수산물에 대한 수입 보복조치를 취한 것이다. 아마도 이번에도 역시 대만 국민들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것은 중국이 건설 자재, 반도체 웨이퍼 원료 등으로 쓰이는 모래의 대만 수출도 막았다는 점이다. 사실 모래는 대만에 끼치는 영향력이 극히 미미해서 왜 그런 조치를 취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만이 수입한 모래 중 중국산 비중은 80%에 육박했지만 양안 관계의 악화 속에서 중국산 모래 의존도가 크게 떨어졌다. 현재는 호주가 대만의 최대 모래 수입국이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


결국은 중국이 관영매체들을 총동원해 대만을 벌주겠다면서 요란스럽게 선전을 하고는 있지만 수출입 제재 대상이 대만의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작은 농산물, 그것도 일부 품목에 집중된 양상이다. 한마디로 쇼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이 대만 향해 진짜 경제 제재를 할 수 없는 이유?]


그렇다면 중국은 대만을 향한 제대로 된 경제 제재를 왜 하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진짜로 경제제재를 하면 중국이 오히려 된통 당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등 전기·전자 산업이 발달한 대만은 중국의 전체 산업 공급망에서 대체가 어려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중국이 단교에 버금가는 무역 중단 조치를 취한다면 고스란히 중국이 독박 쓰도록 되어 있다.


현재 중국과 대만간의 무역 구조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만산 농수산식품 수입 비중은 전체 대만 상품 수입에서 겨우 0.23%를 차지한다. 반면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전자 제품과 기계류 비중은 80%가 넘는다. 이는 중국과 대만간의 무역 구조상 대만에 대한 전면적 경제 제재는 중국을 향한 자해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시켜 준다.


지금 중국은 대만으로부터 수입되는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기계 제품들이 없으면 당장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더욱이 만약 중국의 대만 전면 봉쇄 등으로 대만의 공장들이 가동이나 수출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면 제일 많이 피해를 보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그러니 대만을 공격해 순식간에 점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부진한 공방을 거치면서 대만의 산업생태계가 파괴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면 이 역시 중국으로서는 공격을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뿐 아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글로벌 자본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투자 매력도가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중국 경제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대만 기업들의 투자 이탈이 가속한다면 이 또한 중국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예를 들면, 아이폰을 위탁받아 제조하는 폭스콘 같은 대만 기업들은 초대형 공장 한 곳에서만 수십만명을 고용한다. 대만 기업이 밀집한 상하이 인근 전기·전자 소재 생산 거점 도시인 쿤산시의 경우, 지역 경제가 대만에 좌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만 기업인들의 존재감이 크다.


그래서 중국 경제학자인 훙하오는 “대만의 기업들은 주요 중국 투자자여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와도 같다”며 “대만을 제재하는 것은 돌을 들어 자기 발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대만은 중국의 생명줄과도 같다. 중국이 진짜로 대만을 고사시킬 작정으로 경제 제재를 가한다면 대만의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은 즉각 중국과의 모든 교류를 중단할 수도 있다. 이는 사실 중국이 자폭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중국판 TSMC'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갈 길이 멀다. 그래서 중국의 주요 업체들은 아직 스마트폰용 SoC(시스템온칩) 등 첨단 미세공정 적용 반도체를 TSMC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니 어찌 중국이 대만을 쉽게 건들 수 있겠는가?


[중국의 대만 향한 군사행동도 한계]


그렇다면 대만을 향한 군사적 위협은 어떠할까? 상당수의 언론들이 중국의 대만압박 군사훈련에 대해 크게 보도하면서 마치 당장 대만을 향한 점령작전이라도 나설 듯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국이 결코 대만을 향해 총 한 발도 제대로 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다만 대만을 귀찮게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하나 예를 들어보자. 중국은 지금 대만을 완전히 포위한 해상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작전의 한 가운데 중국판 ‘항모 공동작전(Dual Operation)'이 있다. 사실상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첫 번째 항모인 랴오닝함(6만5000t)과 다른 항모인 산둥함(7만t)이 075형 강습상륙함(3만5000t) 등이 총동원한 최대 해군력을 투사한 훈련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대만의 남쪽과 필리핀의 북쪽에 지금도 로널드 레이건 항모(10만1000t) 군단이 유유히 떠 있으면서 자체 훈련을 하고 있다. 또 최신예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급(4만5700t) 2척(아메리카함, 트리폴리함)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대만을 포위하다시피 하면서 작전을 펼치는 모든 중국 해군력, 심지어 두 항모군단까지 다 합쳐도 로널드 레이건함 군단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런가? 우선 중국의 두 항모는 미 항모와 달리 함재기를 빠른 속도로 이륙시키는 사출장치(캐터펄트)를 갖추지 못했다. 대신 스키점프대 모양의 함수를 이용해 함재기를 이륙시킨다. 그러다 보니 출력이 부족해 무장 탑재량이 떨어지고 작전 능력에 결정적인 연료도 많이 실을 수 없다.


함재기 규모도 비교가 안된다. 랴오닝함의 경우 J-15 전투기 30여대를 포함해 40여대를 탑재한다고 하지만,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규모는 이보다 훨씬 떨어진 20~25여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런데 미 항모에는 F/A-18 전투기는 물론 EA-18G 전자전기, E-2D 조기경보기 등 통상 60대 이상의 함재기가 실려 있다. MH-60 해상작전헬기 등의 항공 전력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여기에 두 척의 강습상륙함까지 합한다면 거의 100대 이상의 전투기가 즉각 동원될 수 있다.


여기에 항모를 호위하는 지원전력도 중국은 꿈도 못 꾸는 규모다. 레이건함을 주축으로 한 미 제7함대 제5항모타격단에는 이지스순양함 3척과 이지스구축함 8척(제15구축함전대)이 소속돼 있다. 스탠더드(SM) 함대공미사일로 적기와 미사일을 격추하는 것은 물론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로 지상 공격도 가능하다. 또 은밀하게 항모를 뒤쫓는 핵 추진 잠수함 역시 미측이 무장 능력은 물론 작전 시 소음 수준 등에서 월등히 앞선다.


더불어 네트워크 교전능력 또한 미군은 세계 최강이다. 여기에 실전도 이미 경험했기 떄문에 전쟁 한 번 제대로 치러보지 못한 중국군과는 너무나도 현격한 격차가 있다.


전체적 군사력? 이 역시 비교가 안된다. 이렇게 엄청난 군사력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중국이 미국과 한번 붙겠다는 생각을 어찌 감히 하겠는가?


중국은 또 미군의 접근을 거부한 체 대만과 직접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참으로 어리숙한 생각이다. 대만의 고슴도치전략은 상상을 초월한다.


분명한 것은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또 다르다는 점이다. 그러니 중국이 대만을 함부로 유린할 수도 없고 아무리 무력시위를 한다해도 대만이 꿈쩍도 안하는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242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