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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지상군 전력 3분의 1 상실" 충격 - "러, 낮은 사기, 전투 효율 감소로 더 큰 압박 받을 것" - 도네츠크강 도하작전 실패한 러시아군, 1500명 사망 - 하르키우에서도 퇴각하는 러시아군
  • 기사등록 2022-05-16 13:40:19
  • 수정 2022-05-16 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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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돈바스서 전투 동력 상실]


영국 국방부의 정보기관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원되었던 지상군 전력의 3분의 1 가량이 상실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해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국방부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산하 정보기관 국방정보국(DI) 일일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이 100여개 대대전술그룹을 투입해 공세를 펼쳤지만 이미 상당 수가 동력을 상실했고, 일정보다 크게 뒤처졌으며, 초반 소규모 진격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영토 획득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어 “이런 지연은 교량 건설 장비와 정보·감시·정찰 드론(무인기) 등 핵심적 지원의 상실로 더욱 악화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이로인해 기동이 늦어지고 제약을 받았으며, 전술 작전과 포격 지시 등에 쓰이는 무인기도 우크라이나군의 대공 화기에 취약했다”고 진단했다.


영국 국방부는 그러면서 “이 중 많은 것을 빠르게 대체하거나 재건할 수 없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을 계속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영국 국방부는 또 “러시아군이 이런 문제들과 낮은 사기, 전투 효율 감소로 인해 갈수록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는 앞으로 30일이 더 지나더라도 진격 속도를 극적으로 높일 것 같지 않다”라고 전망했다.


[도네츠크강 도하작전 실패한 러시아군]


실제로 러시아는 동부 시베르스키 도네츠크강을 무리하게 건너려다가 교량 장비 상당 수를 잃었고,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기 위해 여러 부대를 강 건너에 배치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시베르스키도네츠크강 강둑에서 러시아군 부교가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폭파된 모습. (사진=우크라이나군 제공)


영국의 더타임스 등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인용해 “루한스크주 시베르스키 도네츠강에 설치된 러시아군 부교가 폭파됐다”며 “이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대대급 병력이 거의 전멸당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전날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끊어진 부교가 강물에 잠기고 강둑에서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더불어 양쪽 강기슭에는 포격으로 불타버린 탱크와 장갑차 등도 보인다. 이 공격으로 러시아군은 70여 대의 탱크와 장갑차, 최대 1천500여 명의 병력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군이 포격과 공습을 동원해 실시한 이 공격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 중 하나로, 돈바스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던 러시아군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도하 작전 중 포격으로 대대급 병력이 거의 전멸한 사건이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도 실망감을 드러낼 정도로 후폭풍을 낳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러시아군을 응원해 왔지만 이번엔 러시아군이 전쟁의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ISW의 보고서는 “이 사건이 러시아군이 집중 공략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리시찬스크와 시베르스키도네츠크 지역을 북부 지역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러시아군의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줬다”고 분석했다.


ISW의 보고서는 이어 “이로 인해 러시아군은 리시찬스크와 시베르스키도네츠크 지역에 대한 진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전력 손실을 내고 끝난 러시아군의 도하 시도는 중대한 전술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시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러시아군은 강의 양쪽 끝에 뭉쳐 있다가 우크라이나군의 집중 포격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ISW의 보고서는 더불어 “도하 작전을 했던 74 차량화소총여단은 지난 3월 체르니우에서 동일한 작전을 차질 없이 했던 부대인데, 2개월 사이 우크라이나의 포병 역량이 개선된 점을 몰랐다는 건 지휘부가 무능하거나 부대를 통제할 수 없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하르키우에서도 퇴각하는 러시아군]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 일대에서 퇴각하는 중이라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50㎞ 떨어진 곳으로 전쟁 전 하르키우 시에 약 140만 명, 하르키우 주(州) 전체에는 약 240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였다.


