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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굿바이 홍콩! - 반환 25주년 맞은 홍콩, 활력잃은 도시로 변해 - 美., 민주적 참여와 근본적 자유, 언론자유마저 해쳐 - 英, “홍콩 포기 안할 것” 선언
  • 기사등록 2022-07-02 20: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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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마이클 모 트위터]


[반환 25주년 맞은 홍콩]


자유와 낭만의 상징이었던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주년을 맞았다. 1일 오전 8시 홍콩컨벤션센터 앞마당인 바우히니아 광장에서는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일을 맞아 중국 국기와 홍콩 깃발을 거는 게양식이 열렸다.


그런데 이 국기게양식은 마치 홍콩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듯 태풍 경보 3호가 발령된 가운데 진행됐다. 내외신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밤새 퍼부었던 비는 아침이 되면서 그쳤지만 거센 바람이 요란하게 휘몰아쳐 주변 나무들이 엄청나게 부딪치는 소리를 냈고, 25주년 축하 현수막들이 마구 흔들거렸다.


[홍콩에 도착한 시진핑]


한편,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홍콩에 도착했다. 30일 고속열차 편으로 홍콩 웨스트카우룽(西九龍)역에 도착한 시 주석을 캐리 람 행정장관 등 홍콩 관료들이 열차 문 앞에서 환영을 받았다.


시 주석은 역에서 가진 도착 연설에서 “지난 기간 홍콩은 매번 엄중한 시련을 겪었고 위험과 도전 하나하나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이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홍콩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 홍콩 동포의 복지를 보장하는 좋은 제도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또한 “홍콩은 불을 뒤집어 쓰고 다시 부활했다(浴火重生·고난을 이기고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고 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1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는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가 모두에 의해 공인된 성공을 거뒀다”면서 이른바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반드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일국양제의 근본 취지는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는 것이며, 홍콩은 주권 반환 이래 진정한 민주주의를 누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일 사설에서 “25년 전 오늘 홍콩은 조국의 품으로 돌아와 민족의 100년의 치욕을 씻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이루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일국양제와 홍콩인이 통치하는 홍콩, 고도 자치의 역사적 신기원을 열었다”고 썼다.


[중국의 홍콩정책 비판한 미국]


홍콩반환 25주년을 맞아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7월 1일은 일국양제 프레임워크에 따라 약속된 50년간의 자치 기간의 중간 지점”이라면서 “그러나 홍콩과 베이징 당국이 이런 비전의 한 부분으로 민주적 참여와 근본적 자유, 독립적인 언론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홍콩의 지도자들은 독립적 언론 기구를 급습했으며 민주적 제도를 약화시켰고 선거를 지연시키고 현직 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는 한편 충성 서약도 제도화했다”면서 “우리는 홍콩 사람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 홍콩반환 25주년과 관련해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한때 뉴욕, 도쿄, 런던에 버금가는 세계적 도시였던 홍콩을 최소 50년간 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약속은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그럼에도 홍콩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홍콩인들은 더 가난해지고 있고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반환 25주년과 관련해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한때 뉴욕, 도쿄, 런던에 버금가는 세계적 도시였던 홍콩을 최소 50년간 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약속은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그럼에도 홍콩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홍콩인들은 더 가난해지고 있고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홍콩 포기 안할 것”]


또한 한때 홍콩을 지배하다가 중국에게 주권을 넘겼던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중국이 25년전 홍콩 주권 반환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홍콩인들의 권리와 자유, 홍콩의 계속되는 진보와 번영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 “홍콩을 포기하지 않고 25년 전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해서 홍콩이 홍콩인에 의해, 홍콩인을 위해 통치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유력지인 더타임스(The Times)는 30일(현지시간) “지난 5년간 중국에 의한 홍콩 통치는 이처럼 무자비한 적이 없었다”면서 “베이징 당국은 지난 1997년 홍콩을 반환하면서 했던 약속을 처절하게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그야말로 철저한 통제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은 홍콩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서 “베이징 당국이 홍콩인들을 탄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원하는 홍콩인들에게 사실상 패배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터임스는 “25년전에도 언급했지만 홍콩의 반환은 영토의 반환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홍콩인들의 마음까지도 반환받아야 한다”면서 “중국이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한 홍콩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콩반환 25주년, 무엇이 어떻게 변했나?]


중국이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때 약속했던 ‘50년 일국양제’ 기간의 절반이 지난 2022년의 홍콩은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한마디로 홍콩인들은 “25년 전 반환 때만큼이나 홍콩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한 목소리를 모은다.


19세기 외진 어촌에서 영국 식민지 거점항을 거쳐 국제 금융·무역 도시로 변신했던 홍콩의 경제는 지난 25년간 2배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진주’이자 중국을 오가는 관문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FDI) 세계 3위, 수출 세계 6위, 증시 규모 세계 7위에 올랐다.


한마디로 홍콩의 지난 25년은 격변의 시기였다. 1997년 7월 1일에는 156년 동안 영국의 지배하에 있던 홍콩을 중국에 되돌려주는 반환식이 있었다.


2003년 7월 1일에는 50만 명이 넘는 홍콩인이 거리로 나와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했고, 홍콩당국은 결국 법제정을 철회했다.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에는 홍콩의 행정장관 선출방식에 대한 중국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열렸다.


그리고 2018년 8월과 10월에는 중국의 25,000km에 달하는 고속철도망에 홍콩이 정식 진입하게 되었고 또 세계에서 가장 긴 바다를 횡단하는 다리인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가 완공되었다.


2019년 6월부터 2020년 1월까지에는 홍콩내 범죄자의 중국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열렸다.


2020년 1월에는 코로나 19가 발병하면서 곤혹을 치렀고, 6월 30일에는 홍콩보안법 제정 문제로 대규모 시위가 열린 가운데 홍콩의 빈과일보가 강제 폐간되는 비극을 맞았다.


이렇게 홍콩에서 반중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중국은 결국 ‘전면적 통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그후 홍콩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제재를 받으면서 한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홍콩의 인구만 봐도 지난 1997년 이후 10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홍콩으로 이주를 해 오면서 지난 2019년말 752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중국의 거친 억압을 받으면서 1년 6개월만에 12만 6천여명이 영국 등의 해외로 이주하며 인구가 감소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 사이 홍콩 초중고생 81만명 가운데 3만명이 자퇴했다.


인재 유출도 심각하다. 지난 3월 홍콩총상회(상공회의소)가 68개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8%는 “직원들이 이민을 떠나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민을 택하는 이유(복수 응답)는 자녀 진로(57%), 정치적 원인(45%), 더 나은 생활 환경(27%) 순이었다. 이른바 헥시트(HKexit·탈홍콩)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홍콩은 이렇게 자유와 민주의 상징에서 이젠 중국의 한 변방 도시로 전락해 가고 있다. 마음이 답답할 때 자유함을 얻기 위해 거닐었던 홍콩의 해변이 이젠 억압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저 그 아름다웠던 홍콩의 지난 날이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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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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