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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급변하는 중국의 권력구도, 3가지 시나리오 - 리커창만 보이는 중국, 권력구도에 변화가 있는걸까? - 리커창 앞에 놓인 3가지 시나리오. 리커창 역할론 부상 - 주룽지 중심 당 원로들의 리커창 후원은 확실한 듯
  • 기사등록 2022-06-10 13:38:32
  • 수정 2022-06-10 15: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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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대망론, 중국내 권력투쟁 산물일까?]


최근 중국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시진핑 주석은 보이지 않고 오직 리커창 총리만 보인다. 대충 훑어보면 정권이 바뀐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9일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경제 하방 압력이 여전히 두드러진다”며 “각 지역은 긴박감을 느끼고 경제 안정 정책을 더욱 세밀하게 집행해 2분기 합리적 수준의 경제 성장을 확보, 경제의 큰 틀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요구한 사실을 1면에 게재했다.


▲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9일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경제 하방 압력이 여전히 두드러진다”며 “각 지역은 긴박감을 느끼고 경제 안정 정책을 더욱 세밀하게 집행해 2분기 합리적 수준의 경제 성장을 확보, 경제의 큰 틀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요구한 사실을 1면에 게재했다.


이렇게 리커창 총리의 동정과 국무원을 비롯한 정부기관에 경제 활성화 문제를 지시하고 특히 시진핑 주석의 제1가는 정책이었던 제로코로나에 관련해서도 ‘경제가 방역보다 우선’이라는 말까지 서슴치않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이라는 나라가 확연하게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일에도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리커창 총리는 중국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가 방역에서 경제살리기로 변화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공지했다. 그리고 ‘제로코로나 정책’이 경제성장률 하락과 고용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방역이 아닌 경제 우선에 방점을 둔 다양한 시책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정책 변화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은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렇게 확연하게 달라진 중국의 정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렇게 리커창 대망론이 불거진 가운데서도 홍콩의 명보는 7일, “중국의 최고 지도부 인선이 결정되는 하반기 20차 당 대회(전국대표대회·5년 주기)를 앞두고 개최되고 있는 지방 당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견고한 입지가 재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명보는 이어 “일각에서 리커창 총리의 존재감이 최근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일단 시 주석의 3연임 가도에 변수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개최된 중국 내 24개 성(省)급 행정 단위(전체 31개)의 당 대회 업무 보고서를 보면 시 주석의 '영수' 지위가 20차 당 대회에서 확립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의 명보가 중국 내부의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전달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시진핑의 3연임 가도에 별다른 변수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지금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비롯해 리커창 총리가 시행하는 정책들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과제가 남는다.


이에 대해 리커창 총리가 지금 대망론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급격하게 부상하는 이 상황을 크게 세 가지의 시나리오로 설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리커창의 길 1: 시진핑의 3연임 좌절과 리커창의 등극]


리커창 총리에게 놓여진 첫 번째 시나리오는 리커창 대망론이 확산되면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좌절되고 결국 리커창 총리가 차기 당 주석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덩샤오핑파의 전적인 후원 아래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지금의 시진핑 주석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마오쩌둥 시대로 회귀하려는 것에 대한 반발로 덩샤오핑의 사상에 가까운 리커창 총리를 주자로 내세우자는 시나리오다.


이는 덩샤오핑파의 한 부류라고도 할 수 있는 장쩌민 계와 당 원로들에게서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 계파는 중국이 미국과 등을 지는 디커플링으로 가면 절대 안되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거슬러 올라가서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협력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국에게도 미래가 있고 그것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윈-윈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믿는다. 그러한 역할에 리커창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리커창 대망론은 지금 중국 경제의 실패를 비판하는 광범위한 세력들이 힘을 합쳐 나타난 결과로, 지난해 후반기부터 본격화된 당내 노선 투쟁의 결과물로 해석한다.


이러한 중국 공산당내의 노선 투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지난 해 12월 9일 인민일보 9면 이론면에 취칭산(曲靑山) ‘중앙당사(史) 및 문헌연구원’ 원장이 기고한 ‘개혁개방은 당의 위대한 각성(改革开放是党的一次伟大觉醒)’이란 4000자에 달하는 논평이다.


