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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영국의 선전포고, “정치·경제 모두 중국과 단절” - 영국 재계, "중국과의 무역단절은 불가피" - 총리후보 수낙, “공자학원 전면 퇴출 공약” - 총리후보 트러스, “중국에 맞설 의지, 내가 더 강력” 주장
  • 기사등록 2022-08-01 13:37:24
  • 수정 2022-08-01 13: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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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재계 “중국과 관계 단절 중”]


영국의 경제계가 대(對)중국 강경론을 내세우는 정치권 정서와 발맞춰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고 영국산업연맹(CBI)이 30일(현지시간) 밝히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 토니 댄커(Tony Danker) CBI 사무총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나와 대화를 나눈 모든 회사는 중국과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여 자사 공급망을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니 댄커(Tony Danker) CBI 사무총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나와 대화를 나눈 모든 회사는 중국과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여 자사 공급망을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며 “영국 정치인들이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된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댄커 사무총장은 이어 “영국은 대신 새로운 무역파트너를 찾아야 하며 기존의 유럽연합(EU)과 무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정치 및 안보 전문가가 옳다고 믿고 나아가면 경제계도 당연히 따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댄커 사무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중국이 영국의 1위 수입국이며 지난해 전체 수입 상품의 13%를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충격적이다. 중국도 영국 수출 상품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그만큼 무역 비중이 큰 나라임에도 미국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연대가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하는 것에 대해 당연히 따라가야 하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댄커 사무총장은 그러면서도 “저렴한 상품(에 의존하는 것)은 과거의 일이라는 걸 깨닫는 것은 뛰어난 두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과의 무역 단절로 불가피하게 가격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계도 중국과의 단절 예고]


경제계가 이렇게 중국과의 단절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영국에 부는 정치계의 반중(反中) 폭풍 때문이다. 사임을 밝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후임 자리를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치고 있는 리시 수낙(42)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TV토론에서 서로 자신이 총리로서 중국에 강경하게 맞설 적임자라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중국 이슈가 그만큼 총리직을 결정하게 될 집권 보수당의 대표 경선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반중정서가 영국민들에게 있어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 시간) 수낙 전 장관이 “중국은 현재 영국과 세계의 안보와 번영을 가장 크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영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주요 공약들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수낙 전 장관은 우선 “영국 대학이 중국 정부의 소프트파워 증진을 위해 공자학원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을 영국 대학들에서 쫓아내겠다(kick out)”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서 운영되는 공자학원 30개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공자학원은 중국이 해외에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한 중국 정부 직속 기관으로 중국 공산당 이념 전파의 거점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수낙 전 장관은 이와 함께 “영국 대학이 해외 기관 등으로부터 5만 파운드(약 7900만원) 이상 연구비를 지원받는 경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낙 전 장관이 이러한 공약을 내세운 것은 공자학원 등을 통해 중국의 자금이 영국의 대학들에 침투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수낙 전 장관은 또한 “영국 보안정보국(MI5)을 통해 중국의 스파이 활동 감시를 강화하고, 영국의 기술 스타트업을 중국 투자 자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더 강력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동시에 중국의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항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형식’의 새로운 국제적 동맹 창설을 공약했다.


사실 수낙 전 장관은 그동안 친중파로 분류되어 왔으나 이번 총리직 경선을 앞두고 강경한 반중파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지금 영국에서의 반중정서가 얼마나 강한지 한마디로 보여준다.


수낙 전 장관에 맞서 치열한 경선을 벌이고 있는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역시 반중 강경파다. 트러스 외무장관 측은 수낙 전 장관이 그동안 중국에 대해 부드러운 태도를 보여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 예로 2019년 영-중 경제금융대화를 개최한 것을 들었다.


이와 관련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이자 트러스 장관을 지지하는 이언 덩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지난 2년간 수낙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무엇을 했느냐”고 공세를 펼쳤다.


그러면서 대중(對中) 강경파로 외교 정책을 펼쳐온 트러스 장관이 수낙 전 장관보다 중국에 맞설 의지가 훨씬 더 강력하다는 점을 선거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러스 장관은 한술 더 떠 “주요 7국(G7)이 중국의 위협에 대항하는 ‘경제 나토’가 돼야 한다”며, “중국이 국제 규범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반중 이슈가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영국 국민들의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 2명만 남은 영국 보수당의 대표 경선 마지막은 전체 당원 16만명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당원 표심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반중정서를 두 후보 모두 꺼내들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현재 영국내 분위기가 이렇기 때문에 누가 총리에 취임하든 대중 강경정책은 흔들림없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보수당은 22일부터 약 16만명에 달하는 전체 당원을 대상으로 우편 투표를 실시해 오는 9월 5일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당수가 총리를 맡는다.


누가 대표가 되든 40대의 옥스퍼드 출신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옥스퍼드대에서 PPE(철학·정치학·경제학을 융합한 과정)를 전공했다. 40대 젊은 영국 총리의 등장은 지난 2010년 44세에 총리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이후 12년 만이다.


수낙 전 장관이 당대표가 되면 소수인종으로는 최초로 영국 총리가 된다. 반면 옥스퍼드 태생의 트러스 장관은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총리 재임)와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이후 세 번째 여성 총리에 도전한다. 외무부 수장으로 러시아·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도했던 트러스 장관은 ‘철의 여인’으로 불린 대처 전 총리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한편, 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도 최근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MI6가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는 대상이 중국”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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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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