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우크라이나 흑해 요충지 ‘뱀섬’ 탈환이 주는 의미 - 우크라軍, 흑해 요충지 ‘뱀섬’ 탈환…러軍 초토화 - 뱀섬의 러시아군 축출에 미-영-프 제공 무기 사용 - 러시아, 스스로 철수했다고 우기지만 금방 거짓말 드러나
  • 기사등록 2022-07-01 21:04:27
  • 수정 2022-07-02 06:53:03
기사수정



[우크라軍, 흑해 요충지 ‘뱀섬’ 탈환…러軍 초토화]


우크라이나군이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뱀섬(즈미니섬, Zmiinyi Island)을 탈환했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일 “흑해의 전략적 전초기지인 뱀섬에 대해 서방의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 포격을 가해 결국 러시아군이 완전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는 1일 “흑해의 전략적 전초기지인 뱀섬에 대해 서방의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 포격을 가해 결국 러시아군이 완전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월 26일(현지시간) 밤 뱀섬의 러시아 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밝혔고, 뒤이어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30일 뱀섬의 러시아군이 지난 한 주에 걸친 강력한 포격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면서 “러시아군은 두 척의 쾌속정을 타고 밤새 도주했다”고 말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도 6월 30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포격과 미사일, 공습에 견디지 못한 침략자들은 뱀섬을 떠났다”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리 영토를 해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오데사 지역 방위군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Andriy Yermak)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뱀섬에 이제 러시아군은 없다”면서 “우리 군이 큰일을 했다”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나토정상회의 폐막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뱀섬 탈환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결국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지배하지는 못할 것임을 보여주는 징표”라 말했다고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뱀섬의 가치]


뱀섬은 우크라이나에서 3번째 대도시이자 최대 교역항이며 주요 밀 수출항인 오데사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48㎞ 떨어진 흑해의 서북부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한 뱀섬은 오데사항에서 지중해로 나아가려면 이 섬 주변을 지나야해 해상 무역의 길목으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영국 정보부는 바로 이 뱀섬에 러시아가 전략 방공망과 연안 방어 순항미사일로 입지를 강화해 흑해 북서부를 장악하려 한다고 경고한 바 있고,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 즈다노프는 러시아군의 뱀섬 주둔지 강화가 우크라이나에 경제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또한 영국 해군 전문가 조나단 벤담도“ 러시아의 S-400 미사일이 뱀섬에 배치될 경우 '커다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우려한 바 있다.


더불어 루마니아 역사학자 도린 도브린쿠도 “만약 이 미사일이 배치된다면 오데사뿐만 아니라 나토의 남쪽 측면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도브린쿠는 이어 “이는 루마니아뿐만 아니라 나토 전체 동맹에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며 “러시아가 우리 영토 동쪽의 도시들과 병력을 파괴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뱀섬 주변 바다에 석유와 가스 등 탄화수소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것도 이곳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흑해 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호를 보내 뱀섬을 점령했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 뱀섬 수비대원이 모스크바호의 항복 요구에 ‘꺼져라’라고 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뱀섬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렇게 우크라이나군의 철수를 요구했던 모스크바함은 지난 4월 중순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을 맞고 침몰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사건을 소재로 러시아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기념우표를 발행했고, 나중엔 티셔츠도 나왔다.


[뱀섬의 러시아군을 축출하는데 사용한 무기는?]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군이 뱀섬의 러시아군을 격퇴하는데 있어서 오데사 서쪽에 배치한 미국의 M-777곡사포를 사용해 해안에서 21마일 떨어진 뱀섬의 러시아 진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에는 이와 함께 영국이 제공한 사거리 50마일의 M270다연장 로켓 시스템도 사용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M142 고이동성 포병 로켓 시스템을 받았는데, 이는 50여마일 거리의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으며, 프랑스가 보낸 사거리 23마일의 155mm 자주포도 이번 뱀섬 공격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스로 철수했다고 우기는 러시아]


러시아군의 뱀섬 퇴각에 대해 러시아도 자국군이 뱀섬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30일(현지시간) “오늘, 호의의 표시로, 러시아 무장군은 뱀섬에서 임무를 마치고 그곳에 있는 그곳의 주둔군을 철수시켰다”면서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하려는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의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올렉시 흐로모프 우크라이나군 준장은 이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다가 러시아의 주장을 말하면서 “도망가는 러시아군의 거짓말”이라며 브리핑 도중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폭격과 미사일 공격 등에 버티지 못하고 러시아군이 뱀섬을 떠났다”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항상 이런 식으로 패배를 덮으려 한다”면서 “더 많은 영토를 수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무기를 보내달라”며 서방의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측 평화협상단장을 맡은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그래서 러시아가 호의를 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때려줄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 측 주장을 비꼬았다.


영국의 BBC도 지난 3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뱀섬 병력 철수 이유로 짐짓 곡물 수출을 배려해 '호의를 베푼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는 러시아 국내용 해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BC는 “러시아군 입장에서 뱀섬을 방어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 상황이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돈바스 등 동부지역을 거의 다 빼앗긴 상황에서 들려온 오랜만의 승전보에 환호했다.


[뱀섬 탈환의 의미는?]


우크라이나군이 뱀섬을 탈환했다는 것은 사실 러시아군에게는 상당한 타격을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가 지난 일주일전만 해도 뱀섬을 탈환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시도를 격퇴했다고 자랑한지 일주일여만에 결국 러시아군이 퇴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맞서 모스크바가 군사적 타격을 심각하게 받은 것”이라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일주일간 뱀섬 탈환작전을 펼쳤는데 그곳을 수비하는 러시아군에게 미사일 등을 보급하려는 러시아군의 지원이 좌절되면서 결국 패배의 길로 갔다”고 평가했다.


뱀섬에서의 러시아군 퇴각은 결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흑해 봉쇄작전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나토군의 흑해 작전에도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몰도바 등을 향한 러시아의 제2의 침공작전도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다시말해 러시아가 뱀섬을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넘어 몰도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루마니아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었다. 더불어 러시아 군은 뱀섬을 통해 몰도바 내 러시아 영향권인 트란스니스트리아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군의 뱀섬 패배는 한마디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가 다시 곡물 수출의 길을 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군은 전함과 잠수함 등으로 사실상 흑해를 봉쇄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막아 왔다. 이로 인해 전쟁 전 평균 매달 약 600만 톤의 곡물을 수출하지 못했다.


러시아군은 뱀섬에서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호의라고 둘러댔지만 이는 완전한 거짓말임이 벌써 드러나고 있다. 오데사항을 출발하는 우크라이나 화물선의 안전한 통과를 허용할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유유럽방송(Radio Free Europe; RFE)은 “러시아의 흑해함대는 흑해함대의 7척 잠수함 중 5척이 크름반도의 세바스토롤 항구 주변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흑해의 바닷속을 어슬렁거리면서 우크라이나 화물선을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러시아 해군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연안의 해역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타임스도 이날 영국의 전 합동군사령관이었던 리차드 바론(Richard Barrons) 장군의 말을 빌어 “흑해는 여전히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텔레그래프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즉각 뱀섬에 대공·대함 방어체계를 설치하고, 흑해의 러시아 기뢰 제거 작업에 나설 수 있다”면서 “뱀섬을 확보한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 재개를 고려해볼 수 있게 됐다”고 관측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정상회의 폐막연설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고수할 것이고, 모든 동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207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