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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흑해봉쇄 풀기 위한 미사일, "한 발 쏘는데 19억" - 美, "러시아의 흑해봉쇄, 전세계 식량 위기 심화" 비난 - 흑해 봉쇄 지속되면 5천만명 이상 기아에 허덕일 가능성 - 우크라에 대함미사일 배치, 러시아에게는 위협적
  • 기사등록 2022-05-20 13:58:39
  • 수정 2022-05-21 07: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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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함정 파괴위해 대함미사일 보낸다는 美]


미국과 서방진영이 러시아에 의한 흑해봉쇄를 풀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첨단 대함 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과 서방세계가 흑해봉쇄 해제를 위해 미국 보잉사의 하푼 미사일과 노르웨이 콩스버그사 및 미국 레이시온사의 합작 생산품인 해군타격미사일(NSM) 등 2종의 대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두 미사일 모두 한 발을 발사하는 데 150만달러(약 19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정도로 최첨단 무기인데 일단 직접 배에 실어 우크라이나에 보내거나 유럽 동맹국을 경유하여 제공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해군 전문가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사거리가 100㎞를 넘는 하푼 미사일 등의 대함 미사일 12∼24개 정도면 러시아 함정을 위협하기 충분하며 흑해 봉쇄를 풀라고 러시아를 설득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로 보내려 하는 하푼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최대 300㎞에 달하는데, 지난 4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포르투갈에 제공을 요청했던 무기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미사일들이 대부분 함선에서 발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곧장 도입하기에는 기술적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 함선에서 발사대를 끌어내는 것을 포함한 여러 해법이 모색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현재 어느 나라가 하푼 미사일을 먼저 제공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재고량이 충분한 한 국가가 제공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 지원을 하면 다른 몇몇 나라도 뒤이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하푼 미사일을 어느나라가 제일 먼저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한데 이는 러시아가 보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푼 미사일과 달리 사거리가 250㎞인 NSM은 해안에서 발사할 수 있는데, NSM 자체가 해면에 근접해 비행하는 미사일이어서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고, 적들의 방어망을 피하도록 조종할 수 있는 첨단 무기인데다 작동법을 익히는 데 필요한 교육 시간도 14일 미만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에 최적의 무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로 전달하는 통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쓰는 지상 발사기를 제공할 수 있고, 제작사가 있는 노르웨이가 탄두를 대여하면 비교적 쉽게 전력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푼 미사일과 NSM 외에 우크라이나가 도입을 원하는 또다른 무기로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M270과 같은 다연장로켓발사기(MLRS)가 있다. 다연장로켓발사기(MLRS)는 70㎞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운용 중인 곡사포보다 3배 이상 사거리가 길어 우크라이나가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무기다.


[서방세계가 우크라에 대함미사일 보내려는 이유?]


이렇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대함미사일 등 첨단 무기들을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대의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길이 흑해 항만을 장악한 러시아 해군에 의해 막혀 있는 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글로벌 식량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맹비난하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항구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2000만t 이상의 곡물이 출하되지 못하면서 중동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극빈국들의 식량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흑해봉쇄를 풀지 않고서는 세계에 밀어닥치는 식량위기를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글로벌 식량위기 관련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전세계인들에 대한 식량공급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선박과 기차가 자유롭게 수출용 식량을 이송토록 러시아가 보장해야 하며, 흑해와 아조우해 항구봉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의 말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일대 우크라이나의 주요 항구들이 러시아 해군에 의해 봉쇄되면서 중동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기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약 2500만t 이상의 곡물의 수출이 막히면서 식량안보를 이유로 인도네시아, 이란, 알제리, 세르비아 등을 비롯해 14개 국가가 식용유나 곡물, 육류 수출을 금지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영국의 더타임스(The Times)도 19일(현지시간)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를 봉쇄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의 수출 경제를 말살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흑해의 작고 험준한 섬인 뱀섬(Snake Island)을 장악하려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이기 때문에 흑해가 러시아군에 의해 봉쇄되면 50년만에 최악의 글로벌 식량위기를 일으키고, 최소 5천만명을 기아에 빠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매년 4억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재배하고 있으며, 세계 밀 공급량의 30%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나온다”고 지적한 후 “그 생산물의 90%가 흑해를 통해 운송되는데, 이는 철로를 통한 육로 운송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흑해봉쇄로 인해 우선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장 심각한 식량위기에 빠졌으며, 또한 부족한 곡물은 가격 상승을 가져오면서 레바논의 경우 곡물가격이 무려 351%나 상승했으며, 시리아에서는 97%, 아랍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예멘도 81%나 상승했다”면서 “이러한 식량위기는 이미 굶주리고 있는 3억명에 추가로 5천만명 정도가 더 극심한 기아에 빠질 수 있다고 세계식량계획(WFP)가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더불어 “최악의 위기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으며 지금부터 6개월이 지나면서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곧바로 끝난다해도 세계 식량 공급이 정상화되려면 6~12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러시아, 터키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산 식량 수출의 길을 여는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도시들을 점령하기 위해 흑해항구들을 봉쇄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 경로가 막혀 제3 세계 등에서 글로벌 식량난을 초래할 위험이 커지자 유엔이 직접 나선 것이다.


[흑해 봉쇄, 서방세계가 풀 수 있을까?]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은 잠수함을 포함한 20척가량의 함정을 흑해 작전 지역에 배치한 상태다. 그동안에는 드론을 통한 러시아 함정 정보, 그리고 미군이 지원하는 위성정보 등으로 간헐적인 공격을 가해 왔지만 서방진영의 대함미사일이 도착하게 된다면 사실 전쟁판도는 또다른 차원을 맞게 된다.


특히 러시아 해군은 흑해기함이던 모스크바함의 침몰로 엄청난 충격에 빠진 바 있다. 그 이후 복수라도 하듯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으로는 이러한 러시아 해군의 공격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었다.


흥미로운 것은 하푼 미사일이나 해군타격미사일(NSM)이 우크라이나군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러시아 해군의 움직임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잠수함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차원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하푼 미사일이나 NSM을 미국과 서방세계가 지원한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그 첫째는 최첨단의 대함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면서 서방진영이 러시아를 점잖게 흑해 봉쇄를 풀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함대에게는 그만큼 위협이 되기 때문에 러시아 해군 입장에서도 맞대응하면서 싸울 필요는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특히 유엔까지 나서서 세계 식량위기 해결이라는 명분으로 흑해 봉쇄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어서 러시아의 푸틴도 이러한 제안에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선을 봉쇄함으로써 경제에 타격을 주겠다는 욕심 때문에 봉쇄를 풀지 않는다면 그때는 그야말로 러시아의 흑해함대를 타겟으로 공격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두 번째 가능성이다.


만약 모스크바함처럼 러시아의 잠수함이나 또다른 해군함정이 피격되기라도 한다면 이는 러시아군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고, 자칫 흑해함대의 괴멸이라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안겨다 줄 수도 있다. 이는 러시아군에게는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군에게 하푼미사일과 NSM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러시아 해군에 의한 흑해봉쇄를 풀기 위한 압박 수단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봉쇄를 풀지 않게 되면 러시아 해군에게 치욕적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러시아의 푸틴이 어떠한 판단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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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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