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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패닉에 빠진 중국, 이젠 수출까지 내리막 - 중국 수출 둔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더 충격 - 다급한 중국, “수출 보장위해 물류 정상화 긴급 지시” - 중국 수출둔화, 정치까지 흔드는 변수로 등장
  • 기사등록 2022-06-09 13:45:30
  • 수정 2022-06-09 15: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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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마저 내리막]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말해도 좋을 중국 경제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이러한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에도 기록적 수출 증가를 누리면서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해 주었지만 지난 3월부터 이어진 상하이 도시 봉쇄 이후 경기 부진과 공급망 훼손, 세계적인 금리 상승 흐름 속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2020∼2021년 수출 급증으로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몇 개월 새 수출 증가율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면서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하면서 여행·여가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스마트폰·노트북 등 중국산 비대면 생활용품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2020∼2021년 수출 급증으로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몇 개월 새 수출 증가율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여기에 물가가 치솟아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추세이고,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으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중국산은 비교 우위를 갖춘 베트남 등 동남아산에도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무선이어폰·헤드폰·스피커 제조업체인 선전 티나버즈 전자의 장완리 이사는 “미국·유럽·중동으로부터의 수출 주문이 50% 줄었다”면서 “우리가 (시장에서) 우위를 잃고 있어 주문량이 올해 계속 감소하기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실제로 “중국의 2021년 연간 수출은 3조3천640억달러(약 3천996조원)로 29.9%, 수입은 2조6천875억달러(약 3천193조원)로 30.1% 각각 급증했다”고 중국 해관총서가 밝힌 바 있다. 이러한 6천764억달러(약 804조원)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5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랬던 중국의 수출이 2022년 들어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경제 성장의 '삼박자' 중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수출에 힘입어 2년여 '코로나 특수'를 누렸는데, 이러한 수출 주도 성장에 빨간 불이 커졌댜는 것이다.


지난 4월 중국의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율은 3.9%로 3월의 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올해 수출 증가율은 춘제(중국의 설) 연휴 관계로 묶어서 한 번에 발표하는 1∼2월의 16.3%를 정점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금융그룹 노무라 홀딩스는 “상하이가 2개월간의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면서 무역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올해 중국 수출 증가율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그룹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龍洲經訊)의 선임 분석가인 토마스 개틀리도 “가격 인상으로 인해 중국의 명목 성장률이 플러스가 될 수도 있지만, 올해 수출은 위축될 것”이라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인 5.5%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마스 개틀리는 또한 “지금이 중국 수출이 약화할 시기가 아닌데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이 점점 패닉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중국의 수출이 이렇게 급격하게 위축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블룸버그는 “세계 소비자들이 각국의 재정 지원 약화와 기준금리 인상 속에서 현금을 틀어쥔 채 소비를 줄이는 것이 중국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월마트·타깃 등 미국 주요 소매업체들의 경우 1년 전보다 26% 증가한 450억달러(약 56조5천억원) 규모의 재고를 보유한 탓에 중국산 제품 주문이 크게 준 것도 요인”이라고 불룸버그는 분석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로 중국의 공급망이 훼손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문이 동남아로 쏠리는 현상이 중국으로선 위협적인 요인”이라고 불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자산운용사 에버브라이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21년 8월∼2022년 3월 기간에 예전 같으면 중국으로 향했을 가구(7%), 섬유제품(5%), 전자제품(2%) 주문이 베트남 등의 동남아 국가로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경제엔 충격이다. 중국의 수출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그래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고, 금리 인상과 초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 인민일보는 8일자 1면 기사를 통해 리커창 총리가 전날 교통운수부를 시찰하고 현장에서 연 좌담회에서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경제를 안정시키려면 교통 물류 대동맥과 모세혈관이 더욱 잘 순환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급한 중국, “수출 보장위해 물류 정상화 긴급 지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중국 정부는 당혹감 속에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8일자 1면 기사를 통해 리커창 총리가 전날 교통운수부를 시찰하고 현장에서 연 좌담회에서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경제를 안정시키려면 교통 물류 대동맥과 모세혈관이 더욱 잘 순환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커창 총리는 “각 지방정부와 부처가 협조 체계를 강화해 화물 운송량의 조속한 증가를 실현해야 한다”며 “2분기 경제가 합리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버팀목을 마련함으로써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평온하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커창 총리는 좌담회에 앞서 전국 교통·운송 상황실에 들러 “적체된 수출 화물이 항구를 통해 조속히 다른 나라로 나갈 수 있게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는 특히 방역 문제로 이동이 제한되는 곳이 없는지 직접 물으면서 “방역을 이유로 밀 수확에 투입되는 농기계의 통행을 막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심각한 경제 충격, 초강수 써 보지만...]


중국 경제의 현실에 대해 중국의 최고 지도부부터 이렇게 긴장하는 이유는 중국경제의 모든 지표들이 추락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까지 끝모를 나락으로 떨어지자 결국 수출을 다시 살리고 실적을 강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총리의 물류 정상화 지시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방역 강화에서 경기 부양으로 완전히 전환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금 중국의 최고 지도자는 시진핑이 아니고 리커창 총리인 것처럼 착각할 정도다.


지난 1일에도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 회의를 주재하고,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점검했다. 그러면서 리커창 총리는 시장 주체와 인민대중에게 정부 정책을 알리고, 민생을 현지에서 챙기라고 지시했다. 중국 정부가 그만큼 '방역제로 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과 고용 충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리커창 총리가 주재한 상무회의에서는 '6방면 33종 경제안정조치'를 조속하게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해 인프라 건설프로젝트에 8000억위안(약 150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그야말로 총력적이다.


이러한 흐름은 그동안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좌경화 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이번에 인프라 건설프로젝트에 8000억위안을 쏟아 붓는 것도 사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했던 부동산 규제를 완전히 폐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히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인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여 경기 회복을 유도하겠다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시진핑 주석의 가장 핵심 정책이었던 제로 코로나도 경제 안정이라는 우선순위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특히 리커창 총리가 경제가 있어야 방역도 있다고 한 말은 지금의 중국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해 준다.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재로코로나 정책을 2년반 넘게 밀어 붙이면서 글로벌 시장과 디커플링을 했던 그 공백을 과연 중국 경제가 다시 회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와 함께 당장 오는 10월로 예정된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데 5개월 가까운 시기 동안에 시진핑 대망론은 사라지고, 오히려 리커창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이 중국 경제에 엄청난 파도를 몰고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3연임에 초점을 맞추자니 중국 경제가 끝모를 추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고, 그렇다고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두자니 시진핑 대망론이 흔들릴 수도 있는 아주 절묘한 상황이 지금의 중국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왔던 수출의 급감 소식은 중국 정치에도 상당한 소용돌이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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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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