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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전투력 급속 고갈된 러시아 - "러시아군이 쏟아 붓는 물량 대비 승전보는 미미" - 친러반군인 DPR, 기존 병력의 55% 상실 - 최신 무기 지원받는 우크라, 앞으로 승기 잡을 가능성
  • 기사등록 2022-06-26 16:28:06
  • 수정 2022-06-27 07: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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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루한스크 사실상 점령, 이유 알고보니...]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이 벌어지는 동부 돈바스의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현지 지휘관인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TV에 나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철군하라고 명령받았다”며 “몇 달간 타격을 받아 산산조각이 난 진지에 단순히 잔류를 목적으로 남아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어 “(남게 된다면) 전사자 수만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날 수 있다”며 “이러한 소모전은 의미도 없고 더 버틸 이유도 없다”면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병력이 철수하면 러시아는 루한스크주를 사실상 점령해 침공 후 주요 성과를 올리게 된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루한스크주에서 마지막 남은 리시찬스크에서 러시아군과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대량의 탄약이 소모되고 하루 수백 명이 숨지는 소모전이 되풀이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는 소도시들을 하나씩 초토화하는 전술을 앞세워 점령지를 늘려가고 있는데, 세베로도네츠크도 90% 이상의 주택이 이미 파괴되었고, 80% 가량은 아예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도시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렇게 도시 기능 자체가 완전히 소멸된 곳들을 수호하기 위해 무고한 인명 피해를 늘리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철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서방 정보·군사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요충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 화력을 집중하는 러시아군이 쏟아 붓는 물량 대비 승전보가 미미하다”면서,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공세를 완전히 중단하게 될 때가 올 것”이라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러시아군, 전투능력 곧 소진 예상]


문제는 이렇게 도시를 완전히 초토화하는 전략을 수행하는 러시아군이 지나친 폭격으로 전투력을 곧 소진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서방 정보·군사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요충지 점령을 눈앞에 두고 화력을 집중하는 러시아군이 쏟아 붓는 물량 대비 승전보가 미미하다”면서,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공세를 완전히 중단하게 될 때가 올 것”이라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한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많은 양의 탄약을 빠르게 소비하고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 군대에서 포탄을 계속 이 정도로 퍼부을까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러시아군의 '아주 작은 진전'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상태를 맞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어느 순간에는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러시아가 루한스크주의 95% 정도, 도네츠크주의 절반 정도를 장악해 전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다는 전황 속에서도 이런 진단이 나왔다는 점에 대해 주목했다.


다시 말해 장비와 병력면에서의 러시아 손실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러시아의 이러한 무차별적 공격이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최근 독일 언론인 쥐트도이체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자원을 소진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은 수개월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전망은 러시아 내부에서도 나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WP는 러시아 한 군사 전문 블로거인 유리 코티에녹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러시아의 만성적인 병력 부족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와의 1000km에 이르는 특수군사작전(러시아가 '전쟁' 대신 쓰는 표현)을 계속 이어가려면 최소 50만 명 이상의 군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러시아군은 그러한 전쟁을 이끌어갈 만한 충분한 체력이 없어 보인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국방부 국방정보국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게시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최신 정보 보고에서 “친러반군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기존 병력의 55%를 잃은 것으로 분석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같은 분석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지난 16일 자체 발표한 사상자 통계를 토대로 추산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간인들이 강제로 친러 반군에 동원되는가 하면 러시아 역시 징집병 대신 용병이나 예비군 등 사실상 주먹구구로 병력 충원을 했다는 보도도 나온 만큼 피해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과연 러시아군의 우세 지속될 수 있을까?]


결국 현재의 전황으로 볼 때,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지역에서 후퇴했다고 해서 그것이 러시아군의 승세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러시아군이 부족한 장비 보충을 위해 냉전시대 때나 사용할 법한 구소련 시대 낡은 무기까지 창고에서 꺼내 우크라이나에서 무차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전쟁 취재기자들이 찍은 사진 1천여 장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료, 전장 위성사진 등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 그렇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군은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에서 지원한 첨단 무기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전세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실제로 서구식 무기의 전장 투입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고속기동 포병로켓 시스템(HIMARS)이 자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 침략자들에게 이번 여름은 아주 뜨거울 것이며, 그들 중 일부에게는 마지막 여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이마스의 도착에 이렇게 힘을 싣는 것은 이 무기의 위력 때문이다. 40여㎞ 밖 축구장 6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하이마스는 러시아군 주력 다연장로켓(122㎜ 로켓)보다 사거리가 길고 미사일처럼 정확히 목표물을 때릴 수 있는 고위력 유도로켓을 탑재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군 타격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에 못지 않은 정확도를 가진 유도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미군은 유도로켓들이 70~100㎞ 떨어진 표적들을 족집게 타격하는 영상들도 잇따라 공개했다.


미국의 이번 무기 지원에는 HIMARS외에도 대(對) 포병 및 항공 감시 레이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발사대, 4대의 Mi-17 헬리콥터, 15대의 전술 차량, 탄약과 포탄 등이 포함됐다. 특히, HIMARS는 우크라이나가 화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 무기체계 중 하나다.


프랑스제 곡사포도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독일 첫 지원 중화기(155㎜ 자주포) 역시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이와 관련해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은 앞으로 몇 달간 서방의 무기를 넉넉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며 “상황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싱크탱크인 해군분석센터(CNA)의 러시아 전문가 마이클 코프만도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건 맞지만,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정도는 아닌 듯 보인다”며 “특정 지점의 점령보다는 전체적인 세력 균형이 훨씬 중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지금의 흐름으로 보면 올 여름경이면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코프만도 이와 관련해 “전의를 불살라야 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물량을 놓고 경쟁하는 시점이 왔다”며 “여름쯤 양측 모두 지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WP는 우크라이나 관리의 전망을 인용해 “결국 국지적인 '고지 점령전'보다는 어떻게 해야 더 빨리 장비를 보급하고 전선을 재정비하느냐에 양측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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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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