총참모부는 “현재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에서 철수한 후 점령지와 보급로를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의 진지를 파괴하기 위해 포격과 공습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이어 “러시아의 주목표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헤르손 주를 완전히 장악하고, 그들이 일시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와 이들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 회랑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국 전쟁연구소(ISW)도 “러시아군은 동부 하르키우에서 퇴각하고 있지만 80㎞ 떨어진 보우찬스크와 돈바스의 관문 격인 이지움, 그리고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까지의 지하통신선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우찬스크 일대 전선을 사수하려고 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예상했다.


ISW는 이어 “이 지역은 지형상 공세를 막아내는 데 유리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예상되는 이지움에 보급선을 대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보우찬스크로 이어질 고속도로를 차단하는 방안 등을 러시아군이 지속해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의 하르키우 퇴각과 도네츠크 방면 병력 강화와 관련해 “전쟁이 새로운 장기전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왜 실패했을까?]


우크라이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막강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되는 러시아군이 이렇게 지리멸렬한 전투를 벌이는 것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러시아가 절대적으로 우세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3대 1 원칙'의 오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3대 1 원칙이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공격하는 쪽이 수비보다 3배 이상의 병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으로, 1870년 보불전쟁에서 프러시아가 3배 많은 병력으로 프랑스를 굴복시킨 이후 이 원칙은 전 세계로 확산했다. 이에 따라 미국 육군은 1955년 3대 1 원칙을 교범에 채택했고, 구(舊)소련군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식으로 도입했다.


이런 차원에서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군도 수비보다 3배 이상의 병력으로 공격한다는 원칙에 따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병력은 90만 명으로 우크라이나군(19만6천600명)보다 4.6배 많았다.


이에 대해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당시 돈바스 인근 지역에만 3만 명의 병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수적으로 우세한 상황이었으며, 군사장비도 러시아군의 탱크는 2천927대로 우크라이나 탱크(858대)와의 비율이 3.4대 1이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투장갑차 비율은 4.3대 1, 보병수송장갑차의 비율은 9.7대 1에 달해 숫자상으로 보면 우크라이나 침공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실상 실패했다. 이에 대해 스태픈 비들 컬럼비아대 교수는 “3대 1 원칙은 과학이 아니고 인간의 직감에 기반한 가설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미국과 동맹국의 정보수집 능력과 군수품 지원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인의 저항 의지와 러시아군의 낮은 사기와 보급 실패, 러시아군 지도부의 작전 오류 등도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면서 “3대 1 원칙이 좁은 공간의 방어선을 뚫는 전투 등 제한된 상황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전쟁 작전 수립의 보편적인 원칙이 될 수는 없다”고 WSJ은 판단했다.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3대 1 원칙이 절대적일 수 없다는 점을 실증했다”는 것이 WSJ의 지적이다.


[결국 희생양 찾는 러시아군]


이렇게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예상 밖으로 고전함에 따라 러시아내에서는 희생양 찾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러시아군을 지휘하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해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3일(현지시간)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의 말을 빌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직무정지 상태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소식통에 따르면 게라시모프는 사실상 징계를 받았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게라시모프에게 군 지휘권을 계속 맡겨야 하는지를 평가하고 있다”며 “이는 게라시모프가 평가를 받는 동안 직위를 떠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 9일에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전승절) 열병식에도 게라시모프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내무부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의 전력 손실을 이유로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관 이고르 오시포프 제독 등 지휘관 2명이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관 이고르 오시포프 제독은 직위해제 후 체포됐고, 육군 6군단 사령관인 블라디슬라프 에르쇼프 중장은 해임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서부 전차군단의 부사령관 중 한 명인 세르게이 키셀 중장, 남부군 22군단 사령관인 아르카디 마르조에프 소장 등도 해임 대상자로 보고서에 거론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군 사령관들은 숙청되고 쫓겨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들이 정보기관 출신의 푸틴을 강한 리더로서 존경하는 만큼이나 러시아군 장성들은 푸틴이 저지른 일의 희생양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렇게 의기양양하게 우크라이나로 진군했던 러시아군이 침공 90여일만에 지리멸렬하고 있다. 이것이 러시아군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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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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