이 글이 주목을 받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报)가 당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는 ‘이론’ 기고글에서 공산당 핵심이자 3연임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이름을 전혀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Why Times가 지난해 12월 18일 “중국 인민일보의 반란”이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194회)을 통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이렇게 당내 노선 투쟁이 그 이후로도 격화되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위기상황으로 빠져들자 공산당 수뇌부에서도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결국 현재 상황을 방치했다간 중국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판단해 정국의 주도권 자체를 리커창이 쥐게 되었다는 진단이다.


이는 중국내 원로들, 특히 미국과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을 추구하는 장쩌민파를 중심으로한 이들이 선봉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커창의 길 2: 시진핑의 3연임 가도를 활짝 열어주는 역할]


리커창 총리의 대망론을 바라보는 두 번째 시각은 리커창 총리가 2023년 이후의 정치 가도에서 뭔가 또다른 직위를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철저하게 시진핑 주석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앞길을 탄탄하게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는 시나리오다.


이는 리커창 총리가 올해가 자신이 총리로서 마지막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해라고 이미 선언했다는 점에 기인한다. 어차피 시진핑 주석은 3연임으로 가게될 터인데 지금의 중국 경제 상황이 너무 위태로워지니까 리커창 총리가 마지막으로 할 자신의 역할로 경제회생에 진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는데 경제가 나빠졌다고 제로코로나 정책을 뒤엎을 수는 없기 때문에 대신 리커창 총리가 전면에 나서 경제 살리기에 최우선을 두는 정책으로 젼환해 경제 기반을 어느 정도 회복시킨 다음 리커창 총리는 원래의 뜻대로 내년 초에 물러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두 번째 시나리오는 시진핑 3연임을 위한 마지막 불꽃 역할로서만 리커창의 역할이 한정된다고 본다.


[리커창의 길 3: 시진핑의 3연임, 리커창 총리 체제의 연장]


리커창 총리에 대한 세 번째 시나리오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서로가 맡은 역할을 분명히 하면서 사실상의 정권 연장을 하자는 방안이다.


다시 말해 시진핑 주석은 3연임으로 가면서 대외적인 국가 원수이자 공산당의 주석직, 그리고 군 통수권을 갖고 리커창 총리는 경제를 중심으로 한 내치를 맡는 역할 분담을 통해 내년 3월 이후에도 체제를 지속해 나간다는 협상안이 세 번째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 분담론은 아무리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확정 짓는다 하더라도 중국 경제가 무너지면서 인민들의 삶이 피폐해지면 모든 권력도 허망해질 수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다. 그래서 리커창 총리에게 경제를 중심으로 내치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면서 사로가 윈-윈하는 체제를 지속해 가자는 개념이다.


이는 그동안 시진핑 주석 체제에서 사실상 경제에 대한 실권을 갖기로 약속했으면서도 리커창 총리에게 전권을 주지 않았던 현재의 체제와는 상당히 다른 구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세 번째 시나리오는 사실상 당 원로들과의 타협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 4월 중순 중국의 인터넷 공간에서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사진과 영상 등이 등장해 화제를 끌고 있던 그 즈음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내 원로들이 시진핑 주석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덩샤오핑(鄧小平) 이래 확립된 집단지도체제를 시 주석이 깨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였으며 목소리를 높인 선두에 주룽지가 있었다”는 것이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주룽지 전 총리가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끄는 등 경제에 혁혁한 공을 세워 명망이 높았지만, 그럼에도 단임을 고집하면서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의 동반 퇴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성향의 주룽지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정면 비판하면서 쓴소리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주룽지 전 총리의 중국내 SNS 등장과 거의 비슷한 시기부터 리커창 총리가 전면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급기야 지난 5월 14일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엔 무려 9000자에 달하는 리커창의 연설 전문이 뜬금없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리커창 대망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고, 시진핑 실각론도 함께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시진핑 주석이 협상카드로 내민 것이 시진핑과 리커창의 권력결합안이라는 분석이다. 그것이 시진핑 주석이 당 주석직은 유지한 채 내각의 운영권은 리커창 총리에게 넘겨주는 제3의 안을 도출해 냈다는 것이다.


[과연 리커창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과연 리커창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 세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리커창이 마지막으로 선택하게 될 길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 길을 선택하게 될 마지막 담판이 아마도 7월~8월에 열리게 될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베이다이허 회의까지 가지 않더라도 지금 중국내에서는 확실히 다른 뭔가의 흐름이 강력하게 분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리커창 총리의 부상은 어느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없는 대세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과연 그 결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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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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